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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판교테크노밸리 주차난
국가 첨단산업 두뇌들, 사소한 주차걱정에 ‘진땀’
조성단계서 최적화 아닌 최소한만 고려…주차고민에 업무차질 우려까지
남승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3-19 18:32:08
▲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가 주차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계획 당시부터 법적 기준통과만 의식한 채 실수요에 대한 판단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뾰족한 해법은 전무하지만 스타트업 열풍으로 입주기업의 수가 점차 증가해 주차난은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한화테크윈 R&D센터 옆 임시주차장ⓒ스카이데일리
 
IT기업 등이 밀집한 판교테크노밸리의 고질적인 주차난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입주기업 직장인들 사이에서 주차권이 양수·양도 거래가 이뤄지는 등 진풍경도 생겨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시 외곽에 건설된 이곳의 주차수요 예측이 애초부터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관련법만 겨우 거쳤을 뿐 실수요는 전혀 고려치 않았다는 주장이다. 추가로 주차장 늘리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별다른 대책마저 전무해 주차난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차권 사고파는 판교테크노벨리 직장인들…“월 20만원 부담 크다”
 
직장인들이 주로 찾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판교지역 주차권을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거래는 본인이 사용 중인 주차장 위치와 양도 대가로 일정 금액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자신에게 팔라는 댓글과 함께 판교지역에서 근무하며 주차가 힘들다고 토로하는 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회초년생이라고 언급한 한 직장인은 “한 달 주차료가 20만원이라 부담스럽다”며 “월급의 6%가 고스란히 주차비로만 지출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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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매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판교 지역 주차권 매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판교역 인근 아파트단지에 거주한다는 한 판매자는 13만원에 아파트 주차권을 양도한다고 게재했다. 그는 “자가용을 보유하다 더 이상 끌지 않게 돼 주차권을 팔게 됐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중고나라에 올리는 족족 주차권이 판매된다는 사실을 알게 돼 판매를 결심했으며 일반적으로 13~15만원 선에서 거래된다”고 설명했다.
    
▲ 민간주차장에 비해 월·일 단위 주차요금이 저렴한 공영주차장 수요는 매우 높은 상황이다. 흙먼지가 날리는 비포장 주차장(사진)일지라도 저렴한 가격에 주차장을 찾는 이들로 붐빈다. 이 마저도 구하지 못한 이들은 매달 20만원대 초·중반의 값을 치러야만 주차가 가능하다.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판교테크노벨리 일대 민영주차장들의 실태를 확인해 봤다. 이곳 민영주차장들은 평균 24만원의 월 주차요금을 징수하고 있었다. 하루 온종일 주차가 가능한 1일권의 경우 2~3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었다. 시간 당 주차요금은 평균 3000원이었다. 타 지역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임에도 부룩하고 신규 주차권 확보는 힘든 상황이었다.
 
그나마 가격이 저렴한 공영주차장은 이용 자체가 힘든 수준이었다. 일부 공영주차장의 경우 이용자들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월 주차제도를 폐지하고 일일주차 차량만 받기도 했다. 다소 저렴한 월주차가 폐지되고 주차장 이용객을 매일 같이 선착순으로 받겠다는 결정에 인근 직장인들은 상당한 거부감을 보였다.
 
또 다른 공영주차장을 찾았다. 이곳의 월 주차 이용요금은 6만원, 일 이용요금은 6000원 등이었다. 포장조차 되지 않아 바람이 불 때마다 흙바람이 일었지만 저렴한 가격 탓에 많은 차주들이 이곳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면적이 좁은 탓에 차량 바로 앞을 다른 차량이 가로 막는 경우가 빈번했지만 그럼에도 차량들이 꾸준히 모여 들었다. 일부 차들의 경우 두 세대의 차주를 호출해야 겨우 출차가 가능했다.
 
카카오뱅크에 재직 중인 한 직장인은 “주차장 사정이 이렇다보니 차가 있어도 월에 2~3회만 자가용을 이용해 출근하게 된다”며 “인터넷으로 예약하는 공영주차장의 경우 대기기간만 1년이 넘기도 해 동료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지옥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Hell’과 판교의 ‘교’를 붙여 ‘헬교’라 부를 정도다”고 토로했다.
 
별도의 주차공간을 보유한 사옥이 있는 업체에 재직 중인 직장인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자가용 출퇴근 인구가 많다보니 직원들 간 주차경쟁이 심화됐고 매달 추첨을 통해 주차장 이용자를 가린다는 것이다.
 
경기도 용인에서 이곳까지 매일 출퇴근 한다는 한화테크윈 직원은 “일반적인 야외주차장의 하루 이용요금이 2만원 선인데 가격부담이 심해 차를 집에 놔두고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다”면서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보다 시간이 꽤 많이 소요되는 편이다”고 전했다. 그는 “회사주차장의 경우 매달 부서별로 주차권을 추첨하는데 석 달에 한 번꼴로 당첨돼 이용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건설단계서 최적화 아닌 최소한만 고려…뾰족한 대안 없어 더 난감
          
▲ 급기야 판교테크노밸리(사진·전경) 입주 기업들에 종사하는 직원들은 각종 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본인 소유의 주차권 양도·양수를 돈을 주고받으며 거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차가 없는 인근 아파트단지 주민들도 직원들에 이와 같은 방식으로 주차자리를 판매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판교 테크노밸리 입주기업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이곳에 종사하는 인원은 총 7만2828명(2015년 말 기준)이다. 이 중 출퇴근 시 자가용을 이용하는 비중은 32.7%로 약 2만380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테크노밸리 내 전체 주차장은 2만2084면에 불과하다. 약 1700여면 이상 부족한 실정이다. 조사가 이뤄진 이후에도 판교입주기업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과거에 비해 주차장 부족의 심각성은 더해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주차장설치 관련 법·조례 등에 따르면 △업무용시설 100㎡(약 33평) △교육연구시설 200㎡(약 67평) △근린생활시설 135㎡(약 40평) 당 각각 1면의 주차장을 확보해야 한다. 테크노밸리와 같은 인력집중형 단지의 경우 최소한의 법적허가치만 지킬 경우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동신대학교 도시계획학과 안형순 교수는 “최적화된 주차환경을 고려하는 것이 아닌 최소한의 주차 용지 확보를 위한 법체계는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며 “산업단지·건축물별로 주차 수요를 정확히 용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남승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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