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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서초 특수학교 조성 갈등
“부촌 서초 황금땅 화장터도 모자라 특수학교라니”
주민들 “생활편의시설 조성 부지 협소…과거 종 상향 약속 지켜야”
남승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4-24 00:06:27
▲ 서울추모공원(사진)은 건립 과정에서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대를 무릅써야 했다. 더욱이 서울시가 추진한 내곡보금자리 주택 조성사업이 일부 마을의 일조권까지 침해하면서 이곳 주민들과 서울시 간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주민들은 시가 종 상향을 약속해 화장시설 설립에 찬성표를 던졌으나 이후 시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힐난했다. ⓒ스카이데일리
 
내년 9월, 17년 만에 서울 내에 장애인 특수학교 두 곳이 개교를 준비 중인 가운데 여전히 인근 주민들의 여론은 싸늘한 상황이다. 특히 나래학교(가칭)가 들어서는 서울 서초구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과거 이곳 주민들은 타 지역에서 건립을 적극 반대했던 화장장 건립에는 찬성표를 던졌다는 점에서 이번 나래학교 건립 반대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여론이 적지 않다. 동시에 과거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는 배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이곳 주민들이 나래학교 건립에 반대하는 이유는 과거 서울시로부터 배신당한 전례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건립 과정에서 오세훈 전 시장으로부터 용도지역 변경(종 상향)을 약속받았지만 박원순 시장 취임 후 서울시가 “검토만 고려했을 뿐 약속한 적은 없다”며 종 상향을 거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교육 당국 역시 애초부터 주민과의 합의를 전제로 나래학교를 건립하겠다고 운운했지만 벌써부터 철거가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타 지역에서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를 야기할만한 시설이 차례로 들어오는 것을 두고 서울시가 종전대로 종 상향 약속만 지킨다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나래학교 설립 마냥 반대하지 않는다…서울시가 과거 약속부터 지켜라”
 
▲ ⓒ스카이데일리
  
나래학교가 설립되는 곳은 서초구 염곡동 언남초등학교 폐교부지다. 지난 17일 서울시와 교육부·서초구 등은 내곡동주민센터에서 공청회를 열고 나래학교 설립과 관련해 주민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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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민들과 당국 관계자들은 기존 학교의 철거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교육부 관계자가 “폐교를 유지·관리하는데 매달 300만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된다”며 철거부터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주민들은 “내년 9월 개교를 강행하겠다는 의미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주민들은 한 목소리로 “특수학교 건립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서울시가 약속한 종 상향 이행이 우선돼야 한다”며 “이것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끝가지 특수학교 건립에 반대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주민들이 주장한 ‘약속’은 과거 추모공원 건립 과정에서 주민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 서울시가 제안한 용도지역 변경 문제다. 현재 염곡동 일대는 1종 전용주거지역이다. 단독주택들이 약 90%의 비중을 보이는 가운데 단독주택이 아닌 경우도 3세대 이하의 소규모 주택들이 늘어선 상황이다. 22학급 140여명의 장애학생이 입교할 계획인 나래학교가 문을 열 경우 주택난이 예상된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실제 서울시 도시계획관리위원회가 지난해 집단취락 지구단위계획 수립 용역에서도 이 부분이 지적됐다. 임차주택이 턱없이 부족한 염곡동에 생활편의시설 수요만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나래학교 학생 및 가족들과 지역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주민편익시설 및 다양한 주택들이 공급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주민들은 애초부터 서울시가 약속만 지켰다면 문제됐을 것이 없었을 것이란 입장이다. 종상향추진위원회 조차만(84·남) 위원장은 “박원순 서울시장도 작년 국정감사에서 종 상향 문제에 대해 공감한 바 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서울시의 태도에는 변화가 없다”고 꼬집었다.
 
화장장·내곡보금자리 추진 시 종 상향 약속…10년째 제자리 걸음
 
주민들이 주장하는 서울시의 용도지역 변경 약속의 역사는 지난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시는 서초구 원지동 일원을 화장장이 포함된 서울추모공원 건립부지로 선정했지만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후 지지부진하던 사업계획은 오세훈 시장 재임시절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 서초구 염곡동 언남초등학교 폐교부지에 들어서게 될 지체장애학생들을 위한 나래학교 설립을 두고도 주민들은 반발하는 모양새다. 서울시의 종상향 약속이 지켜져야 반대를 거두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서울시는 “약속이 아니다”며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사진은 서초구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위)과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구(舊) 언남초등학교 부지 ⓒ스카이데일리
 
주민들은 용도지역 변경 약속이 결정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때 종 상향을 약속받은 지역이 서초구 염곡동 염곡마을을 비롯해 △신원동 본·청룡·원터마을 △내곡동 홍씨·능안·안골마을 △우면동 성촌·형촌마을 등 9개 마을이었다.
 
해당 마을들은 1972년부터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로 묶여 있다가 지난 2006년이 돼서야 1종 전용주거지역으로 설정됐다. 주민들은 “서울시가 이곳을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변경을 약속했고 이에 따라 서울추모공원 계획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입을 모았다. 만약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종 상향이 이뤄질 경우 용적률이 기존 100%에서 200%로 확대되고 건물 층수 또한 3층 이하에서 7층 이하로 높아지게 된다.
 
관할 지자체인 서초구청 역시 보상의 필요성과 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 종 상향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종 상향과 관련해 2010년부터 서울시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시가 그린벨트 해제지역의 저층 주거지를 보존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서울시 내 전례 없는 화장장이 건립되고 인접한 지역에 대규모 공동주택지구 주택건립사업이 추진됐다”면서 “이 같은 특수성과 환경·경제적 영향 및 주거환경 훼손 등 객관적인 측면 등을 고루 고려했을 때 혐오시설 입지에 따른 시의 보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민들과 서초구의 입장과는 달리 서울시는 반대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애초부터 약속이 아닌 검토를 고려하겠다는 뜻이었을 뿐이다”면서 “현재도 종 상향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언급했다.
 
[남승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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