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을 맞아 대기업들이 긴장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기업의 일감몰아주기 제재를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총수일가의 사익추구에 대해서는 강력 제재를 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변형된 일감몰아주기 형태로 배를 불리는 재벌기업 오너 일가의 존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신세계그룹 이명희·정용진 모자(母子)다. 이들 모자는 자신들이 직접 소유한 부동산에 그룹 계열사가 운영하는 인기 브랜드 매장을 입점 시켜 안정적으로 임대료를 받아 챙기는 방식으로 배를 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가 신세계그룹 오너 일가의 변칙 일감몰아주기 실태와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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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총수일가의 변칙적인 사익추구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장남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개인명의 부동산에 신세계 계열사가 운영하는 인기 브랜드 매장을 입점 시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기업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사익추구 행위에 대한 강력한 제재 의사를 피력한 상황에서 이명희·정용진 모자(母子)의 행태는 변칙적 사익추구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이명희·정용진 모자의 계열사를 동원한 개인 돈벌이에 이용된 부동산들은 일명 ‘신세계타운’으로 불리는 청담동 명품거리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일대 지역은 신세계 오너일가, 계열사등의 명의로된 빌딩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등이 소유하고 있는 청담동 일대 부동산(필지 수 기준)은 확인된 것만 총 9건이다.
이명희 빌딩엔 신세계 커피매장, 정용진 빌딩엔 신세계 편의점·아이스크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구랍 1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빌딩에 스타벅스 1000호점이 오픈했다. 같은 달 28일 바로 옆 건물에 이마트 편의점 브랜드 이마트24 청담본점 직영점이 문을 열었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두 곳 모두 신세계그룹 총수일가가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빌딩에 입점했다는 점이었다. 스타벅스 1000호점이 들어선 청담동 89-x번지 빌딩은 이명희 회장 소유다. 바로 옆 이마트24가 자리한 청담동 89-2x번지에 위치한 빌딩은 정용진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다.
미국계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스타벅스의 국내 사업을 총괄하는 운영법인은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이하·스타벅스)다. 이곳은 스타벅스 미국 본사와 이마트가 지분을 50%씩 나눠 갖고 있다. 편의점 이마트24 역시 이마트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이마트는 이명희 회장(18.22%)과 정용진 부회장(9.83%) 등이 직접 지분을 갖고 있는 신세계그룹 주력 계열사다.
정 부회장 소유인 청담동 89-2x 번지 빌딩에는 이마트24와 더불어 신세계푸드에서 운영하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브랜드 오슬로 매장도 입점해 있다. 오는 30일 개점을 목표로 내부 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신세계 일가 소유 부동산에 그룹 계열사 브랜드가 줄줄이 들어서는 현상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오너 일가의 안정적인 임대 수익확보에 그룹 계열사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의 경우 안정적인 임대수익 외에 부동산 시세상승을 부추기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일각에서는 스타벅스 1000호점의 경우 특혜입점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더해지고 있다. 1000호점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150m 가량 떨어진 압구정로데오역 4번 출구 바로 앞에 이미 스타벅스 매장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역에 인접한 스타벅스 매장이 있는데도 굳이 인근 이면도로에 스타벅스 1000호점 추가로 연 것은 사실상 총수일가 배불리기 목적 외에는 딱히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전 매장이 100% 직영점으로 이뤄지는 만큼 철저한 사전 조사를 거친 뒤 개점이 이뤄진다.
스타벅스가 입점한 건물의 경우 부동산 가치가 크게 상승된다는 점도 논란을 부추기는 요소로 지목된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가 입점된 건물이 주변 건물들보다 시세가 높다는 사실은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이른바 ‘스타벅스 효과’다.
스타벅스의 경우 개점만 하면 일정 부분 이상의 수익이 보장되는데, 대부분의 매장이 매출액 중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내는 방식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다른 매장에 비해 높은 임대료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스타벅스 입점만으로 주변 상권이 활기를 띄는 점도 시세 상승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명희 회장 역시 이러한 스타벅스 효과를 자연스럽게 얻게 될 전망이다. 1000호점은 기존 스타벅스 프리미엄 매장보다 더 상징성을 갖기 때문에 앞으로 본사 차원의 각종 이벤트가 더해져 ‘스타벅스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스레 오너일가에 대한 특혜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지난 2014년 이명희 회장 소유 건물 바로 옆 건물을 사들인 정 부회장도 똑같은 방식으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꾀하고 있다. 해당 건물 1층에 자리한 이마트24의 경우 직영점이기 때문에 건물주인 정 부회장은 자신이 실질적인 경영을 도맡고 있는 본사로부터 꼬박꼬박 안정적으로 임대수익을 챙기게 된다.
신세계 오너일가 개인부동산엔 신세계 브랜드 줄줄이 입점…“반재벌정서 조장 주범” 분분
신세계그룹 총수일가가 개인 부동산에 신세계 계열 브랜드 매장을 입점시켜 배를 불려온 사실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데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는 지적이 많다. 과거 패션 브랜드 위주로 입점 시키다가 최근에는 식·유통 분야까지 그 영역을 확대시켰다는 주장이다.
신세계그룹 계열 패션브랜드 매장인 분더샵 남성 매장이 들어선 청담동 79-1x번지 부동산은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딸인 정유경 총괄사장 소유다. 정 총괄사장은 지난 2004년 해당 부동산을 매입했다. 바로 옆 청담동 79-1x번지 에르노 매장이 들어선 부동산은 이명희 회장의 소유다. 이 회장은 2008년 해당 건물을 매입했다.
이 회장 소유 건물은 2년 전 만해도 몽클레르 매장이 들어서 있었으나 현재는 에르노 매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에르노, 몽클레르 모두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고 있는 브랜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신세계 그룹에서 수입 명품 사업을 담당하는 기업이다. 셀린느,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다수의 해외 명품 브랜드 국내 판권을 확보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고 있는 또 다른 명품브랜드 돌체앤가바나 청담 매장 역시 이명희 회장 소유 부동산에 자리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일찍이 1995년 해당 부동산을 매입했다.
청담동 89번지 일대 도로(압구정60길) 중 110m 가량은 신세계그룹 일가가 직·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그 중 70m 가량 연결된 두 개의 건물에도 분더샵이 들어서 있다. 해당 매장은 드라마 단골 촬영장소로 활용되며 청담동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총 4개 필지로 구성된 청담 분더샵의 토지는 신세계 오너일가 명의로 돼 있다. 2개 필지는 이명희 회장이, 나머지 2개 필지는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각 2분의 1씩 가지고 있다. 다만 건물은 주식회사 신세계 법인 명의로 등기돼 있다.
이와 관련,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신세계그룹 총수일가가 개인 부동산에 그룹 계열사가 운영하는 브랜드 매장을 입장시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총수일가 배불리기 행위나 다름없다”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까지 재벌개혁을 외치는 상황에서 신세계 오너일가의 이러한 행태는 ‘반(反)재벌정서’를 부추겨 우리나라 산업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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