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가 2일 앞으로 다가왔다. 1999년 6월 14일 이전에 출생한 국민이라면 누구나 투표권 행사가 가능하다. 지난 8·9일 양일간 사전투표가 실시되면서 선거 열기는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이번 선거에서는 1인당 △시·도지사 △구·시·군의 장 △시·도회의원 △구·시·군회의원 △광역의원비례대표 △기초의원비례대표 △교육감 등 최소 7장의 투표권을 교부받게 된다. 제주도민의 경우 교육의원 선거까지 총 8개의 투표권이 주어진다. 일부지역의 경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이날 함께 치러진다. 한 꺼 번에 많은 투표권이 부여되다 보니 유권자들의 혼란 또한 만만치 않다. 후보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후보들은 유권자들에게 한 번이라도 자신을 알리기 위해 홍보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열된 유세전은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 유세차량으로 인한 교통 정체가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힌다. 각 후보의 유세 차량이 한 차선을 점령하는 현상은 물론, 아예 인도까지 막아서는 상황도 빚어지고 있다. 과열된 유세전으로 인한 피해는 곧장 시민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선거 유세 차량들의 불법 주·정차 실태를 현장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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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북미정상회담(12일)과 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14일) 사이에 끼이면서 관심이 덜 할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선거 열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각 후보들의 유세전 역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유세전이 점차 과열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일부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선거 유세 차량의 불법 주·정차 문제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많은 차량과 인파가 몰리는 교차로를 선점하기 위한 밤샘주차가 이뤄지는가 하면 혼잡도가 극심한 출·퇴근 시간대 차도와 인도를 점령하는 불법 주·정차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약자의 권리를 지키겠다는 공약과 달리 장애인 주차구역을 점령한 사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선거 유세 차량의 불법 주·정차 문제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지만 정작 이를 관리·감독·단속해야 할 공공기관들은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이하·선관위)는 주·정차 단속은 관할 지자체 몫이라고 선을 긋고 있으며 관할 지자체들은 자칫 자신들의 수장이 될지 모르는 각 후보의 유세 차량 단속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소음공약 유세차량 출근길 교통체증 유발”…보행방해·사고유발 등 비판고조
선거유세차량들의 행태는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보다 인구고밀도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유권자들에 한 발이라도 더 다가가 공약을 알리고 새 일꾼으로서의 다짐을 알리고자 하는 그들의 취지·바람과 달리 유권자들은 이들의 접근을 달가워하지 않는 상황이다
주택가 깊숙이 침투해 좁은 도로의 한 차선을 점거하거나 대로변이지만 상습정체구간으로 꼽히는 곳 위주로 유세차량을 배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체증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들의 몫이었다. 대다수의 유권자들이 이들이 세워놓은 유세차량으로 인해 보행방해·교통체증 등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이승수(29·남) 씨는 “출·퇴근길 가뜩이나 차도 많이 막히는데 유세차량들이 길목 곳곳을 막고 있어 공식선거운동이 개시된 후부터 체증이 더욱 심화됐다”며 “대로보다 대로로 향하는 좁은 길목과 대로와 만나는 지점 등을 중심으로 각급 후보들의 차량이 집중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지자체장, 교육감, 지방의원 등 많은 후보들이 한 꺼 번에 등장하다 보니 자리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며 “시민의 편에 서겠다며 한 표를 부탁한다는 이들이 시민들의 불편함을 야기 시키는 행위를 일삼는 데 대해 허탈함을 느낀다”고 꼬집었다.
인도까지 점령한 차량들로 불편을 호소하는 행인들도 적지 않았다. 경기 수원시 수원역 인근에서 만난 서성현(34·남)씨는 “오전 8시 출근길에 버젓이 인도를 막고 있는 차들 때문에 도저히 지날 수가 없어 길 건너편으로 돌아가야 할 때도 있었다”면서 “시민들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유세활동이 선행돼야 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거주하는 정승준(27·남) 씨는 “범계사거리의 경우 직진차량들은 범계지하차도를 이용하고 좌회전·유턴차량들은 지하차도 위 사거리에서 신호를 받는다”며 “유턴구간 주변으로 나무가 심어져있고 안전지대가 설치돼 잇는데 이곳에 세워놓은 유세차량이 나무에 가려 진입 도중 추돌할 뻔 한 경험도 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불법 주정차 단속 보고도 못 본체 하는 지자체…“벌써부터 줄서기인가”
현행법 상 선거유세차량도 불법 주·정차 단속 대상이다. 선거유세 기간이라도 특혜는 없다. 선관위는 “단속권한이 없어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명백한 불법임에도 관할 시·구청 등 관공서 또한 ‘난감하다’, ‘애매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사실 상 단속의지가 없는 모습을 보였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교차로·횡단보도·건널목 등 보·차도가 구분된 도로의 보도에 주정차를 할 수 없다’고 명시돼있다. 공직선거법에는 ‘연설·대담 등을 위해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선관위 측은 “단속 주체인 지자체가 명확하게 이를 모르는 것 같다”며 해당 지역 지자체에 책임을 넘겼다.
선관위 관계자는 “공식 선거지원용 차량에 ‘선거운동용 차량’이란 푯말을 부착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 표식이 불법 주·정차 면죄부는 아니다”며 “민원이 들어올 경우 해당 후보자 측에 주의하라는 연락을 취할 수 있을 뿐 단속권한이 없는 선관위 입장에선 별도의 대응책마련에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관할주체인 관공서는 편의를 봐주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권 모 지차체 주차단속 담당자는 “선관위에 등록된 차량명단을 요청했지만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면서 “불법주차차량이 등록된 차량인지 개인차량인지 구별이 안가는 상황이라 단속에 난감한 게 사실이다”고 말햇다.
‘공식 선거유세 차량일지라도 불법 주·정차 단속 대상인 줄을 몰랐느냐’는 질문에는 “알고 있다”면서도 “보통 지자체에선 선거유세활동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단속을 하지 않는 분위기가 짙다”고 답변했다.
시민들은 지자체가 향후 4년 간 지자체를 이끌게 될 선출직들을 대상으로 단속하는 것이 부담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단속권한이 있는 구청공무원이 혹시라도 구청장 또는 구의원이 될 수 있는 후보들을 대상으로 단속을 쉽사리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일부 시민들은 선거홍보활동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유권자 정세미(28·여) 씨는 “적어도 단속에 있어서는 편의를 봐주지 말고 보다 확실하고 단호하게 지도·관리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유세차 없는 조용한 선거문화 등 유세활동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나수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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