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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르포]<233>-강동구 상일동 고급빌라촌
통합재건축 기대감, 매물 자취감춘 ‘강동 유엔빌리지’
통합재건축 ‘윈윈(Win-win)’ 전략 채택…정부 안전진단 강화 걸림돌
배수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3-09 12:16:24
 
▲ 서울 강동구 상일동 일대 형성된 고급빌라 단지들이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우면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대상이 되는 빌라는 현대빌라, 효성빌라, 삼성빌라, 상일우성타운 등 4곳이다. 사진은 상일동 일대 빌라촌 전경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가 강화되면서 재건축사업을 진행 중인 단지들의 행보는 크게 두 분류로 나뉘고 있다. 강화기준 적용을 피하기 위해 속도전에 돌입한 단지들이 있는가 하면 새 기준을 넘기기 힘들다고 판단한 단지들은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급빌라 단지 밀집지역 내에도 이러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발 빠르게 움직여 2차 정밀안전진단까지 마친 단지가 있는 반면 간발의 차로 새 안전진단 기준을 적용받게 된 단지도 존재한다. 일부 단지는 재건축 보류로 가닥을 잡기도 했다.
 
강남8학군·역세권·고덕택지지구 수혜…전용 84㎡ 시세, 전년 대비 최대 2억 상승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강동구 상일동 고급빌라 단지 밀집지역은 강동아름숲·길동공원·명일근린공원 등 녹지로 둘러싸여 쾌적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지난 1986년 입주한 현대빌라를 시작으로 △1987년 효성빌라 △1988년 삼성빌라 △1989년 상일우성타운 △1992년 대림빌라 △1999년 삼성그린빌라 등이 차례대로 준공되면서 하나의 마을처럼 형성됐다.
 
이곳에 자리한 빌라 단지들은 재건축 연한 30년을 모두 채워 지난해부터 하나 둘 재건축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재건축 추진에 돌입한 빌라 단지는 현대빌라(84세대)·효성빌라(69세대)·삼성빌라(132세대)·상일우성타운(105세대) 등 4곳이다. 이들 빌라는 5개~최고 11개동, 최고 3층 높이의 저층 빌라단지다. 세대수도 적고 대지지분율도 높아 향후 재건축이 이뤄질 경우 사업성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2종 주거지역에 속해있기 때문에 재건축을 진행할 경우 최고 12층까지 건축이 가능하다. 빌라 인근에 한영외고, 한영중·고, 대명초, 배재중·고, 명일여고, 상일여고 등 명문 학교들이 자리해 학군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대명초, 한영중·고, 한영외고 등은 도보로 통학이 가능해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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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에 강동경희대병원·고덕평생학습관·온조대왕체육센터·강동아트센터·이마트 등 생활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서울지하철 5호선 고덕역·상일동역 사이에 위치한 이곳은 9호선 연장사업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운동장에서 보훈병원을 잇는 3단계 구간이 연내 개통하면 강남 접근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밖에 올림픽대로·중부고속도로·서울외곽순환도로 등의 진입도 수월하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지도=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인접한 곳에 조성되는 약 1만9700여가구에 달하는 고덕택지지구의 후광효과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강동구의 매매가격 변동률은 4.83%로 서울 평균 2.68%의 두 배를 웃돈다. 지리적 조건과 각종 개발 호재가 맞물리면서 향후 주거환경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자 단기간에 시세가 올랐다는 분석이다.
 
학군, 교통, 사업성 등을 고루 갖춘 덕에 상일동 고급빌라 단지의 시세는 날로 오르는 추세다. I부동산 관계자는 “최대 용적률이 100%에 달하는 가구도 있다 보니 웬만한 물건들은 다 빠지고 없는 상태다”며 “지난해 상일우성타운 전용 84㎡(약 25평) 규모가 7억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9억원으로 2억원이나 올랐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이마저도 매물이 없는 상황이다.
 
