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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운악산 불법 쓰레기 투기 르포
포천시의 무능…10만 관광객 찾는 2만톤 쓰레기산
운악산 입구서 쓰레기더미 발견…“체계적인 관광지 개발 시급”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3-27 12:13:48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에 위치한 운악산은 경기 가평군 화악산, 서울 관악구 관악산, 경기 파주시 감악산, 북한 개성 송악산 등과 함께 ‘경기 5악’에 속하는 산이다. ‘경기 5악’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산으로 정평이 나 있다. 덕분에 매 년 10만여명의 관광객이 운악산을 찾곤 한다. 최근 이런 운악산에 대량의 불법 쓰레기 더미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의 허가 없이 무려 2만톤에 달하는 쓰레기가 투기된 현장이 적발된 것이다. 대다수의 전문가들과 인근 주민들은 이번 쓰레기 불법투기의 책임이 단순히 버린 사람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관광지로 지정돼 체계적으로 개발됐다면 자연히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와 지자체 등에 책임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관광지 개발은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상당히 유용할 것이라는 반응도 내비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유명산과 용문산 등이 꼽혔다. 이들 두 지역은 관광지 개발 덕분에 인근 지역 상권까지 발달한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운악산 쓰레기 불법투기 실태와 그 대안을 현장취재했다.

▲ 매년 수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경기도 포천시 운악산 자락에 무려 2만톤의 쓰레기가 무단투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포천시는 쓰레기를 방치한 업체의 업주를 고발 조치한 상태다. 인근 지역 주민들은 당초 관광지로 개발돼 체계적으로 개발됐다면 이번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운악산 자락에 무단으로 방치된 쓰레기 더미 ⓒ스카이데일리
  
 
등산객과 탐방객 등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경기 포천시 운악산에 2만톤이 넘는 쓰레기가 불법으로 투기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지역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입힌 대규모의 쓰레기 투기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지자체가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지자체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광지로 발전시켜 철저한 관리가 이뤄졌어야 했다는 게 전문가들과 지역 주민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관광지 개발은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 효과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지적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관광객 몰리는 운악산 자락에 쓰레기 2만톤 투기…“이 지경 될 때까지 몰랐다니”
 
운악산은 경기 5악 중 가장 아름다운 산으로 꼽히는 곳으로 등산객과 탐방객이 끊이지 않는다. 최고 봉우리는 936m이다. 이곳에 자리한 숙박시설인 국립운악산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운악산자연휴양림에는 하루에 200명까지 묵을 수 있는 숙박시설이 조성돼 있다”며 “단순 관광객까지 해서 주중에는 수백명, 주말에는 1000명 넘게 운악산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몇 주 전에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숙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그만큼 많은 관광객들이 이 곳 운악산을 찾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자가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매표소 앞은 지나가는 탐방객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환경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립운악산자연휴양림 이용 건수는 2016년 기준 1만3449건에 달한다.
 
얼마 전 연 10만여명이 찾는 운악산을 찾은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을 충격에 빠트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운악산 자락에 2만톤이 넘는 쓰레기 더미가 발견된 것이다. 대량의 쓰레기가 발견된 곳은 운악산 등산객 출입구인 운악 교차로에서 불과 1.5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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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가 무단으로 투기된 경기 포천시 화현면 운악산 자락을 찾았다. 검은색 비닐로 둘러싸인 쓰레기 무단방치 지역 내부로 들어가 봤다. 망가진 여행 가방부터 부서진 건축자재까지 온갖 생활쓰레기와 폐건축자재가 사람 키의 5배는 될 법한 높이로 쌓여 있었다.
 
다소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캐한 쓰레기 냄새가 코를 찔렀다. 쓰레기 냄새가 더욱 심해지는 여름철이 되면 주변 지역까지 쓰레기 냄새 확산이 당연시 돼 보였다. 장마철이 되면 쓰레기에서 새어나온 오폐수가 인근에 위치한 하천으로 스며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웠다.
 
▲ 크게보기=이미지클릭 [그래픽=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인근 지역을 관할하는 담당 지자체인 포천시 관계자는 “이 곳에 쓰레기 산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작년 말부터이며 인근 주민들의 민원을 통해서 쓰레기 산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확인 결과, 남양주에 위치한 한 폐기물 처리 업체가 남양주시로부터 기존 폐기물처리장 지역에 대한 원상복구 명령을 받자 이곳의 땅을 임대해 폐기물을 옮겨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쓰레기 산 인근에 있는 화현파출소 관계자는 “쓰레기를 불법 투기한 업체 대표를 이미 검찰에서 기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범인이 잡혔으니 이제 해당 사안은 끝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주변 미개발 탓에 불법행위 재발 우려…“체계적인 관광지 개발 필요”
 
대다수의 전문가들과 인근 지역 주민들은 이번 사안은 단순히 범인에 대한 처벌에서 끝낼 사안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만톤이 넘는 쓰레기가 쌓일 때까지 방치된 데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포천에서 30년 넘게 거주하고 있다는 이길환(62·남)씨는 “우리 고장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운악산 자락에 쓰레기가 무단 방치된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다”며 “지역 주민을 무시해도 유분수지 이건 너무 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그는 “아름다운 명산을 관광지로 제대로 활성화 시키지 않은 포천시의 탓이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운악산 인근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 김경화(43·여·가명)씨는 “근본적으로 자연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이 일대를 제한보호구역이나 보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개발을 억제한 게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지역의 국립자연휴양림의 경우 앞에 펜션이나 상업시설이 들어설 정도로 개발이 잘 돼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 지역도 그렇게 개발됐다면 2만톤이나 되는 쓰레기 더미가 쌓일 동안 그냥 넘어갔을 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운악산 일대가 관광지로 개발이 됐다면 애당초 쓰레기 무단투기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금이라도 하루 빨리 지자체 주도로 체계적으로 관광지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국립운악산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 ⓒ스카이데일리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운악산 역시 인근에 위치한 다른 산들과 마찬가지로 관광지로서 체계적인 개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혜리 도시계획연구소 이사는 “쓰레기 불법투기가 일어났다는 것은 그 일대 지역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며 “이 같은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운악산 일대에 대한 개발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운악산 인근에 각종 숙박시설과 상권이 생겨난다면 지역 경제에도 상당한 보탬이 될 것이다”며 “운악산 인근에 위치한 유명산이나 용문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운악산 인근에 위치한 유명산의 경우 체계적인 관리 덕분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국립유명산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약 1.5km떨어진 지역에는 유명산을 찾는 탐방객을 대상으로 하는 펜션과 점포들이 들어서 있었다.
 
국립유명산자연휴양림 입구를 중심으로 사방 2km 주변에 형성된 상권의 토지는 계획관리지역으로 분류돼 있어 언제든지 개발이 가능하다. 현재 이곳 상권에는 카페 등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순례(가명) 씨는 “성수기인 여름에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지만 비수기인 가을·겨울에도 적지 않은 관광객이 찾는다”며 “상권이 잘 형성돼 있어 영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이재신 포천시청 환경관리과 주무관은 “쓰레기 무단 투기를 저지른 업자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1월 고발조치했으며 현재는 추가 고발 조치를 준비하는 중이다”고 말하고 “현재 무단 방치된 쓰레기들을 치우기 위한 협의가 업자와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일대 지역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상권이 형성돼 있었다면 당연히 쓰레기 무단 투기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인근 지역을 개발하자는 의견에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경엽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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