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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755>]-한화생명
대통령 극찬 김승연 친노동 재뿌린 ‘차남규 반노동’
비정규직 확대·은폐 논란, 꼼수채용 의혹 등 정부·그룹 정책과 ‘엇박자’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2-02 00:07:42
지난해 5월 출범한 문재인정부의 최우선 정책은 ‘일자리’다. 후보시절부터 일자리의 양적·질적 개선을 강조해온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이후 곧장 ‘비정규직 제로화’, ‘공무원 증원’ 등의 정책을 내놨다. 산업계·금융계 역시 이에 맞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시도하며 정부 정책 코드에 부응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문 대통령 취임 단 3일 만에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화한다고 밝혔으며 씨티은행도 약 1주일 만에 비정규직 3000명을 정규직으로 일괄전환 하겠다고 발표했다. 재벌기업 중에서 정부 정책 기조에 가장 적극적으로 부응한 곳은 한화그룹이었다. 한화그룹은 오너 김승연 회장 주도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영 행보를 보였다. 어제(1일)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한화그룹 계열사 공장을 방문해 일자리 모범사례로 높이 평가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한화그룹의 일부 계열사는 문 대통령과 김 회장의 이러한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그룹 2인자로 불리는 차남규 부회장이 이끄는 한화생명은 일자리 관련 부정적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한화생명을 둘러싼 일자리 논란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 김승연 회장의 한화그룹의 일자리 정책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한화생명이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한화생명은 문재인정부 출범 후 다른 상장 계열사들과 달리 비정규직 직원 수를 일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화생명 본사 ⓒ스카이데일리
 
한화그룹 2인자로 불리는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의 경영 행보가 물의를 빚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친노동 정책코드 이행에 공을 들이고 이에 문 대통령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 상황에서 오히려 한화생명은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노동의 대척점에 자리한 비정규직 양산에 골몰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에 휩싸였다.
 
한화생명은 콜센터, 보험모집 등의 업무를 위탁하는 자회사와의 수의계약 규모도 지속적으로 늘려와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해당 업체의 경우 비정규직 직원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사실상 ‘비정규직 은폐’ 시도를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정규직 채용을 미끼로하는 ‘꼼수 채용’ 의혹까지 일고 있어 비판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문재인·김승연 일자리 창출 맞손…한화그룹 2인자 차남규 ‘나홀로 행보’ 도마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승연 회장의 한화그룹은 문재인정부의 일자리에 정책에 가장 적극적으로 부응한 그룹으로 평가된다. 한화그룹은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비정규직 약 1000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 방침을 세웠고 8월에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발표했다. 비정규직 850여명을 9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한화그룹의 이러한 적극적인 행보는 평소 김승연 회장이 지니고 있던 ‘친노동’에 대한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은 지난 2013년 10대 그룹 중 최초로 자율적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시행하기도 했다. 당시 전환 규모는 2040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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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역시 김 회장의 친노동 정책을 높이 평가했다. 어제(1일) 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독려하기 위해 한화큐셀코리아 진천·음성 공장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10대 그룹의 국내 생산 시설을 직접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일자리 나누기 공동 선언식에 참석한 후 김승연 회장과 금춘수 부회장, 김동관 고객최고책임자 등 한화그룹 임원진과 함께 한화큐셀 생산 시설을 시찰하기도 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1일) 일자리 창출 독려차 한화큐셀코리아 진천·음성 공장을 방문했다. 취임 이후 최초로 10대 그룹의 국내 생산 시설을 직접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화큐셀을 ‘일자리 창출 모범사례’로 칭하며 높게 평가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함께 생산시설을 시찰하기도 했다. 사진은 공장을 시찰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오늘 특별히 이곳을 방문한 것은 한화큐셀을 업어드리고 싶어서다”며 “노사 대타협을 통해 노동시간을 줄이고 그만큼 더 채용하는 일자리 정책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큐셀은 최근 3조3교대를 4조3교대로 바꾸고 지역청년 500여명을 신규로 채용해 일자리 창출 모범사례로 꼽혔다”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사회적 대타협이고 노사화합이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만한 사안이 불거져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한화그룹의 주요계열사 중 하나인 한화생명은 문 대통령과 김 회장의 친노동 정책에 엇박자를 보여와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한화그룹 내 타 계열사들은 비정규직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는데 반해 한화생명은 오히려 비정규직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66명이었던 한화생명의 비정규직 직원 수는 같은 해 3분기 72명으로 증가했다. 증가율은 약 9.09%다. 같은 금융계열사인 한화손해보험이 같은 기간 비정규직 직원 수를 298명에서 293명으로 줄인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113명에서 110명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금융계열사뿐만 아니라 비금융계열사(상장사 기준)도 비정규직 축소 움직임을 보였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한화케미칼, 한화테크윈 등은 모두 비정규직 수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4명에서 2명으로 줄어들었으며 한화케미칼은 80명에서 72명으로 감소했다. 한화테크윈의 경우 223명에서 124명으로 비정규직을 100명 가량 줄였다.
 
