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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재벌기업 리조트 르포 (上-사익추구①)
효성·대명 총수일가 ‘땅투기 사욕’ 물든 호화리조트
오너·임원 소유 토지에 리조트 건설, 계열사에 되팔아 거액 시세차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1-29 00:07:12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중요시하는 풍토가 확산되면서 기업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 역시 함께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노블레스 오브리주’ 정신을 망각한 사례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반기업 정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 기업가의 반사회적 행태로 인한 반기업 정서 확산은 결국 기업 활동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기업 활동에 대한 신뢰도 저하는 결국 각종 규제를 낳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국가 경제 발전에도 타격을 입히게 된다. 이처럼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 기업가의 반사회적 행태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부당한 방법을 통한 사익추구 행위나 과도하게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위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최근 스키장, 골프장 등 재벌기업이 소유·운영하는 리조트가 이러한 행위에 주로 이용되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의 이슈포커스 주제로 ‘재벌기업 리조트(골프장) 르포’로 선정하고 사익추구 의혹 및 환경파괴 실태 등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 골프장을 운영하는 대기업 오너들이 개인 명의로 소유한 땅을 회사에 되팔아 리조트를 건설한 사실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로 비춰질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대명그룹이 소유·운영하는 ‘델피노 골프 앤 리조트’ 전경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유은주·배수람·제갈민·명종원 기자]대명그룹·효성그룹 총수 일가의 과도한 사익 추구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두 곳의 총수 일가는 리조트 조성을 빌미로 개인명의 토지를 그룹 계열사에 되팔아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다. 효성그룹의 경우 총수 일가 외에 핵심 임원들까지 대거 동원된 ‘조직적 투기’ 움직임까지 있었다. 재계 안팎에서는 오너 일가가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그룹 계열사를 동원한 점에 비춰볼 때 사실상 ‘배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개인명의 토지 위에 리조트 건설 후 기업에 매각…오너일가 주도 ‘땅투기’ 논란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 위치한 ‘델피노 골프 앤 리조트’(이하·델피노)는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대명그룹은 1990년에 지어진 설악리조트를 리뉴얼 해 2012년 델피노로 재개관했다. 기존 설악리조트는 콘도 683실과 물놀이 시설 아쿠아월드, 대중골프장 9홀 등의 규모에 불과했으나 리뉴얼 공사를 총 객실 1007실, 18홀 규모의 델피노CC(골프장) 등을 갖춘 종합휴양리조트로 재탄생했다.
 
대명그룹의 창업주인 고 서홍송 명예회장은 과거 설악리조트를 짓기 위해 1987년부터 본격적으로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일대 부동산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당시 고 서 명예회장은 법인은 물론 개인 명의로도 토지를 매입했다. 설악리조트 개장 약 10년이 지난 2000년 리조트 운영사인 대명레저산업(구·대명콘도)은 고 서 명예회장이 소유한 토지를 매입했다. 이미 리조트가 운영되고 있던 탓에 땅값은 처음 매입 당시보다 상당히 오른 상태였다.
 
스카이데일리가 델피노가 들어선 필지의 등기부등본을 살펴본 결과, 고 서 명예회장은 1987년 11월 자신의 명의로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산7x, 산7x, 산8x 필지 등을 매입했다. 세 필지는 토지 규모만 6만6478㎡(약 2만평)에 달했다. 설악리조트가 개장한 1990년 공시지가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당시 해당 필지의 가치는 2억9900만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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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대명레저산업이 매입할 땐 이미 공시지가 기준 시세만 19억2700만원에 달했다. 처음부터 대명레저산업이 토지를 매입해 리조트를 건설했을 경우 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소요된 셈이다. 중간에 과다 투입된 자금은 오너 일가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갔다는 점에서 사실상 배임에 가깝다는 게 경제시민단체 관계자의 지적이다.
 
고 서 명예회장의 자녀들 역시 대명레저산업에 부동산을 매도해 상당한 돈을 벌어들였다. 고 서 명예회장은 1996년 리조트 인근에 위치한 2만1990㎡(약 6651평) 규모의 필지를 매입했다. 해당 토지는 고 서 명예회장이 2001년 세상을 떠나면서 아내 박춘희 회장과 자녀들에게 상속됐다. 대명그룹 오너 일가는 해당 토지를 2003년 10월 대명레저산업에 팔아 적지 않은 돈을 챙겼다.
 
델피노 내부는 물론 인근에는 여전히 대명그룹 오너 일가 소유 부동산이 여럿 존재한다. 박 회장을 비롯해 장남 서준혁 대명코퍼레이션 사장, 장녀 서경선 대명코퍼레이션 부사장, 차녀 서지영 씨 등이 상속받은 토지의 총 면적은 4만2285평㎡(약 1만2791평)에 달한다.
 
