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국내 3대 재벌 중 하나로 평가받던 대우그룹이 공중분해 되면서 대우그룹의 핵심계열사이자 국내 빅3 자동차 회사였던 대우자동차도 3개의 회사로 분할매각 처리됐다. 당시 미국의 글로벌 자동차기업 GM은 대우자동차의 승용차 부문을 인수해 지난 2002년 GM대우를 출범시켰다. 지난 2011년 3월 브랜드명을 쉐보레로 바꾸면서 사명을 한국GM으로 바꿨다. 야심차게 사명을 변경했지만 사정은 녹록치 않았다. 지난 2014년 이후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적자가 이어졌고 점차 벼랑 끝으로 몰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5개 업체 중 유일하게 내수와 해외수출 동반 하락이라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현재 누적 적자만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GM 미국 본사는 지난 13일 한국GM 군산 공장 폐쇄 결정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이번 결정을 두고 이런저런 잡음이 무성하다. 지역 경제 몰락과 대량 실직 등을 우려하는 여론을 등에 업은 한국GM은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구하는 상황이지만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한국GM은 그동안 노조 파업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결국 국민 혈세로 귀족 노조 배불리는 꼴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한국GM 공장 폐쇄 결정 배경과 이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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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따른 후폭풍이 상당하다. 한국GM은 정부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이를 반대하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의 원인으로 실적부진과 공장가동률 감소를 외면한 강경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지목되고 있어서다. 대책 마련 이전에 노조의 양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역 경제 몰락을 우려하는 군산 시민들 역시 한국GM 노조를 향해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판매량 및 공장가동률, 실적 등이 줄줄이 내리막길을 걷는 상황에서도 매년 임금인상, 휴업수당 인상, 성과급지급 요구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결국 지금의 사태를 불러왔다는 이유에서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GM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매 년 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 말 기준 한국GM의 누적적자만 2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역시 약 5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의 1등 공신은 고임금·저효율 귀족노조”
정부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 13일 오는 5월까지만 군산 공장에서 차량을 생산하고 이후 전면 폐쇄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군산공장 가동 중지를 발표한 이후 5일 만의 일이었다.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 발표에 따른 후폭풍은 상당했다. 단순히 한 기업의 사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역경제 붕괴, 대규모 실직사태 등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됐다.
스카이데일리는 한국GM 군산공장이 자리한 전남 군산시를 찾았다. 군산에서 만난 대다수 시민들은 한국GM의 공장 폐쇄 결정보다 그동안 노조가 보여 온 행태에 분통을 터뜨렸다. 심지어 일부에선 한국GM 폐쇄 결정을 환영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를 계기로 한국GM 노조와 같은 행태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군산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았다는 이기동(53·남) 씨는 “차라리 잘된 일이다”고 운을 뗐다. 이 씨는 “이번 군산 공장 폐쇄 결정의 원인 중 하나는 한국GM 노조의 강경한 태도에 있다”며 “이번 공장 폐쇄를 통해 노조가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하기 이전부터 강성노조 문제가 심각했다”며 “노조가 어려운 회사 사정은 생각하지도 않고 매달 400~500만원 이상의 고액 임금을 받아 챙겼다는 사실은 군산 사람이라면 다 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대천(63·남) 씨는 “사실 군산의 문제점 중 하나가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심각한 임금 격차로 인한 사회 갈등이었다”며 “일부 정규직 노동자들은 회사를 겁박해 고액임금을 받아 챙기는데 정작 협력업체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월 200만원도 안팎의 월급으로 근근히 생활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임금의 차이 때문에 군산 시민사회 내부에서도 갈등이 많았다”며 “이번 군산공장 폐쇄를 계기로 군산뿐 아니라 한국 전체가 갈등의 끝은 결국 파멸이라는 교훈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GM 근무자 이모씨는 “공장 폐쇄까진 예상 못했지만 예전부터 공장 가동률이 낮았던 탓에 회사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며 “그동안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노조 덕분에 성과급을 꼬박꼬박 받고 있었는데 이번 결정으로 앞날이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회사는 4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는데…잇속 챙기기 바쁜 노조 비판 ‘봇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GM 군상 공장 폐쇄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노동자 수는 약 15만6000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한국GM에 직접 고용된 정규직 노동자 수는 1만6000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14만명은 각 부품협력사에 고용된 노동자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액연봉은 물론 성과급, 휴업수당까지 받아 온 이들은 한국GM 정규직 노동자다. 그동안 강경한 태도를 고수해 강성노조로 불려왔다. 지난 2015년의 경우 사측에 휴업수당을 올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공장 생산 물량 감소로 업무시간이 줄어들자 임금 감소를 우려한 노조가 강경대응에 나선 것이다.
결국 사측의 양보로 한국GM 노조는 휴업수당을 80%까지 받게 됐다. 이는 법적으로 정한 휴업수당 지급률 70%보다 10%p 높은 수준이다. 지금도 여전히 군산공장 노동자들은 2년 전부터 지금까지 한 달에 약 일주일 정도만 일하고 월급의 80%를 받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적자가 발생하던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GM은 노조원들에게 연간 1000만원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임금 인상률도 매년 3~4%에 달했다. 특히 지난 2016년 한국GM 노조는 임금협상 과정에서 14일간 파업을 강행해 약 1만5000대에 이르는 생산물량 차질을 초래했다. 지난해 시작된 임금인상 협상에서도 타협점을 찾지 못해 결국 올해 마무리 짓기도 했다.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에도 한국GM 노조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도 한국GM 지부는 지난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GM은 지금까지 노동자들의 고혈로 글로벌 GM의 배만 채워 온 상황이다”며 “GM은 그동안 흑자가 날 수 없는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인 경영을 계속해왔다”고 비난했다.
한국GM 정상화 나선 정치권 향한 비판 여론…“문제 원인인 노조는 쏙 빠져”
정치권에서 한국GM 군산공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군산 시민들의 표정엔 냉소가 가득했다. 정치권이 움직여서 될 일이었으면 폐쇄 결정이 나기 전에 진작 나섰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정작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되는 강성노조에 대한 해결책은 쏙 빠져있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내부에 ‘한국GM 대책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한국GM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태스크포스 위원장을 맡고 이는 홍영표 의원은 “공장 폐쇄와 관련해 정확한 실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후 정부나 산업은행 등이 신속하게 지원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북지역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민주평화당 소속 김광수·정동영·조배숙·유성엽·김종회 국회의원은 지난 13일 한국GM과 관련한 성명서를 냈다. 이들 의원들은 성명서에서 “GM의 군산 공장 폐쇄 결정은 군산경제의 한 축마저 깡그리 무너뜨리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다”며 “정부는 고용정책 기본법에 따라 군산을 신속하게 특별고용재난지역으로 지정해 행정·재정·금융 특별지원이 포함된 종합대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진보 진영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군산 시민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군산시민 나성원(46·여)씨는 “정치인들이 그동안 조용하다가 이제 와서 자신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모습이 곱게 보이지 않는다”며 “군산공장 폐쇄의 주요 원인인 강성노조의 문제는 그대로 방치한 채 사측을 비판한다고 사태가 더 나아지겠나”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문용묵 군산시 지역경제과 과장은 “이번 공장 폐쇄 결정으로 군산 시민들은 매우 격앙이 된 상태다”며 “군산시의 기본 방침은 정부와 한국GM의 협상을 통한 군산공장의 재가동이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재가동이 힘들다면 과거 쌍용자동차의 사례처럼 제3자 매각이 추진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경엽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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