큰 평형대의 가격 상승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효성빌라 가장 큰 평형대인 전용면적 141.53㎡(약 43평) 호실은 2015년 7억500만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12억원 정도에 거래가 이뤄진다. 삼성빌라 전용면적 170.76㎡(약 52평) 호실은 2015년 11억원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리모델링 정도에 따라 12억5000만원선에 거래되며 14억~16억원을 호가하는 매물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M부동산 관계자는 “이곳 빌라단지는 그동안 쭉 저평가된 곳이기도 하고 아파트에 비하면 세대수가 적기 때문에 매매가 오름폭은 크지 않지만 재건축 호재를 타고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재건축 진행 초기단계임에도 불구하고 투자 문의가 끊이지 않고 나온 매물은 금세 빠져 현재 3건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고 전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상일동 고급빌라촌은 위례신도시·거여·마천지구, 하남지구 등과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장점이 있다”며 “교통 인프라도 좋아 김포신도시나 마곡지구보다 강남 접근성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러 입지조건·개발 호재가 많고 학군도 받쳐주기 때문에 향후 가격 상승 요인이 곳곳에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정책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 청사진 무산 위기
 
각종 개발·호재로 인해 시세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상일동 고급빌라 단지들은 최근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강화가 그것이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각 단지들은 사업을 따로 추진하긴 하지만 향후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재탄생 할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각 단지 별로 재건축 추진 속도가 다른 상황에 정부 규제가 생겨나면서 안전진단 문턱을 넘지 못한 단지들의 사업 속도는 더욱 더져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각 단지별 재건축 사업 속도 차이는 벌어지게 된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의 변신도 불가피하게 늦어질 수밖에 없다.
 
상일동 고급빌라 단지들은 세대수도 많지 않고 대지지분도 커 재건축 시 사업성이 뛰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국토부가 강남권 집값을 잡기 위해 꺼내 든 안전진단 강화 방안으로 사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여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빌라촌 일대 전경. ⓒ스카이데일리
  
삼성빌라에 거주하고 있는 이경애(42·여·가명) 씨는 “이곳 빌라들은 모두 가까이 붙어있어서 각기 다른 빌라지만 하나의 마을공동체 같은 느낌이 있다”며 “안전진단 통과 플래카드도 붙고 뭔가 제대로 사업이 시행되는 듯 했는데 앞으로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안전진단 강화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재건축연한을 모두 충족했다고 하더라도 재건축을 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재건축 사업은 화재·지진 등 재난에 취약하거나 층간소음·주차공간 부족 등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역을 중심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했다.
 
현대빌라·효성빌라·삼성빌라·상일우성타운은 재건축 연한 30년을 모두 채워 지난해부터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현대빌라·효성빌라는 2차 정밀안전진단까지 통과했지만 나머지 2곳은 1차만 통과한 상태다.
 
나머지 2곳의 희비도 엇갈렸다. 지난 2일까지 안전진단업체 입찰공고를 하고 업체 선정까지 끝낸 우성타운은 이전 기준으로 안전진단을 받게 됐다. 반면 삼성빌라는 새 기준 적용을 앞두고 안전진단을 계속 진행할 지 주민의견을 수렴 중이다.
 
H부동산 관계자는 “따로 떨어져 있는 벽산빌라와 달리 현대·효성·삼성·우성은 재건축을 함께 진행한다는 것에 의미가 크다”며 “빌라 각각이 소규모로 재건축을 시행할 경우에는 재건축 시한은 단축되겠지만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새 안전진단 기준을 용케 통과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를 생각하면 수천만원 용역비가 그대로 사라지기 때문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당초 통합재건축을 논의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미 통과한 단지들마저 발이 묶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만약 안전진단을 이미 통과한 빌라만 소규모로 재건축을 추진한다면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어렵기 때문에 이곳 빌라들은 공동으로 통합재건축을 할 수밖에 없다”며 “물론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들도 아직 초기단계고 변수들이 많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수람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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