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사’ 벚꽃이 돌아왔다. 꽃의 특성상 단기간 동안 흐드러지게 피고 황홀한 꽃비를 내리며 지는 까닭에 매년 4월 초 열흘에서 2주 남짓한 기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짧은 벚꽃축제를 즐기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 1일 경남 창원시 진해 군항제가 화려한 막을 올린 가운데 이튿날인 2일에는 서울에도 벚꽃이 공식 개화하며 본격적인 ‘벚꽃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트렌드에 민감한 유통가도 덩달아 바빠진 모양새다. 본격적인 벚꽃시즌을 앞두고 다양한 기획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맛보고 즐기는 벚꽃…과자·PB 상품 봇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그동안 대부분의 시즌상품들은 디자인적 요소를 강조해 온 것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벚꽃의 경우 계절과일들과 달리 맛을 구현하는 데 다소 제한적이라 디자인 외에 향 정도를 내세우는 데 그쳤다.
그러나 올해는 마치 벚꽃을 먹는 듯한 느낌을 주는 제품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들 제품들은 벚꽃 추출액과 분말, 향 등을 첨가해 시각적인 부분을 넘어 혀끝으로 맛 볼 수 있도록 한 게 대표적인 특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마다 반복돼 온 벚꽃 마케팅이 과열된 만큼 희소성을 내세우거나 변화를 주는 등 다양한 시도가 빗발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태제과는 출시 당시 품귀현상까지 빚었던 인기제품 허니버터칩에 벚꽃맛을 첨가한 ‘허니버터칩 체리블라썸’을 벚꽃시즌에 앞서 선보였다. 140만개 한정 수량으로 선보인 이 제품은 경북 칠곡 야산에서 채취한 깨끗한 벚꽃을 그대로 갈아 넣어 은은한 꽃향기를 담았다.
해당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도 적지 않은 만족감을 드러냈다.임혜선(23·여) 씨는 “진짜 벚꽃을 갈아 넣었다니 신선하다”며 “한정판 제품이라 계속 즐길 수 없다는 점이 다소 아쉽게 느껴질 정도다”고 말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박선영(34·여) 씨는 “아이와 함께 과자를 사러 갔다가 핑크색 포장지의 허니버터칩을 구매한 뒤 처음 맛보게 됐다”면서 “벚꽃이 피기 전에 처음으로 맛을 보게 됐는데 맛과 향에서 색다름을 느겼다”고 전했다.
GS리테일은 자체브랜드(PB) ‘유어스’를 통해 벚꽃 추출액을 담은 ‘벚꽃 스파클링’을 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다. 출시와 동시에 대만에도 수출해 30만개 이상의 수출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세븐일레븐도 원유에 벚꽃분말·벚꽃향 등을 가미한 벚꽃라떼를 통해 올해 처음으로 벚꽃 상품 경쟁에 가세했다. 이 밖에도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의 체리블라썸·SPC삼립의 상큼미니샌드 등이 벚꽃 맛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女心 자극하는 핑크빛 분위기…커피전문점·쇼핑몰에도 봄기운 물씬
여심을 잡기 위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벚꽃 마케팅도 눈여겨 볼만 한 대목으로 꼽힌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벚꽃향을 첨가한 음료를 선보임과 동시에 매장 내·외부에 핑크색을 덧입혀 봄의 기운을 전달하고 있다. 고객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다.
체리블라썸라떼를 주문한 장대한(29·남) 씨는 “벚꽃 향이 나는 것 같다고 느꼈지만 실제로 향을 넣은 줄은 몰랐다”며 봄에만 출시되는 메뉴라 왠지 사먹어야 할 것 같아 매년 봄마다 마시는 편이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주현(29·여) 씨는 “계절별로 특정기념일별로 스타벅스의 다양한 시즌 이벤트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벚꽃 이벤트가 가장 마음에 든다”며 “개화 전부터 벚꽃을 느끼며 봄이 다가왔음을 알 수 있고 미세먼지가 심한 가운데서도 이렇게 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전했다.
커피베이와 이디야커피도 벚꽃마케팅에 도전했다. 커피베이는 모카, 바닐라라떼, 에이드 등에 벚꽃을 함유한 제품들을 속속 선보였다. 이디야커피는 카페라떼 위에 벚꽃향과 화이트 초콜릿 토핑이 얹힌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디아커피를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아무래도 여성 소비자들 반응이 뜨겁다”며 “하루 평균 40잔 이상 팔린다”고 말했다. 이디야커피 본사 관계자는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내년에도 같은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알렸다. 실제 매장에서 만난 김이슬(27·여) 씨는 “향을 첨가해서 그런지 벚꽃 축제 생각이 난다”며 “달콤하기도 해 디저트로 즐기기 좋다”고 칭찬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짐에 따라 야외활동에 다소 제한적인 점을 노린 대형 쇼핑몰도 벚꽃 이용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있다. 여의도 IFC몰이 대표적이다. 여의도역과 연결된 이곳은 일대 많은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들리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이곳은 벚꽃으로 내부를 장식해 눈길을 끌고 있다.
내부만 꾸민 것이 아니라 오는 4일부터 14일까지는 ‘체리블라썸 뮤직페스티발’도 개최된다. IFC몰 안혜주 전무는 “서울의 대표적인 벚꽃 축제인 여의도 봄꽃축제를 맞아 고객들이 단순히 봄꽃을 감상하는데 그치지 않고 색다른 문화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며 “IFC몰은 쇼핑 공간을 넘어 고객에게 즐겁고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서울 대표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최선을 다 할 것이다”고 말했다.
[남승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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