Update : 2026-10-26 12:37
뉴스 > #E fact > 식품·요식·유흥
[현장진단]-‘노쇼(No Show, 예약부도)’ 부작용 실태
예약 후 나 몰라라 ‘노쇼’ 만행…연 4.5조 허공行
식당마다 연일 비슷한 피해 사례…정부 대책 ‘현실성 결여’ 논란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1-08 16:02:02
예약을 해놓고도 정해진 시간에 나타나지 않는 현상, 이른바 ‘노쇼(No Show)’에 대한 한국 사회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약을 해 놓고 아무렇지 않게 약속을 어기는 현상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손님이 예약에 대해 ‘가벼운 약속’ 쯤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어 피해가 꾸준히 발생한다고 호소한다. 하지만 현재 이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은 시민들의 의식 향상을 촉구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노쇼 방지를 위한 법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노쇼(No Show)’로 인한 피해 실태와 이에 대한 해결방안 등을 취재했다.

▲ ‘노쇼(No Show·예약부도)’가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식당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손님 앞에서 ‘을’의 입장인 까닭에 현실적으로 고객에게 피해를 호소할 수 없는 처지다. 사진은 한 식당 내 갑작스런 예약 취소로 방치된 식탁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최근 ‘노쇼(No Show·예약부도)’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호소하는 소상공인들이 늘면서 해결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장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분쟁 해결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지만 ‘노쇼’를 막기에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노쇼’는 외식·서비스업종 등에서 손님이 예약을 해놓고 나타나지 않는 것을 일컫는다. 외식업계 소상공인의 경우 예약을 염두하고 식재료 구매 등을 하기 때문에 노쇼로 인한 피해가 특히 심각하다.
 
서비스업계 및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노쇼를 방지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노쇼가 발생하지 않는 문화가 정착하기 위해선 시민들의 인식 개선이 필수인데 이를 위해선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현실성 있는 대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예약 취소 연락도 없이 오지 않는 손님…아무 말 못하고 피해 받는 소상공인
 
스카이데일리는 법원부터 교육대학교, 직장인들이 다수 밀집돼 있는 서울지하철 2호선 교대역 인근 상권을 방문했다. 각종 회식 자리가 잦았던 지난해 연말 기간 동안 대부분 식당 업주들은 노쇼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광고
교대갈비집 점원 이정민(가명·남) 씨는 “한 달에 보통 4~5번의 노쇼 고객이 발생한다”며 “대부분 5~6명 가량의 단체 손님이어서 규모가 큰 단체 예약은 아니지만 피해가 꾸준히 발생한다”고 말했다.
 
▲ 스카이데일리가 찾아간 서울 서초구의 식당들은 저마다 ‘노쇼’ 피해를 호소했다. 규모가 작은 식당의 업주들의 피해 정도는 특히 더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지하철 2호선 교대역 인근 먹자 골목 ⓒ스카이데일리
 
규모가 작은 곳일수록 ‘노쇼’로 인한 피해 규모는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대 인근에서 10년 이상 참치요리 전문 음식점을 운영해온 정용수(60·남) 씨는 지난해 12월에만 6건 가량의 ‘노쇼’를 겪었다. 정 씨는 예약을 해 인원수에 맞춰 재료부터 좌석 준비까지 완료했지만 취소한다는 전화연락조차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정 씨에 따르면 손님들이 예약해놓고 인원수를 맞추지 않은 경우에도 고스란히 그 피해를 업주가 감당해야 한다. 지난해 12월에는 12명이 오겠다고 예약 해 놓고 5명만 오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항의는 할 수 없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8명의 손님이 예약 해 놓고 전화 연락도 없이 오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며 “이럴 경우 30~40만원의 피해액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님들이 전화 연락이라도 해 주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다른 손님도 받을 수 없어 피해가 크다”고 토로했다.
 
김치찌개 식당을 운영하는 전명수(가명·46·남) 씨는 지난해 12월 찾아온 노쇼 고객을 잊지 못한다. 전 씨의 식당은 김치찌개가 주 메뉴지만 삼겹살도 함께 판매하고 있어 연말연시 저녁 시간대 예약 손님을 받았다.
 
예약일은 12월 29일이었으며 약 한 달 반전에 예약 연락을 받고 고기 등 식자재 준비를 해놨다. 예약 인원은 무려 45명이었다. 하지만 일주일 전 확인 차 예약 손님에게 전화를 해 보니 손님은 “모임 약속이 취소됐는데 예약 취소 연락을 하는 걸 깜빡했다”고 답했다.
 
