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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양천구 자원회수시설
“박원순 시장님 아이들 유해물질 위협 더는 안돼요”
쓰레기소각장 피해 우려에 폐쇄 요구 무성…서울시 “문제없다”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9-19 12:49:56
서울시의 한 인구밀집 지역에 자리한 소각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양천구 주민들이 인근에 위치한 자원회수시설(소각장 및 열병합발전소)로 인해 생활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서면서 부터다. 주민들은 해당 시설이 2007년 서울시의 쓰레기 광역화를 시작으로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피력하고 있다. 쓰레기 광역화로 인해 양천구 뿐 아니라 주변 지역의 쓰레기까지 이곳에서 처리되다 보니 유해물질 발생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쓰레기 소각장에서는 유해물질인 다이옥신 발생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다이옥신은 청산가리의 1만배 이상이 독성을 지니고 있다. 다이옥신은 소량을 섭취하더라도 분해되거나 자연적으로 잘 사라지지 않고 인체에 축적돼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맹독성 화학물질이다. 주민들은 특히 자원회수시설이 지어진 지 30년 이상 된 노후시설이라는 점을 근거로 유해물질 발생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민들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서울시는 쓰레기 광역화로 인해 처리 절차뿐 아니라 시설에서 발생되는 물질 역시 기준치 이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자원회수시설을 둘러싼 주민과 서울시의 갈등 양상과 이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직접 들어봤다.

▲ 서울시 양천구에 위치한 자원회수시설은 1996년 준공됐다. 2007년 서울시의 쓰레기 광역화 결정에 따라 양천, 강서, 영등포구 지역에서 배출한 생활 폐기물도 이곳에서 처리되고 있다. 최근 이곳 인근 주민들은 시설이 노후 된데다 처리 물량도 많아져 생활권에 심각한 지장을 바고 있다며 시설의 폐쇄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양천구 자원회수시설 ⓒ스카이데일리
 
서울시 양천구가 자원회수시설을 놓고 서울시와 주민들이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 쓰레기 광역화 결정에 따라 양천자원회수시설에서는 양천구 외에 강서구와 영등포구에서 발생하는 하루 평균 350톤의 생활 폐기물들이 처리되고 있다. 주민들은 자원회수시설에서 발생하는 악취 피해와 혹시 모를 오염물질 배출 가능성으로 인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자원회수시설과 열병합발전소 1.3kn이내 중학교 2곳, 고등학교 2곳, 초등학교 6곳 등이 밀집해 있어 어린학생들의 건강 피해가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기오염의 경우 주민들의 건강 악화뿐만 아니라 삶의 질 저하, 집값 하락으로 인한 재산 피해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시설의 이전 또는 폐쇄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주민의견 무시한 서울시 쓰레기 광역화…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 몫
 
양천구 자원회수시설은 지난 1996년 2월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목동신시가지에서 발생된 생활폐기물을 소각하고 여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이후 목동신시가지뿐 아니라 양천 전역에서 발생된 생활폐기물을 전량 소각처리하기 위해 하루 처리량 400톤 규모로 시설을 증설했다.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다. 2007년 서울시는 자원회수시설 광역화 사업의 일환으로 양천 자원회수시설에서 타 자치구의 쓰레기까지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주민들은 이 과정에서 서울시가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통보했다. 당시 소각장 광역화 반대 입장을 펼치던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시가 양천구에 ‘공동이용 통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낸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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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시설 폐쇄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소각장 시설물 내구연한 15년이 훌쩍 지났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가 개·보수를 해가며 주민들의 의견을 묵살한 지 약 10여년이 흐른 최근에는 시설 폐쇄 반대 목소리가 유독 높게 일고 있다. 개·보수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생활권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 양천구 자원회수시설에서 타 지자체의 쓰레기도 소각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의 쓰레기 광역화 추진 과정이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서울시가 쓰레기 광역화 시행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날치기식으로 통과 시켰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은 주거 밀집지역에 인접한 양천 자원회수시설 ⓒ스카이데일리
 
