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유통기업 아워홈의 후계경영 이슈가 또 다시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구자학 회장의 장남 구본성 부회장 경영능력을 둘러싼 잡음이 사내 안팎에서 감지됐다. 아워홈 성장의 주역이라 평가받는 동생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를 밀어낸 뒤 후계자가 된 그가 사내 신임을 속속 잃어간다는 평가다.
관련업계 안팎에서는 앞으로 아워홈 후계구도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는 반응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지은 대표를 비롯해 구명진·미현 씨 등 세 명의 여동생들의 지분 합이 과반을 훌쩍 넘어 60%에 달한다는 점은 구 부회장의 입지를 더욱 위태롭게 하는 요소로 꼽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본성 부회장은 아직까지 아워홈에 대한 지배력을 완벽하게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며 “엎친 데 엎친 격으로 경영자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까지 공공연하게 나돌아 최근에는 회사 내부적으로도 리더십 부재를 문제 삼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고 귀띔했다.
유리천장 가로막힌 여동생 빈자리 꿰 찬 장남 ‘오너 자질론’ 뒤숭숭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구 부회장은 최근 아워홈 안팎에서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복수의 신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내부적 회의감이 높다는 게 주된 이유다. 특히 생수·실버푸드로 대표되는 구 부회장이 역점을 둔 사업부문이 단기간 내 가시적 실적을 낼 수 있을 지 의문이란 반응이 적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범LG家 특유의 가풍인 ‘유리천장’을 원망하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지난 2000년 당시 LG유통 FS사업부가 분리돼 출범한 아워홈은 2010년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를 주도한 인물은 다름아닌 구 부회장의 여동생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였다. 구 대표는 현재 아워홈의 경영권 중심에서 다소 동떨어져 계열사인 캘리스코 경영을 도맡고 있다.
삼성인력개발원·왓슨와야트코리아 등에서 이력을 쌓은 구 대표는 2004년 아워홈에 상무로 입사했다. 사보텐 등 외식브랜드에 강점을 보인 구 대표는 2011년 전무로 승진하고 2015년 아워홈 구매식자재사업본부 본부장(부사장)을 맡았다. 아워홈의 핵심 요직을 거치며 발군의 경영 능력을 발휘한 구 대표는 당시 아워홈의 후계자로 평가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아워홈의 한 핵심관계자는 “꼼꼼한 성격과 강한 카리스마를 근간으로 하는 구 대표의 경영스타일을 기존 경영진들이 못마땅해 했던 것이 갈등의 원인이었다”며 “능력은 있으나 사내 정치에서 밀린 셈인데 구자학 회장 역시 내심 장자의 손을 들어주는 자세를 취하면서 결국 구 대표가 아워홈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그 빈자리를 장자라는 이유로 꿰찬 구본성 부회장이 성과는 고사하고 사내에서 신임 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며 “특히 추진하는 신사업과 관련해서 내부 구성원들의 지지조차 못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귀띔했다.
이승우 사장 퇴임 후 사내동요…여동생 눈치 볼 정도로 불안한 오빠의 지배력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구 부회장의 입지가 흔들리게 된 결정적 계기는 지난해 7월 천호식품으로 자리를 옮긴 이승우 전 사장의 부재다. 1983년 LG화학으로 입사한 뒤 줄곧 LG그룹에 몸담아 온 이 전 사장은 2010년 기획실담당 상무로 위촉되며 아워홈에 입사했다.
2010년부터 2015년 1월까지 아워홈 대표직을 역임한 이 전 사장은 구지은 대표와의 갈등으로 한 동안 아워홈을 떠나 있었다. 구 대표가 경질된 이후 6개월 만에 재차 아워홈 대표이사(사장)로 복귀했다. 안정적인 경영스타일을 보유한 그는 실험적이고 개혁적인 스타일의 구 대표와 의견 충돌이 잦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구 대표의 CJ제일제당 출신 김태준 전 사장 추대를 못마땅하게 여겼다는 후문이다.
한 아워홈 관계자는 “경영스타일로 인해 단기간 내 잦은 경영진교체로 인해 회사 내부적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서 직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 온 이승우 전 사장이 떠난다는 소식에 직원들 역시 동요했던 것이 사실이다”며 “내홍은 있었지만 그나마 능력 있는 경영진들의 갈등이라 희망 섞인 반응을 보였던 직원중 일부는 능력이 입증되지 않은 구 부회장이 최종적으로 실권을 잡는 모습을 보고 다소 허탈해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구 부회장은 능력을 입증 받은 여동생을 밀어내고 후계자 자리를 꿰 차긴 했지만 아직까지 불안한 지배력을 보이고 있다. 아워홈은 구 부회장의 여동생들이 마음을 합치면 언제든지 구 부회장을 몰아낼 수 있는 지배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구 부회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받아 후계자로서의 명분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아워홈은 구자학 회장 슬하 4남매가 전체 발행주식의 98.11%를 보유 중이다. 구 부회장이 38.56%의 지분을 보유하며 최대주주에 올라 있으며 그의 후계자 경쟁 후보로 지목되는 구지은 대표가 20.67%로 2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구 부회장의 또 다른 여동생인 구명진·구미현 씨 등도 각각 19.60%, 19.28%의 주식을 보유했다.
동종업계 한 관계자는 “구본성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섰을 당시 최대주주의 경영참여에 높은 의의를 두며 기대감을 나타내는 이들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되는데 사실이다”고 귀띔했다. 이어 “경영자는 실적과 성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구 부회장은 아워홈 경영 일선에 등장한 지 1년 6개월여가 흐른 현재까지 여전히 내부 결속을 다지지 못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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