전 씨는 “한 번의 노쇼로 약 30~40만원의 피해를 봤다”며 “지난해 5월 식당을 개업해 손님에게 밉보일 수 없는 입장인 만큼 손님에게 별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노쇼로 연간 매출액 손실 4.5조원…방지 대책 현실성 지적
 
▲ 자료 : 현대경제연구원 [도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노쇼로 인해 △음식점 △병원 △미용실 △고속버스 △소규모 공연장 등 5대 서비스 업종에서 발생하는 연간 매출액 손실액은 약 4조5000억원에 이른다. 고용손실은 10만8170명으로 추산됐다. 서비스업종별 노쇼 비율은 △음식점 20% △병원 18% △미용실 15% △ 고속버스 11.7% △소규모 공연장 10% 등 평균 15%였다.
 
노쇼로 인한 소상공인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일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 행정예고’를 발표했다. 개정안에는 노쇼와 관련해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외식서비스업 위약금 규정 개선’ 내용이 담겼다.
 
위약금 규정 개선에는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외식업에도 예약 취소시기에 따라 위약금을 차등적으로 규정했다. 종전에는 돌잔치, 회갑연 등 연회시설 등 일정 규모 이상의 업소에 대해서만 위약금을 규정했었다.
 
개정안에 따르면 연회시설 이외 외식업에 대해서는 △사업자의 사정으로 인해 취소가 발생할 시 예약보증금의 2배의 위약금을 물고 △예약시간으로부터 1시간 전까지 취소하면 위약금 없이 예약보증금을 환급받을 수 있으며 △예약시간으로부터 1시간 이내에 취소할 경우 예약보증금을 위약금으로 물어야 한다.
 
하지만 개정안을 두고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현실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회장같이 규모가 큰 업소가 아닌 일반식당에서 예약 손님을 상대로 예약보증금을 사전 요구하는게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앞서 인터뷰 한 정용수 씨는 “소상공인은 손님 앞에서 약자의 입장일 수밖에 없는데 예약 보증금을 요구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전명수 씨도 “예약 보증금을 요구한다면 손님은 다른 업소로 가버리면 그만이다”며 “특히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가게 입장에서 손님에게 예약 보증금을 말하기 어렵지 않겠나”고 털어놨다.
 
SNS 통한 예약 취소 가능한 미국…“사회적 인식 먼저 개선돼야”
 
▲ ‘노쇼’로 인한 업주들의 피해를 대변하는 목소리가 사회 곳곳에서 일고 있다. 한 유명 요리사는 ‘노쇼’를 일삼는 이들을 상대로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캠페인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의 먹자골목을 지나는 시민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노쇼’ 방지를 위해 정부가 마련한 개정안의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자 현실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이 선행돼야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일각에선 예약금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적장치를 마련하는 방법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의 경우에는 지난 1990년대 이후 노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예약 시 신용카드 정보를 받고 위약금을 물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식당의 경우 미국 레스토랑협회(NRA)에서는 고객이 쉽게 예약을 취소하게끔 SNS를 통해 예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서는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에 중점을 두고 캠페인이 이어지고 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노쇼로 불리는 예약부도 탓에 음식점은 예약손님을 위해 준비한 식재료와 비용, 시간과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되고 그 손해를 고스란히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여러 업장에 한꺼번에 예약을 잡아 놓거나 갑자기 장소를 변경하고 취소 통보도 하지 않는 경우 등 노쇼 유형은 다양하다”며 “자신이 노쇼 유형에 해당하는 사항이 없는지 돌아보면서 우리사회가 건전한 신용사회로 나아가도록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류필성 소상공인연합회 대외협력 과장은 스카이데일리와 통화에서 “항공이나 철도의 경우에는 독점하거나 큰 회사다 보니 예약금을 걸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지만 소상공인은 예약금을 강하게 요구할 수 없는 입장이다”며 “시민들의 의식 전환과 함께 노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는게 먼저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노쇼 방지를 위한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이 ‘권고 사항’에 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남동일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국 소비자정책과 과장은 “일반 소규모 음식점 등에서는 예약금 자체가 없으니 나중에 노쇼가 발생해도 위약금을 부과할 수 있는 사례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맞다”면서 “법으로 모든 음식점에 예약할 때 예약금을 걸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남 과장은 “하지만 이러한 분쟁이 발생할 때 예약금이 위약금으로 효력을 발휘할 수 있어 앞으로 예약문화가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1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76,571 ▶
어제 157,010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