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국민들의 머릿속에 ‘현대차 노조=귀족노조’라는 공식이 깊이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현대차 노조는 타 기업에 비해 이미 월등한 처우를 받고 있는데도 매년 임금단체협약(이하·임단협) 과정에서 강경한 태도를 일삼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현대차 노조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반응은 ‘동조’에서 ‘반감’으로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 최근 현대차를 둘러싼 대·내외적 악재가 지속되면서 현대차 노조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국가 경제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차의 위기에도 자신들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서다. 특히 국내 공장이 생산성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해외 공장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는 더해지는 분위기다. 회사 입장에서 해외 공장을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다 보면 결국엔 일자리창출, 시설투자 등 국내 투자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가 국가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현대차 노조의 문제점과 이들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 등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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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선도 기업 현대자동차그룹(이하·현대차)이 대·내외적 악재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이곳 강성 노조의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높은 처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회사를 상대로 압박을 가해 자신들의 배를 불리고 있는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현대차 노조의 행태는 결국 국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해지는 분위기다. 높은 처우에도 불구하고 생산성·효율성 측면에선 해외 자동차 기업이나 해외 공장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해외 공장을 설립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아 결국 일자리창출, 시설투자 등 국내 투자 규모 축소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효율성·생산성 낙제 수준에도 임금수준 최고…“회사 상황 난 모른다. 내 임금 올려달라”
완성차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 국내 공장 근로자의 월 급여는 약 800만원에 달한다. 매출액 대비 전체 근로자 임금 비중은 약 12.2%에 육박한다. 폭스바겐(9.5%), 도요타(7.8%)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반면 현대차 국내 공장의 생산성은 최하위 수준을 맴돌고 있다. 현대차 국내 공장의 경우 자동차 한 대당 투입되는 생산 시간(이하·HPV)은 26.8시간이다. 포드(21.3시간), 폭스바겐(23.4시간), 도요타(24.1시간)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 비해 소요시간이 월등히 많다.
심지어 같은 현대차 공장임에도 국내와 해외의 차이 또한 명확하다. 현대차 중국 공장의 근로자들은 월 평균 약 94만원의 임금을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중국 베이징 공장의 HPV는 고작 17.8시간에 불과하다. 미국 공장과 인도 공장의 HPV 역시 각각 14.4시간, 16.9시간 등이다.
월등히 높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 원인에는 회사에 대한 현대차 노조 강경한 태도가 꼽힌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그동안 현대차 노조는 매 년 회사를 상대로 처우 개선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일반 국민들조차 쉽사리 납득할 수 없는 내용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우선채용’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고용세습 등이 대표적이다. ‘고용세습’은 현대차 직원의 자녀들을 우선 채용하는 내용이 골자다.
지난해 현대차가 중국정부의 사드보복, 내수침체 등 대·내외 악재로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현대차 노조는 임금협상 과정에서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결국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협상이 타결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헙상 과정에서 수차례 강도 높은 파업을 전개했다. 그로 인해 소형SUV 코나, 스테디셀러 그랜져IG 등 인기 차종의 생산 지연이 발생해 판매 실적도 떨어졌다. 노조의 파업으로 현대차는 약 4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역시 ‘하후상박’ 명분의 임금인상 요구안이 담긴 가이드라인을 세운 상태다. 세부적으로는 △기본급 11만6276원 인상(5.3%)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사회양극화 해소 특별요구 비용 부담 △전 직군 실노동시간 단축 △해고자 원직복직 △조건 없는 정년 60세 적용 △수당 간소화 △임금체계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사측이 수용하지 않을 시 강경한 투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부영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2018 임단협 출정식’에서 “올해 임금협상 투쟁에서 사측에 질질 끌려다니지 않겠다”며 “여름휴가 전 타결을 1차 목표로 하고 받아 들여지지 않으면 더 큰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7월 초 합법적인 쟁의를 할 수 있다”며 파업 가능성을 내비쳤다.
회사 측은 각종 대·내외적 악재가 이어지고 급기야 올 1분기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올 1분기 68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5.5% 감소한 수치다. 특히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역대 분기 최저 실적이다.
“회사가 망하면 처우가 무슨 의미”…국가경제 기둥 현대차 생존 위해 탈한국 택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그동안 해외 공장 설립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21년간 완성차 업체의 국내공장 건립은 ‘0’이며 현대차 역시 지난 1996년 아산공장 준공 이후 국내 공장을 세우지 않았다. 기아차도 지난 2013년 전주공장 이후 국내 공장 건립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높은 비용 대비 생산성이 낮은 국내 공장 보다는 해외 공장을 건립하는 게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결과로 분석된다.
현대차 역시 해외 공장 설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997년 터키공장을 시작으로 인도·중국·미국 등에 공장을 건립했다. 지난 2012년에는 브라질에도 공장을 지었다. 기아차도 중국, 슬로바키아, 멕시코 등에 공장을 가지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 비중도 넘차 낮아지고 있다. 지난 2006년 73.3%에 육박했던 두 회사의 국내 생산 비중은 지난 2012년 49%까지 떨어졌다. 지난 2015년에는 44.8%로 떨어졌고 오는 2020년에는 36%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 역시 강성 노조의 무리한 행태로 인한 현대차의 해외 공장 설립 결정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떠밀리듯 진행되는 해외 공장 설립과 국내 생산비중 저하는 국가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히기 때문이다. 일자리감소, 시설투자 등 국내 투자 감소가 대표적이다.
현대차 노조의 강성 일변도 태도와 사측의 탈한국화 현상 등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교 교수는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고비용·저생산·저효율구조다”며 “이런 부분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공장들이 지속적으로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어 김 교수는 “노조는 경영상의 개입을 하면 안 되지만 현대차는 현재 물량, 공장 위치 조정 등 경영과 밀접한 사안을 결정하는 데 있어 노조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기현상이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자동차 산업은 종합산업으로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먹거리 고부가가치 산업과도 관련 깊다”며 “5000여개의 협력업체와 공생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완성차 업체가 흔들리게 되면 국가 경제 마저 크게 휘청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업체가 해외에 진출한지 20여년이 흐른 상황이다”며 “세계 자동차 시장 판도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귀족 노조의 비위를 맞추느라 불필요한 시간을 보시하는 국내 보다 해외에 공장을 짓는 게 가격·기술 경쟁력을 갖추는 데 더욱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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