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줄곧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특히 금융사 CEO가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그 사외이사가 다시 CEO를 선임하는 금융지주회사의 ‘셀프연임’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 등이 직접 언급하며 그 심각성을 지적했을 정도였다. 얼마 전에는 주요 금융지주사에 대한 지배구조 점검을 실시한 후 개선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여전히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CEO의 영향력을 깊이 새겨 넣는 모습을 보여 잡음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금융권 주요 이슈로 부각된 금융지주 사외이사 선임 실태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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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 선임 실태에 대한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거세지자 각 금융지주사들은 선제적으로 친정부 인사를 다수 영입하는 등 사외이사진 개편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금융지주사들은 여전히 사외이사 선임에 CEO의 영향력을 새겨 넣으려는 시도를 일삼아 비판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대표적이다. 재일교포출신 사외이사 선임 문제에 대한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지적에도 불구하고 뒷짐만 진 체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CEO가 선임한 사외이사가 다시 CEO선임…금융사 셀프연임 지배구조 철퇴
지난 15일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점검 결과, CEO선출과정에서 과도하게 현직 CEO의 영향력이 많이 개입되고 있다고 판단해 그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은 것이다.
개선방안의 핵심 내용은 ‘사외이사에 대한 CEO의 영향력 약화’다. 개선방안이 실행될 경우 현직 CEO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사외이사와 감사가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복안이다. 현직 CEO의 측근 인사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CEO를 연임시키는 셀프연임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존재한다.
지난해부터 줄곧 사외이사의 독립성 문제가 끊이지 않자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대대적인 사외이사 개편 움직임을 보였다. 금융당국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KB금융지주는 주주총회를 통해 7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의 사외이사를 교체했다. 신한금융은 임기만료를 앞둔 7명 중 3명의 사외이사를 새롭게 선임했다. 하나금융지주은 기존 사외이사 7명 중 4명을 신규선임해 가장 큰 폭의 변화를 보였다.
그 과정에서 신규 사외이사들 중 일부 인사들은 현 문재인정부와 관련있는 인사들로 채워지기도 했다. 신한금융의 박병대 사외이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12기)다. KB금융의 선우석호·정구환 사외이사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같은 경기고등학교 동문이다.
금융지주사들의 대규모 사외이사교체를 단행하면서 동시에 친정부 인사를 대거 등용하자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금융지주사들이 ‘CEO권한 축소’를 주장하는 금융당국의 코드맞추기에 나섰다는 분석들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외이사 교체 후에도 여전히 그들만의 잔치…“신한금융 조용병, 금융당국 우습나”
일부 금융지주사들이 사외이사 교체 흐름 속에서도 여전히 현직 CEO들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CEO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수 있는 핵심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내에 남겨 놓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신한금융지주가 꼽힌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9월 금감원으로부터 재일교포 출신 사외이사에 대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재일교포 주주가 추천하는 사외이사의 경우 관행적으로 전문 분야가 아니라 출신 지역별로 후보군을 관리하는 등 전문성 제고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금감원의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신한금융은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2명의 재일교포 출신 사외이사를 새롭게 선임했다. 김화남 사외이사와 최경록 사외이사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같은 재일교포 출신인 이정일·이흔야 전 사외이사의 후임으로 선임됐다.
현재 사외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히라카와 유키, 박안순 사외이사(이상·재일교포) 등과 필립에이브릴 사외이사(BNP파리바증권 일본 현지법인 CEO)까지 포함하면 총 5명이 일본 측 사외이사다. 전체 사외이사(10명)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과거부터 현 경영진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쳐온 재일교포 주주세력에서 대부분의 사외이사가 선임되자 사외이사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한금융이 금융당국을 우습게 여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분의 17~20% 수준을 재일교포 주주들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지배구조 자문기관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이번 주총을 앞두고 “재일교포주주들 일부가 통일된 의사결정을 해왔다”며 “동질적인 집단에서 다수의 사외이사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독립성 문제가 있다”고 신한금융을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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