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막을 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전후로 수년간 경색돼 있던 남북관계가 해빙모드가 조성되면서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기대감이 불고 있다. 덕분에 과거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증권가의 조명을 받고 있다. 패션기업 인디에프도 그 중 한 곳이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1980년 설립된 인디에프는 조이너스, 꼼빠니아, 예츠, 예스비 등 여성복 브랜드와 트루젠, 테이트 등 남성복 브랜드 등을 보유한 패션기업이다. 지난 2008년 개성공단에 대규모 생산 공장을 준공하면서 이곳 주식은 대표적인 남북경제협력주(경협주)로 급부상했다.
인디에프 1차 개성공장은 부지면적 1만7820㎡(5400평)에 지상 2층 공장과 4층짜리 사무동 건물 등 총 건축면적 7600㎡(2300평) 규모다. 국내 의류업계 가운데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에서는 여성복 브랜드 제품들이 생산됐다.
조이너스·꼼빠니아 신화 인디에프, 남북관계 분위기 따라 주가 오르락내리락
인디에프는 개성공단에 공장을 준공한 이후부터 줄곧 남북한 이슈에 밀접한 영향을 받았다. 지난 2016년 2월 10일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중단 뜻을 밝히자 이튿날 인디에프 주가는 하루 새 18.44% 하락하기도 했다. 전체 매출의 20%를 책임지는 공장 가동중단이 자연스레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셈이다.
탄핵정국과 장미대선이 연이어 벌어진 작년 초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대통령 당선이 인디에프에 호재로 작용했다. 개성공단 폐쇄와 북한을 상대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장기적으로 인디에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일었다. 당선이 유력한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개성공단 재개 및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운 것도 인디에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인디에프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보인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주가 상승에 물꼬를 틔운 계기는 북한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였다. 당초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보이콧한 전례가 있고 최근 남북 간 대화가 차단돼 왔다는 점이 부각돼 북한의 참가가 불투명했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연말께부터 북한의 참가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통일부 안팎을 중심으로 새 나오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인디에프의 주가 역시 덩달아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13일부터 줄곧 하향세를 보이던 주가는 같은달 27일 직전 거래일보다 소폭 오른 1015원을 기록했다.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새해 첫 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가능성을 언급하자 2일 인디에프는 1145원으로 장을 마치며 직전 거래일 대비 9.87% 주가가 상승했다. 이튿날에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이날 인디에프의 종가는 2일 대비 9.61% 상승한 1255원이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가 확실시 된 이달 초부터 인디에프 주식은 본격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인디에프 주식은 지난 7일 전일 대비 소폭 상승한 113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북한은 8일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을 진행했지만 생중계와 외신기자 초청 없이 조용하게 치렀다. 이를 두고 국제사회 시선과 평창 동계올림픽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통상 북한은 관영매체들을 통해 열병식을 생중계해왔다. 지난해 김일성 생일(태양절) 105주년 열병식에는 40여개 언론사와 130여명의 기자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북한이 유화적 제스처를 이어가는 등 남북한 화해 모드 분위기가 조성되자 이날 인디에프의 주가(종가)는 1465원으로 전일 1130원보다 29.65% 뛰어올랐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방남한 9일에도 1585원으로 장을 마무리했다. 김 부부장은 6·25전쟁 이후 최초로 남한 땅을 밟은 김일성 주석의 직계후손 이른바 ‘백두혈통’이다.
남북관계가 인디에프 주가 변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결정적 사례는 평창 동계올림픽 중반 논란이 된 ‘김일성 가면’ 소동이었다. 당시 응원단이 착용한 가면을 두고 김일성의 젊은 시절 얼굴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지난 12일 인디에프 주가는 6.62% 하락한 1480원으로 장을 마치게 된다.
하지만 13일 김정은 위원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고 돌아온 고위급 대표단을 만나고 이를 격려했다는 사진이 공개되자 인디에프는 반등했다. 이날 종가는 1670원으로 전일보다 12.84% 상승하며 올림픽 개막 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이후 소폭 등락을 거듭한 인디에프는 올림픽 폐막 이후 다소 주춤했고 27일 1475원으로 장을 마쳤다.
비효율매장 철수 등 적자해소 노력, 한미 연합훈련 등 불안요소 산적
금감원에 따르면 인디에프의 지난해 매출액(연결)은 2011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무려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1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010년 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2016년까지 6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지만 지난해 7년 만에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인디에프 측은 “비효율 매장을 철수하고 적자브랜드를 정리해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주력브랜드 및 신규사업(바인드)의 매출 증가로 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7년 만의 흑자 전환에도 불구하고 인디에프에 대한 신중한 투자가 요구되는 배경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것도 인디에프 주가의 불안요소로 꼽힌다. 향후 한미 연합군사훈련도 예정돼 있어 남북 관계가 다시 악화될 가능성 역시 마찬가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인디에프 주식에 대해 테마주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화해 모드가 조성되긴 했지만 아직까지 경제협력으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미국이 여전히 북한에 대해 최고 수준의 경제제재를 이어가고 있어 실질적인 경제 협력을 언급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다”고 말했다.
이어 황 위원은 “북핵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는 등 화해 분위기가 뒤집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문화적인 화해 모드로 인해 개성공단이 재개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하나로 주가가 상승하는데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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