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 상장기업인 한컴시큐어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로 평가받는 상황에서 정부의 육성 정책까지 더해지자 관련 테마주로 분류된 한컴시큐어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 결과다.
지난 1999년 설립된 한컴시큐어는 인터넷뱅킹, 온라인쇼핑 등 전자상거래 안전성을 보장하는 보안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다. 지난해 현대페이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및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블록체인 대장주로 급부상했다.
논란의 가상화폐 밀치고 부상하는 블록체인…정부 지원 방침에 주가 50% 훌쩍
지난해 가상화폐 광풍이 불면서 덩달아 블록체인 관련 기술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블록체인’은 가상화폐에 접목된 보안기술이다. 정보를 하나의 서버에 보관하지 않고 이용하는 사람 모두가 똑같이 분산해 저장하는 기술로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한컴시큐어가 시장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시기는 지난해 12월 13일 정부가 가상통화 규제안을 발표하면서부터다. 이날 정부는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외국인과 미성년자의 가상통화 거래를 막고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토록 하는 내용이 담긴 ‘가상통화 정부대응방안’을 발표했다.
가상화폐 시세가 하루가 다르게 급등하자 투자자들의 피해를 우려한 정부가 규제에 나선 것이다. 동시에 정부는 가상화폐에 접목된 핵심기술인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적극 수용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블록체인이 가상통화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 기술인만큼 발전에 장애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강력 규제의 대상이 된 가상화폐와 달리 블록체인 분야에 대해선 정부가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자 한컴시큐어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정부 발표가 있었던 13일 3000원(종가 기준)이었던 한컴시큐어의 주가는 18일까지 4거래일 동안 총 24% 상승했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같은달 21일에도 한컴시큐어의 주가는 전일 대비 17.82% 뛰어올랐다. 한컴시큐어가 현대에서 만드는 가상화폐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보안 솔루션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게 이유였다.
이후 보합세를 유지하던 한컴시큐어의 주가는 지난달 2일 다시 상승세를 그렸다. 신년을 맞아 각 금융사 CEO와 기업 대표들이 신년사를 통해 너도나도 ‘디지털화’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디지털화의 핵심이 블록체인 기술 도입이라고 밝혀 지난달 2일(3515원)부터 8일(3990원)까지 5거래일 연속 한컴시큐어의 주가가 상승했다.
지난달 17일 정부가 블록체인 산업을 본격 육성한다고 밝히자 한컴시큐어 주가는 상한가를 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상반기 내에 ‘블록체인 산업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콘퍼런스, 인력양성, 실태조사 등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 연구개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올해 블록체인 정부지원 예산을 대폭 확대해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 시범사업에 42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블록체인 기술개발에 약 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구체적인 지원 계획이 전해지자 한컴시큐어의 종가는 전일보다 8.78% 오른 4025원을 기록했고 다음날인 18일에는 상승제한폭인 30%에 육박하는 29.94%의 상승율을 보였다. 상승세는 22일까지 이어져 정부 발표가 있었던 17일부터 22일까지 4거래일만에 무려 46.09% 급등했다.
지난달 26일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가 공식 출범하자 한컴시큐어의 주가는 또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 창립기념식에서 진대제 초대 협회 회장은 “블록체인 기술은 ‘제2의 반도체’이자 ‘제2의 인터넷 혁명’을 이끌 핵심 기술이다”며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이후 한컴시큐어의 주가는 오름세를 보여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5거래일 동안 15.06% 올랐다.
가상화폐·블록체인 다르다더니 일주일새 번복…오락가락 빅마우스 발언에 투자자 혼란
증권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컴시큐어가 블록체인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 오름세가 두드러지긴 하지만 아직까지 안심하긴 이르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규제 대상인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을 따로 분류하는 것에 대해 이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영향력 있는 정부 고위 공작자의 발언 역시 오락라가 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17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대차그룹 환경기술연구소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블록체인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김 부총리는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는 같지 않고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로서 블록체인이 물류·보안 등 여러 산업 분야에 쓸 수 있어 균형 잡힌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고위급 정부 인사가 규제 대상인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해서 본다고 말한 셈이다.
그런데 불과 일주일 뒤인 23일 김 부총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번복했다.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이 완전히 분리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 것이다. 정부 지원 정책 영향으로 지난달 17일부터 22일까지 4거래일 동안 46.09% 올랐던 한컴시큐어의 주가는 김 부총리의 말 한마디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22일 5880원(종가·기준)이던 한컴시큐어의 주가는 25일 5470원으로 약 7% 하락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상용화돼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한컴시큐어는 최근 2년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5년과 2016년 한컴시큐어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37억원, -1억원 등이었다. 지난해 3분기 역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2억원, -1억원 등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관련주가 일반적인 테마주 성격을 갖고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녹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블록체인 관련주로 분류되는 기업의 거래 현황을 보면 대부분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것이다”며 “수급을 보면 개인들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일반적인 테마주와 같은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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