양천구 자원회수시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조영(여·34)씨는 “이 지역으로 이사를 결정했을 당시 자원회수시설이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며 “앞으로 이곳에서 아이를 키우게 될 경우 시설에서 나오는 오염물질로 인해 아이의 건강이 나빠질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자원회수시설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박진석(48·남)씨는 “과거 주민들과의 합의도 없이 서울시가 광역소각장을 추진하는 꼼수를 부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울시는 양천 주민들을 무시한 무모한 계획에 대해 사과하고 시설을 즉시 폐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서울시는 자원회수시설 광역화의 명분으로 수도권매립장 포화를 들었다. 매립장이 부족해 자원회수시설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서울시는 자원회수시설을 가동하며 얻는 에너지 덕분에 원유·LNG 등 연간 1041억원의 수입대체효과는 물론 온실가스인 CO₂배출을 연간 59만4608톤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울시의 명분도 서서히 힘을 잃고 있다. 자원순환사회연대 관계자는 “서울시는 2002년이면 수도권 매립지가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수도권매립지 관리공사가 공문으로 밝힌 내용에 따르면 광역화가 안 되더라고 2041년까지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고 했다”며 “마치 곧 매립장이 포화될 것처럼 주장해 일방적으로 광역화를 밀어붙인 서울시의 태도는 분명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집단주거시설 및 초·중·고교 인근에 인접한 노후시설 부작용 우려에도 대안 없는 서울시
 
양천 자원회수시설은 집단 주거시설이 밀집해 있는 지역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다 보니 혹시 모를 사고 피해나 유해물질 발생 가능성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는 상당했다. 특히 인근에 초·중·고교가 대거 몰려 있어 어린 아이나 청소년들의 건강 피해를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많았다.
 
양천 자원회수시설 인근 목원초등학교에서 만난 학부모 최지영(37·여)씨는 “자원회수시설 건립 취소 싸움에서 제주도, 위례신도시 등은 승리했다”며 “이 지역들은 반경 2km 이내에 초등학교와 주거지가 있다는 이유로 취소시킨 사례다”고 말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이어 “양천구 자원회수시설 1.3km 반경에 초등학교 6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2곳, 초등학교 등이 자리하고 있다”며 “학부모의 입장에서 어린 학생들이 대기오염으로 인해 건강상 피해를 입을까 잠이 오질 정도로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자원회수시설이 필요하다면 밀집 주거지역은 당연히 피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생각한다”며 “박원순 시장은 아이들이 유해물질 배출 시설로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주민들은 물론 아이들의 건강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아직까지 해결은 요원한 상황이다. 주민들의 반발에 지자체인 양천구는 시설은 서울시가 관리한다며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양천구 관계자는 “자원회수시설이 양천구에 위치해 있는 것은 맞지만 시설은 설립부터 관리까지 모두 서울시 소관이다”며 “주민들의 피해는 우려되지만 양천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에 서울시에 문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해당 자원회수시설을 폐쇄할 생각은 없다”며 “자원회수시설 광역화를 시행했을 때 주민들과 협의를 하기 위해 설명회를 가지기도 했지만 모든 의견을 수렴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 최선을 다했고 날치기식으로 진행한 사항은 아니다”며 “현재 시설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문제될 소지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주거 밀집지역 자원회수시설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정부 및 지자체의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서울시가 자원회수시설 광역화를 추진한 만큼 해당 지역 주민들을 배려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환경공학과 배재근 교수는 “도시의 규모가 커지면서 인구가 증가하고 자원순환시설과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민원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종량제 봉투에 들어있는 쓰레기의 경우 모두 소각해야 하는 상황이라 현재 4곳의 자원순환시설에 대한 서울시의 의존도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가 매립 제로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소각은 불가피하다”며 “따라서 서울시는 시설을 현대식으로 바꿔 오염물질을 최대한 줄이고 거기서 나오는 오염물질을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각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회수해 지역에 기여하는 방안 등을 통해 지역민의 고려한 정책을 찾아야한다”고 조언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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