그 중 서경선 부사장과 서지영 씨는 리조트 인근에 있는 원암리 37X번지 외 6개 필지의 지분을 최근에도 매입했다. 기존 고 서 명예회장이 명의신탁 해놓은 필지를 지난해 4월 매입했다. 두 사람은 대명그룹이 향후 리조트 주변 개발을 시도할 경우 상당한 시세차익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그룹 형제의난 주인공 조현준·조현문, 나란히 회사 상대 땅장사 주도
 
▲ 대명그룹 창업주 고 서홍송 명예회장은 개인 명의로 미리 땅을 매입한 후 그곳에 리조트를 건설했다. 이후 자신이 이끄는 기업에 해당 토지를 매도해 상당한 돈을 벌어들였다. 고 서 명예회장 타계 이후 그의 가족들 역시 같은 방법을 이용해 배를 불렸다. 사진은 델피노 골프 앤 리조트 입구 ⓒ스카이데일리
 
효성그룹은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에 위치한 고급 회원제 골프장 웰링턴CC를 소유·운영하고 있다. 효성그룹 오너 일가 및 측근 임원들은 과거 이곳 골프장 조성 당시 기업을 상대로 돈벌이를 일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돈벌이는 상당히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대명그룹과 마찬가지로 오너 및 임원들의 명의로 토지를 매입한 뒤 비싼 값에 기업에 되파는 방식이었다.
 
효성그룹 오너 일가의 기업 상대 땅장사는 1987년부터 2008년에 이르기까지 약 20년에 걸쳐 진행됐다. 땅장사에 동원된 효성그룹 전·현직 임원은 총 5명이었다. 우선 허정욱 전 효성물산 사장은 조현문 전 사장과 함께 공동명의로 1987년 11월 두미리 산 3X번지 일대 필지들을 매입했다.
 
이후 1999년 4월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사장이 허 전 사장 소유 지분을 매입했다. 이어 2006년 12월 두미종합개발이 조현문 전 사장 소유의 땅을 한꺼번에 사들였다. 당시 두미종합개발은 조석래 전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의 100%를 소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주)효성은 세 사람의 지분을 전부 사들이며 자회사로 편입시켰고 이후 흡수합병을 단행했다.
 
지난 2006년 조현문 전 사장이 두미종합개발에 본인 소유 토지를 넘기고 챙긴 돈은 총 308억원에 달한다. 필지 규모는 58만2221㎡(약 17만6122평)이다. 2006년 공시지가 기준으로 했을 때 해당 필지 시세의 합은 12억8000만원에 불과했다.
 
중간에 오너 일가를 거치지 않고 효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이 직접 두미종합개발에 팔아치운 토지도 있다. 공교롭게도 두미종합개발이 이들 임원으로부터 토지를 매입한 시기는 2006년으로 동일하다. 이들 임원들이 토지 매각 후 취득한 돈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최종적으로 오너 일가에게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계 안팎의 시각이다.
 
▲ 효성그룹 오너 일가는 개인 혹은 측은 임원들 명의로 부동산을 매입한 후 그곳에 골프장을 조성했다. 이후 골프장 운영 기업은 오너 일가로부터 해당 토지를 비싼값에 다시 사들였다. 사진은 효성그룹이 운영하는 골프장 웰링턴CC 입구 ⓒ스카이데일리
 
이세열 전 효성에바라 상무는 두미리 산3x 필지를, 곽성영 현 효성 지원본부 사내이사는 산3x 번지 외 3개 필지를, 이가헌 전 효성 부사장은 산4x-1필지를 각각 두미종합개발에 팔았다. 두미종합개발이 이들 필지를 매입하는 데 들인 비용은 약 50억원에 달했다. 매입당시 공시지가를 기준 이들 필지의 시세는 9억6800만원이었다.
 
송형진 현 효성투자개발대표의 경우 거래한 필지 규모가 임원들 중 가장 컸다. 2003년~2006년 약 3년에 거쳐 두미리 57x번지 등 총 48개 필지를 매입한 그는 2008년 5월 두미종합개발에 모든 토지를 50억4500만원에 팔았다. 최현태 현 공덕경우개발 대표도 골프장이 위치한 두미리 산5x 필지를 효성에 넘기며 부동산 거래에 가담했다.
 
현재 효성그룹 경영을 이끌고 있는 조현준 효성 회장도 기업을 상대로 한 땅장사에 참여했다. 조 회장은 두미리 산4X 필지를 1998년 9월 매입한 후 2006년 약 6억원을 받고 두미종합개발에 되팔았다.
 
현재 효성그룹 오너 일가 및 임원들이 토지를 매입한 후 기업에 되팔아 챙긴 금액은 확인된 것만 약 400억원 가량이다. 반대로 만약 기업이 곧장 사들였다면 약 400억원이 돈이 절약되는 셈이다. 오너 일가가 내부정보를 이용해 미리 토지를 선점한 후 되파는 방식은 투기나 다름없다며 ‘배임’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임원들까지 동원해 조직적으로 매입한 토지 중 일부가 농지라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싼값에 농지를 매입한 후 골프장 용도로 전환시켜 되파는 꼼수를 저질렀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과거 조현문 전 사장이 매입한 토지 중 일부인 69X번지 일대는 농업보호구역에 속해있어 농지법 위반 가능성을 시사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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