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서열 1위 삼성그룹 핵심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의 수장 김창수 사장을 둘러싼 ‘위기론’이 불거져 나와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수익성 지표 하락은 물론 정부정책 기조와도 엇박자를 보이자 자리가 위태롭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동생계열사로 평가되는 삼성화재 수장 안민수 사장에게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점쳐져 주목된다. 삼성그룹 내에서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의 경우 아직까지 사장단 인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동생만 못한 형…삼성생명 김창수, 삼성화재 안민수 경영성적표는 ‘정반대’
생보협회,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지난해 3분기 운용자산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0.79%포인트 감소한 3.41%를 기록했다. 운용자산이익률은 회사의 자산을 정해진 목적에 맞게 전문적으로 운용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다.
저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보험업계의 운용자산이익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점을 감안해도 예사롭지 않은 하락폭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1위의 자산규모가 무색하게도 운용자산이익률은 국내 생보사 16곳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인 3.59%에도 못 미치는 10위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국내 생보사 16곳의 운용자산이익률은 평균 0.16%포인트 감소했다. 삼성생명의 하락폭은 이보다 약 5배 가까이 높은 수준으로 국내 생보사 16곳 가운데 가장 많이 줄었다.
삼성생명의 영업이익률도 하락추세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을 일컫는 수익성 지표 중 하나다. 지난해 3분기 삼성생명의 영업이익률은 4.97%로 전년 동기 8.12%에서 2배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 1%대에 머물렀던 미래에셋생명에게 영업이익률 1위 자리를 2분기 연속 내주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반해, 삼성생명의 동생 격 계열사이자 삼성그룹 손해보험 계열사인 삼성화재는 오히려 운용자산이익률이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화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0.27%포인트 오른 3.32%로 집계됐다. 국내 손보사 10곳 가운데 2번째로 큰 상승폭이었다.
영업이익률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1.16%p 상승한 4.76%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국내 손보사 10곳의 영업이익률 평균 2.49%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엇갈린 성과 지표는 두 기업의 수장에 대한 평가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삼성생명 김창수 사장은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와 동시에 삼성화재 안민수 사장이 그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생보업계 한 핵심인사는 “삼성그룹 내에서 최근 미래전략실 출신 인사가 두각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삼성생명 수장 김창수 사장의 부진한 성적표는 수장 교체 가능성을 더욱 드높이고 있다”며 “덕분에 미전실 출신인 안민수 사장이 삼성생명 수장으로 한 단계 올라설 것이라는 견해에 상당한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담보 확실해도 고금리 이자 적용…보험약관 대출금리 9.5%이상 비중 66% 차지
최근 생보사들이 보험약관대출금을 크게 늘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생명은 업계 최고수준의 고금리를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비자를 상대로 이자장사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동시에 가계부채 절감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문재인정부의 정책 기조에도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들의 보험약관대출금은 증가추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생보사 16곳의 보험약관대출금은 전년 대비 약 4.7% 증가한 40조4608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약관대출’이란 보험계약자가 가입한 보험 해지환급금의 일부를 대출받는 제도를 일컫는다.
보험약관대출은 대출 절차가 간단하고 신용도에 영향을 주지 않아 소비자들의 이용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자 미납 시 원리급과 이자의 합계가 해지환급금을 초과하면 보험계약이 해지되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삼성생명 가계대출채권 보험약관대출금은 전년 동기 대비 4533억원 증가한 15조3384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의 보험약관대출금은 전체 가계대출금의 45%를 차지해 부동산담보대출에 이어 2번째로 많았다.
지난해 9월 기준 삼성생명 금리확정형 보험약관 대출금리는 9.22%로 가장 높았다. 과거 고금리 시절 보험 계약이 많아 대출금리가 높다는 게 삼성생명의 입장이지만 고금리 이자놀음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금융소비자는 “보험료라는 확실한 담보가 있음에도 고리채 장사에 여념이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국내 생보사 15곳(금리확정형 보험약관 대출금리가 없는 IBK연금보험 제외)의 평균 금리확정형 보험약관 대출금리는 6.9%다. 삼성생명 금리확정형 보험약관 대출금리보다 3%p 낮은 수준이다. 대출금리가 높은 삼성생명의 경우 9.5% 이상 고금리대출 취급비중도 66%로 생보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보험약관대출 금리에 대한 문제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며 “보험약관대출은 해지 환급금 범위 내에서 가능한 대출로 돈을 떼일 가능성이 제로인데도 보험사들은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으로 이익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약관대출은 보험계약자의 해지 환급금 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일종의 서비스에 가깝다”며 “관리비, 유지비, 인건비 등의 명분으로 부과하는 가산금리도 더 낮출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정수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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