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청년들의 체계적인 취업 지원을 목적으로 실시중인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이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당초 목적과 달리 청년들의 ‘용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 지적이 일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 만족도와 취업 이후 고용유지율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은 더해지는 분위기다. 취업성공패키지 상담사들에 대한 실적 압박이 논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막대한 정부예산 투입 ‘취업성공패키기’…실적 압박에 날림 운영 성행
2009년 도입된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은 저소득 및 취업취약계층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통합적인 취업지원 프로그램이다. 2011년 청년과 중장년으로 대상이 확대됐다. 지원 대상자는 만 18세 이상의 학생들과 취업준비자이며 △1단계, 진로·경로 선정 △2단계, 의욕·능력증진 △3단계, 집중 취업 알선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1단계 상담만 받아도 최대 25만원의 참여수당이 지급되고 취업 시 최대 150만원의 취업성공수당이 지급된다. 취업성공패키지 참여자 수는 2011년 9만명에서 2012년 14만명, 2015년 30만명, 2016년 37만명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정부예산도 △2012년 1396억원 △2013년 1696억원 △2014년 2171억원 △2015년 3374억원 △2016년 3135억원 △2017년 5329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 책정된 예산은 5029억원이다.
하지만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은 당초 취지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어 실효성 지적을 받고 있다. 취업성공패키지 사업 참여자들과 취업 전문가들은 “정부가 해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데도 청년 실업 해소에 효과가 적다”는 지적과 함께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의 전면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 연구원이 지난 2015년 12월 실시한 ‘취업성공패키지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참가자 중 61%가 ‘취업에 전혀 또는 거의 도움이 안 된다’고 답했다. 불만족 이유로는 ‘향상미흡’(48.6%), ‘교육·훈련과정의 단순함’(43.2%), ‘훈련기관 선택 제약’(40.5%) 등을 꼽았다.
취업정보카페를 비롯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기껏 상담 했더니 월급 150만원 주는 공장을 소개시켜줬다’, ‘취업 포털에서 제공하는 구인광고를 그대로 읽어주는 수준’, ‘취업성공패키지는 이미 용돈벌이 사업’ 등의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취업성공패키지’에 참가한 경험이 있다는 직장인 김인진(가명·27) 씨는 “당시 대학 마지막 학기를 다니며 취업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선배들로부터 ‘취업성공패키지’를 추천받았다”며 “선배들이 ‘큰 도움은 안 되지만 용돈을 주는 정부 사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해 안하면 손해 보는 거 같아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담을 받아보니 선배들 말이 틀린 게 아니었다”며 “상담사들이 형식적으로 얘기해주는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나름대로 취업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상담사는 해당분야에 대해 자신보다 모르는 것 같아 1차 수당만 받고 끝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판매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임지영 (가명·23) 씨는 단순히 용돈벌이를 위해 취업성공패키지 3차 과정까지 마친 경험을 지녔다. 임 씨는 “취업성공패키지를 3차까지 완료한 건 취업수당을 받기 위해서였다”며 “오랜 시간동안 기다리며 3차까지 완료했는데 정작 알선해주는 회사는 취업포털사이트에서 구인을 하고 있는 회사여서 실망했다”고 토로했다.
정부 눈치 때문에 실적 쌓기 급급한 상담사들…“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 시급”
취업성공패키지 참가경험자들은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실효성 있는 성과를 얻지 못하는 이유로 ‘실적 채우기에 급급한 안일한 알선방식’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구직자들의 적성이나 희망직무를 고려하지 않은 취업 알선으로 인해 막상 취업을 하더라도 적성이 맞지 않거나 적은 급여로 인해 몇 개월 다니다 그만두게 된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6년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한 청년 중 취업자 수는 21만7519명인데 반해 1년 이상 고용 유지율은 46.3%에 불과했다.
D어학교육기업 김주성 (32·가명) 인사팀장은 “취업성공패키지 교육을 완료한 사람들의 취업알선을 여러 번 받았다”며 “하지만 직무 내용을 모르는 경우가 빈번했고 적성에 맞지 않아 빨리 그만두는 사례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성공패키지 진행 방식을 세부적으로 알지 못 하지만 지원자들이 해당 직무조차 잘 모르는 것으로 봐서는 좋은 결과를 내놓을 만한 프로그램은 아닌 거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취업준비생인 안진섭 (26·가명) 씨는 “원래 유통 MD쪽 취업을 원했지만 유통회사 물품관리 관련 일을 알선해 줘 황당했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래 준비하고 공부했던 직무가 아닌 곳에서 일을 하게 되니 힘들고 시간낭비를 하는 거 같았다”며 “실무에 있어서도 막히는 게 많아 지금은 그만두고 스스로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한 학생들의 상담과 취업알선 실무를 담당하는 상담사들은 실적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상담사는 “여러 직종 중에 실적압박이 가장 심한 곳이 이쪽 분야다”며 “야근도 많이 할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관리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노동부로부터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의 운영을 위탁받는 입장이기 때문에 회사는 향후 재계약을 위해 실적에 신경 쓸 수 밖에 없다”며 “정부 직접 나서서 해결하지 않으면 악순환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민간 위탁기관에서 근무 중인 상담사 김인경 (28·가명) 씨는 “고용노동부에서 상담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 인력과 교육 지원을 지속적으로 한다고 하지만 상담사들의 실적압박을 해소하기에는 태부족이다”며 “현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일자리와 연계되는 사업이다 보니 고용노동부로부터 선택을 받는 입장인 민간 위탁기관의 경우 실적 압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취업성공패키지 상담사 연봉은 1900만원~2400만원 가량이며 실적이 우수한 상담사에게는 성과급이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문제점 개선을 위해 상담사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올해는 민간위탁기관 상담사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고 임금 수준을 지속적으로 확인 하는 등 상담원들의 처우개선을 통해 실질적 상담의 질을 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배태용 기자 / 판단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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