비정규직 왕국 업무위탁 자회사 일감 확대, 꼼수 채용 의혹…“차남규 왜이러나”
 
한화생명은 차남규 대표가 부임한 이후 수년 동안 업무 대행 자회사의 일감을 지속적으로 늘려와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업체의 경우 비정규직 직원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사실상 ‘비정규직 은폐’ 시도를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한화라이프에셋은 지난 2005년 설립된 한화생명의 100% 자회사로 한화생명의 콜센터, 보험모집, 품질보증 등의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0년 77억6600만원 규모였던 한화라이프에셋에 대한 한화생명의 위탁업무 일감 규모는 이듬해 170억2800만원으로 급증했다.
 
2012년에는 112억9600만원으로 일시적으로 줄어들긴 했으나 2013년 183억1400만원으로 다시 늘어났다. 이어 2014년과 2015년 역시 208억8900만원과 295억4600만원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 2016년에는 총 309억6600만원 규모의 일감을 한화생명으로부터 받았다. 총 계약 건수는 3건이며 모두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라이프에셋의 경우 과거 수차례 ‘한화생명의 비정규직 직원 채용 루트’라는 비판을 받아온 기업이다. 위탁업무를 증가시킴으로써 우회적으로 비정규직 채용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한화라이프에셋은 지난해 일방적인 계약만료 통보로 한 차례 논란을 빚었던 기업이기도 하다. 지난해 6월 일자리위원회 ‘일자리 신문고’에 게시된 글에 따르면 한화라이프에셋은 경남 함양지점을 비롯한 6개 지점에서 2년 계약기간이 만료돼 무기계약직 전환을 준비하던 6명의 직원들에게 뚜렷한 내용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 만료를 통보한 바 있다.
 
한화생명은 얼마 전 정규직 전환을 미끼로 보험설계사 채용하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0년 개인사업자인 보험설계사로 구성된 ‘트라이(TRI)사업부’를 조직했다. 트라이사업부는 은행 방카슈랑스, 홈쇼핑, 인터넷 등 보험을 판매하는 채널 가운데 하나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논란의 핵심은 트라이사업부 채용과정에서 한화생명이 공고에 ‘정규직 전환’을 명기했지만 실제로는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0년 이후 트라이사업부에서 정규직 전환에 성공한 이는 단 2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기준 트라이사업부 소속 보험 설계사는 약 500명에 달한다.
 
한화생명 측은 당시 해당 논란에 대해 “정규직은 그룹 공채로 뽑는 과정이 따로 있다”며 “(보험설계사를 모집하는) 금융전문가, 영업관리자 코스는 따로 있는데 이때 비전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성공 모델(정규직 전환)을 제시하는 것이다”고 해명해 오히려 ‘사기 채용’ 논란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승연 회장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시기에 따라 비정규직 인원이 잠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적으로는 업계 최하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감소를 위한 노력을 이어 갈 것이다”고 답했다.
 
이어 “한화라이프에셋의 경우 소속 직원들이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영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성격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비정규직 문제와 연관된 사항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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