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덕분에 경기 파주 등 남북한 접경지역 부동산이 크게 들썩이는 분위기다. 아직까지 ‘종전선언’에까지 도달하진 않았지만 이미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 연결, 제2개성공단 추진 등 남북한 접경지역의 각종 개발 추진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가능성에 파주, 연천 등 남북한 접경지역 부동산 들썩
부동산업계, 한국감정원 등에 따르면 최근 파주·문산 지역 내 DMZ를 포함해 민간인통제구역(이하·민통선) 일대 땅값의 시세가 들썩이고 있다. 파주시 4월 지가는 전월 대비 1.772% 상승했다. 13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지난 3월 땅값 상승률 0.344%에 비해서도 5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도 4.71%에 달한다.
파주시 토지거래량도 급격히 늘었다. 지난 4월 거래량은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6년 1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파주시 군내면 토지거래량 71건으로 전월(16건)보다 4배 이상 늘었고 이어 진동면(42건) 등이 뒤를 이었다.
파주시 내에서도 문산읍의 시세 상승이 두드러진다. 이미 토지 시세가 3.3㎡당 1000만원을 훌쩍 넘었다. 인근 문산역, 운천역, 임진강역 등 경의선 역 주변 역시 경의선 개량 등 남북 철도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역 주변 땅값이 3.3㎡당 40만원선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문산읍 소재 한 부동산 관계자는 “문산읍의 경우 평당 1000만원을 넘어선지 오래다”며 “앞으로 더 좋아질 거란 기대에 땅주인들도 대거 거둬들인 상태다”고 말했다.
파주 부동산 거래량 및 시세 상승은 한판도 평화체제 구축으로 인한 개발 가능성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심지어 위성지도만으로 거래가 성사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는 게 파주 소재 한 부동산 관계자의 전언이다.
아직까지 종전협상이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파주 일대가 제2개성공단 사업지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은 부동산 시세 상승을 부추기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군내면, 진서면, 진동면 일대 토지 250만평이 계획지구로 발표됐다. 기존 개성공단의 5배 규모다. 통일부와 경기도 등은 이 지역에 남북경협 기업 중심 산업단지 조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연천군 부동산 또한 파주시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연천군의 한 임야가 단 한 번의 유찰도 없이 감정가(7868만5000원)의 124%인 977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또 다른 토지의 경우 2012년부터 유찰을 거듭하다가 최근 최저입찰가(6760만원)보다 높은 7111만 원에 낙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천군 소재 한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민통선 인근 부동산에 대한 투자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고왕리, 작동리 일대의 경우 개성공단과 가장 가깝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특히 높다”고 말했다.
토지 대량 사재기 후 100배 높여 파는 기획부동산 등장..."투자 시 주의해야"
남북한 접경지역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기존에 없던 기현상까지 불러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민통선 일대부터 심지어는 DMZ(무장지대)까지 벌써부터 기획부동산의 손실이 미치고 있는 것으로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파악됐다. ‘기획부동산’은 토지를 헐값에 대량으로 매입한 뒤 여러 필지로 쪼개 비싼 가격에 되파는 업자들을 가리킨다.
한 기획부동산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집중적으로 DMZ 토지를 평당 3000원 가량에 샀다”며 “현재는 100배 가량 높여 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명, 20명 단위로 묶어 팔기 때문에 리스크가 적어 서울 등 수도권에선 인기가 높다”고 귀띔했다.
기획부동산의 이러한 행태는 투자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시세 상승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3.3㎡당 10만원 선에 거래되던 농지 및 임야가 현재는 세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며 “특히 파주시 군내면과 인접한 통일대교 인근 토지의 경우 3.3㎡당 60만~70만원선으로 소위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매물은 없고 시세는 오르다 보니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의 매입 문의는 꾸준히 늘고 있다”며 “심지어 부산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해 단체로 찾아오는 이들까지 생겨났을 정도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현상과 관련,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장은 “사실 남북경협과 관련된 내용은 확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엘도라도식으로 과장해 남북한 접경지역 부동산을 띄우는 기획부동산의 행태와 여기에 관심을 보여 매입에 열을 올리는 행위는 자칫 선량한 피해자를 낳을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김형진 기자 / 생각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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