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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청소년 카페인 과다섭취 실태
성장방애·자살충동 카페인 폭탄에 노출된 미래주역
“학교 내 카페인 제품 판매금지 실행 가시화…카페·판매점까지 확대해야”
정수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2-14 16:50:12
사람이 자원인 시대다. 인적자원은 기업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특히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인적자원은 가장 중요한 경쟁력으로 꼽힌다. 우리나라가 교육을 중시하는 결정적 이유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을 일컬어 ‘미래주역’으로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최근 미래주역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카페나 편의점 등의 대중화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건강에 유해한 카페인음료가 무분별하게 팔리고 있다. 이에 각별한 주의와 함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청소년들의 카페인 노출 실태와 이를 둘러싼 학부모 및 전문가 등의 반응에 대해 취재했다.

▲ 최근 카페, 편의점 등이 대중화되면서 어디서나 카페인 음료를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그러나 정작 카페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문 상황이다. 특히 청소년의 카페인 섭취는 성장은 물론 학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에너지 음료들 ⓒ스카이데일리
 
초·중·고등학교 내에서 카페인이 함유된 식품 판매가 전면 금지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편의점, 카페 등에서도 관련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카페인 과다섭취 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는 등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식약처)는 초·중·고등학교에서 커피 등 고(高)카페인 함유 식품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긴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까지 통과되면 오는 7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그런데 학부모 및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성장기 청소년들의 카페인 과다섭취를 막기 위해선 이보다 강도 높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학교에서 판매하지 않아도 학교 밖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얼마든지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편의점, 카페 등에서의 ‘카페인 음료 판매 시 신분증 확인’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허울뿐인 카페인 권장량, 편의점·마트 곳곳에 카페인 함유제품 천지
 
식약처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카페인은 커피나무, 차 잎 등에 함유된 성분으로 식품 및 의약품의 원료로 많이 사용된다. 최근에는 커피, 에너지음료가 대중화되면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카페인에 대한 접근이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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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카페인 과다 섭취 시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한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경우는 피해가 더욱 크다. 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카페인을 권장량 이상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불면증, 신경과민, 메스꺼움, 칼슘 불균형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카페인이 철분과 칼슘 흡수를 방해해 성장기 어린이 및 청소년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다.
 
▲ 자료 : 식품의약안전처,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도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지난 2016년 순천향대 보건행정경영학과 민인순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섭취하지 않은 고등학생에 비해 매일 1회 이상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마시는 고등학생이 자살에 대한 생각을 4배나 더 자주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성장기 청소년의 카페인 섭취는 철분과 칼슘 흡수를 방해해 성장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며 “카페인 과량 섭취는 불면증, 행동불안, 정서장애, 위장병 등을 일으켜 잠을 쫓기 위한 카페인 섭취가 도리어 청소년의 집중력과 건강을 떨어뜨려 학습에 방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가 제안하는 한국인 카페인 1일 권장섭취량은 성인 400mg, 임산부 300mg 등이다. 어린이 및 청소년의 경우 1kg당 2.5mg 이하로, 체중 50kg을 기준으로 할 경우 125mg 이하가 하루 권장량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3년부터 커피, 녹차 등을 포함해 카페인 함량이 1ml당 0.15mg 이상 함유한 음료제품에 대해 총 카페인 함량표시는 물론 어린이, 임산부 등에 대한 주의문구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정작 카페인 섭취권장량이나 주의문구에 관심을 갖는 경우는 드문 실정이다. 성장기 청소년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고등학생 이지은(18·여·가명) 양은 “카페인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자세한 부작용은 모른다”며 “사실 커피나 탄산은 아예 거부감이 없고 에너지 음료도 자주 먹다 보니 일반 음료수랑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교 내에서 카페인 함유 제품의 판매를 전면 금지한다고 해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굳이 학교가 아니더라도 학교 주변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얼마든지 카페인 함유 제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초·중·고 등 모든 학교에서 커피음료를 퇴출하는 개정안이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학교 밖에서 얼마든지 커피 등 카페인 음료를 구매할 수 있어 개정안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사진은 한 고등학교 맞은편에 위치한 편의점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스카이데일리가 찾은 한 고등학교는 정문에서 편의점까지의 거리가 50m 정도에 불과했다. 학교와 1분 거리에 위치한 편의점에서는 커피, 탄산, 에너지 음료 등을 판매하다. 청소년들이 등·하교 시에 얼마든지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져 있는 셈이다.
 
지난해 7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마트 및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커피음료, 커피우유, 에너지음료 등 5개 제품의 카페인함량은 청소년 1일 카페인 섭취 권장량인 125mg(체중 50kg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졸리고 피곤할 땐 에너지음료 도움”…어린이·청소년 건강 적신호 우려감
 
절대 다수의 학부모들은 카페인에 노출된 청소년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단순히 학교 내에서 판매를 금지한다고 해도 얼마든지 구입해 섭취할 수 있는 만큼 카페인 과다 섭취로 인한 부작용을 알리고 교육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카페, 편의점 등에서 카페인 함유 제품을 판매할 때 담배·술과 마찬가지로 신분증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해영(44·여) 씨는 “카페인 권장량에 대해 어른인 나도 잘 모르는데 학생들이 알까 싶다”면서 “어른들도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를 자주마시면 속이 울렁거리고 빈속에 마시면 손이 떨릴 때가 있을 정도로 위험해 청소년들의 카페인 섭취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김명숙(46·여) 씨는 “카페인을 먹고 밤새 공부해도 건강을 해치면 무슨 소용이냐”며 “카페인의 부작용을 알려주기 위해 담배광고처럼 강력한 광고를 대대적으로 하거나 아니면 아예 신분증 검사를 하고 성인들에게만 판매하는 등의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수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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