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노동자라면 누구나 ‘노조 할 권리’를 갖는다. 노동자는 노조를 통해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3권을 행사하며 자신의 권익을 주장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 침해·간섭받아서도, 또는 방해를 받아서도 안 된다.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는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타 노조의 노조연맹 가입을 방해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같은 노동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제 배 불리기 급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 노조는 업무시간 도박, 사측과의 술자리 등 자신들의 기득권을 이용해 특권에 가까운 비위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은 더해지는 분위기다. 정상적인 노조 활동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게 대다수 국민들의 반응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현대차 노조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이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반응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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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처우로 ‘귀족노조’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현대자동차(이하·현대차) 노동조합(이하·노조)의 ‘밥그릇 챙기기’가 물의를 빚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자신들의 생존권을 이유로 다른 노조의 노조연맹 가입을 저지하고 있다. 처지가 같은 노조의 ‘노조 할 권리’를 짓밟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업무시간 도박, 사측과의 술자리 등 비위 행위가 적발돼 논란은 더해지는 분위기다. 정상적인 노조의 행태를 벗어나도 한 참 벗어났다는 게 국민 여론이다.
밥그릇 챙기기 급급한 현대차 노조…노조의 ‘노조 할 권리’ 스스로 부정
현대차 판매위원회(이하·판매위) 노조는 지난 2년간 대리점 소속 특수고용노동자를 중심으로 꾸려진 판매연대의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금속노조) 가입을 줄곧 반대해 왔다. 앞서 판매연대 소속 근로자들은 그동안 4대보험 조차 적용받지 못하고 기본급과 수당에만 의존해야 하는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금속노조 가입을 희망해 왔다.
현대차 판매위 노조는 판매연대 조합원들은 영업일선에서 더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해 자신들의 고객을 빼앗고 있다고 주장했다. 판매연대의 금속노조 가입이 승인될 경우 처우가 개선돼 자신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며 가입 반대를 부르짖었다. 현대차 노조의 반대 의사 표출 방식은 시간이 흐를수록 격렬해졌다.
지난 2016년 현대차 판매지부 노조원들은 판매연대의 금속노조 가입을 격렬히 반대하며 논의 자체를 방해했다. 이어 지난 2월 열린 ‘123차 중앙집행위원회’ 자리에서는 판매연대 금속노조가입 안건 논의 직전부터 회의를 방해했다. 현대차 판매지부 노조원들은 판매연대의 금속노조 가입을 호소하는 중앙위원을 상대로 폭언과 위협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7일 진행된 금속노조 중앙집행위원회(이하·중집위)에서도 ‘판매연대 가입 및 지역 편제’ 안건이 논의됐다. 이날 회의에서 현대차 판매위 노조와의 갈등으로 인해 해당 안건 처리에만 2시간 이상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대차 판매위 노조는 단상을 가로막고 야유를 퍼붓는 등의 행위를 지속했고 이 과정에서 2번의 몸싸움도 발생했다. 특히 집행위원장이 해당 안건을 표결처리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자 현대차 판매위 노조는 집행위원장을 둘러싸고 온갖 고성과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결국 지난달 30일 금속노조는 현대차 판매위 노조의 동의 없이 위원장 전결로 판매연대의 가입을 승인했다. 김선영 판매연대 위원장은 “지난 2016년 5월21일 금속노조 가입 신청을 낸 후 가입이 승인되기 까지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며 “그동안 중집위에서 꾸준히 안건으로 상정했지만 현대차 판매위 노조의 방해로 처리가 무산됐고 회의체인 대의원회의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이어 “회의를 통한 가입 승인 처리가 불가능해지자 중집위 위원들이 금속노조 위원장에게 해당 안건 전결을 위임했다”며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30일 금속노조 가입이 승인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금속노조에 가입한 것이 이렇게 축하 받을 일인지 모르겠다”고 씁쓸히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현대차 노조의 귀족 이미지는 스스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비정규직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현대차 노조가 판매연대의 금속노조 가입을 줄곧 반대해 왔다는 것은 스스로 노동삼권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판매위 노조 관계자는 “우리는 처음부터 판매연대의 금속노조 가입을 반대했으며 지금도 변함없다”며 “해당 주체와 충분한 논의없이 결정된 사항이니 만큼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는 4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해 향후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 딜러는 한 브랜드만 판매할 수 있다”며 “특판을 할 수 있는 비정규직 판매사원과 할 수 없는 정규직 판매사원간의 이해관계가 얽힌 갈등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하지만 갈등으로 ‘노조 할 권리’ 자체를 방해하는 것은 명분이 부족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며 “판매질서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이 갈등을 풀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무시간 도박하고 선거기간에 술판 벌이고…“귀족노조 만행 도 넘었다”
최근에는 현대차 노조 집행부가 비위 행위를 일삼은 사실이 드러나 현대차 노조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공장 사내 게시판에 일부 노조 간부들의 비리 제보내용을 담은 대자보가 게시됐다. 해당 대자보는 전 상무집행위원이 작성했다.
해당 대자보에는 노조 집행부 일부가 업무 시간에 종종 회의실에서 돈을 걸고 도박을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지난 2월 대의원선거 2차 선거운동 마지막날 노조 간부들이 사측 인사와 술자리를 가졌다는 내용도 폭로됐다.
현대차 노조 규율위원회는 4차례의 진상조사를 진행했고 이후 대자보에 게시된 내용들이 상당부분 사실이라고 밝혔다. 규율위원회는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조사에 한계가 있었으나 참고인 및 대질조사 결과가 대자보 내용과 전체적으로 상당부분 일치했다”고 전했다.
결국 하부영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상무집행위원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조합원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재발방지 대책 마련과 도덕성 재확립을 약속하겠다”고 공언했다.
하 지부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징계위원회가 노조 간부들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보니 사건 자체가 솜방망이 처벌로 종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여론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불거져 나왔다.
노조 내 현장조직인 금속연대·민주현장·소통과연대·현장노동자 등은 공동 명의의 성명을 통해 “(노조 간부가 업무 시간에 도박을 하고 사측과 부적절한 상견례를 가졌다고 주장한) 전 상무집행위원의 내부 폭로가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며 “신뢰를 잃은 하부영 지부장은 책임자 처벌을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현대차 노조 집행부의 비위 행위에 대해 “현대차 노조의 경우 많은 국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업무시간에 도박을 하는 등의 행위는 온당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합원들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이 있고 이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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