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이달 임시국회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는 미세먼지특별법을 두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미세먼지특별법의 핵심은 최근 ‘국민건강 위협요소 1호’로 부상한 미세먼지 절감 대책으로 강제 차량 2부제를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국외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70%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발을 묶는 강제 차량2부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특히 강제 차량2부제를 시행하게 되면 가뜩이나 혼잡한 출·퇴근길이 사실상 아비규환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당·정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강제 차량2부제를 둘러싼 실효성 논란과 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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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기도 광주시에 거주 중인 김동희(남·34) 씨는 자차를 이용해 서울 강남에 위치한 회사로 출·퇴근한다. 꽉 막힌 도로에서 1시간 20분 동안 운전해 출근하는 게 쉽진 않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단 낫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입장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경유지가 많은 데다 환승도 여러 번 해야 돼 출·퇴근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2. 경기도 수원시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 하는 정유미(가명·여·28) 씨는 출근길이 지옥이라고 토로했다. 지하철은 제대로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가득 차 있다. 좌석버스를 이용하더라도 입석해야하기 때문에 체력이 상당히 소진된다.
최근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미세먼지특별법’에 대한 반발 여론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특별법’의 골자는 차량2부제의 강제 시행이다. 시민들은 출·퇴근길의 불편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대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땜질식 처방’에 가깝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근본적 대책 없는 땜질식 처방 ‘차량2부제’…“중국발 미세먼지 대책은 왜 빠졌나”
경제협력기구(이하·OECD)가 지난 7일 발표한 ‘2017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OECD 회원국과 비회원국 41개국 가운데 야외 미세먼지 평균 노출도가 2013년 기준 27.9㎍/㎥로 가장 나빴다. 당정은 물론 각 지자체들도 잇따라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해결이 요원한 상황이다.
급기야 번호판 끝자리에 따라 차량 운행을 강제하는 ‘차량2부제’라는 특단의 대책까지 나왔다. 서울시가 가장 적극적으로 주도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공공기관 차량2부제를 3차례 시행함과 동시에 출퇴근시간 대중교통 무료정책을 실시했다.
정부 차원의 대책도 논의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및 정부 등에 따르면 당정은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미세먼지특별법 통과를 추진할 예정이다. ‘미세먼지특별법’은 수도권 지역에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환경부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영업용을 제외한 민간·공공 전체 차량을 대상으로 차량2부제를 명령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차량2부제 및 대중교통 무료화는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반응이다. 150억원의 혈세만 낭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있었다. 시민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차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미세먼지보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대책 없이 시민들의 불편함만 불러일으키는 차량2부제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최근 ‘초미세먼지 배출원 인벤토리 구축 및 상세모니터링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미세먼지가 고농도도 발생하는 경우 중국을 비롯한 국외 영향이 72%에 달했다. 반면 국내 영향은 24%에 불과했다. 더욱이 국내 미세먼지 발생 요인 중 교통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1%에 그쳤다. 차량2부제를 강제하는 내용이 담긴 미세먼지특별법이 실효성 논란에 휩싸인 배경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 미세먼지 주범인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중국 일부 도시와 연계해 대기질 측정자료를 공유하고 있는 정도가 고작이다. 정부는 올해 한중정상회담을 통해 한중간 미세먼지 협력 공동선언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중국 정부가 선진국 중심의 환경규제 논의가 개발도상국에 불공정하게 적용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탓이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국제적 협력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는 방법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감대 형성 부족 지적…정치권·업계전문가 ‘강제 차량2부제’ 물음표
강제 차량2부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가뜩이나 혼잡한 출퇴근길이 아비규환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갑작스런 미세먼지 경보로 차량2부제가 시행될 경우 출퇴근 인구를 모두 수용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만큼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아직까지 미세먼지특별법 처리 이후 대중교통 증편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도출되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까진 서울시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을 때 출퇴근길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광역버스 7개노선 11대, 시내버스는 1일 대당 850명 이상이 이용하는 19개 노선 15대를 증편한 것이 전부다.
강제 차량2부제가 시행될 경우 수요자가 급증해 대중교통 공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노선 지연 및 각종 안전사고 위성이 커져 시민들의 출퇴근길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광주에서 서울까지 자차로 출퇴근하는 김동희(남·34) 씨는 “강제 차량2부제가 시행되면 대중교통으로 오가기 힘든 지역에 있는 사람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취지는 알겠지만 시민들의 편의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강제 차량2부제를 두고 이견이 분분하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제 차량2부제는 국민적 공감대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생계형 약자들에게 궁극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화물차를 포함한 노후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인데 승용차 운행을 줄이는 것만으로 대책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같은당 소속의 박중화 서울시의원은 “강제 차량2부제 실시로 인해 사용하지 못하는 차량일수에 대한 보조금지원 및 보험료 등 실질적인 지원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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