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내에서 고용형태와 노동자들의 처우에 대한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며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정부는 비정규직 문제를 개선하고 노동자들의 급여 및 복지 수준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경기도의 각 부처들은 이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의 이러한 행태는 그동안 노동자·서민을 위한다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치 행보와도 크게 엇나가 있다. 경기도 각 기관들은 계약직 노동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에서 ‘꼼수’를 자행했으며 재계약 과정에서도 납득하기 힘든 평가기준을 마련하는 등 여러 부분에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경기도에서 발생한 각종 부당고용 실태를 파악하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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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각 기관들의 부당 고용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 정부의 주요 정책인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처우 개선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태를 일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각 기관들의 행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도정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사는 그동안 노동자·서민을 위한 도정을 펼치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동안의 정치 행보 또한 공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과거 성남시장 재임 시절 ‘서민시장’, ‘노동자시장’이라는 수식어로 대신 불리기도 했다.
책임·비용 덜기 위한 경기도 교육청 꼼수 계약에 초등 돌봄교실 전담교사 ‘눈물’
경기도 각 교육현장에서는 ‘방과후 코디’, ‘급식조리사’ 등 다양한 분야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중에서도 ‘초등 돌봄교실 전담교사’, 그 중에서도 ‘초단시간 초등전담사’의 원성은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 돌봄교실 전담교사(이하·전담교사)’는 맞벌이, 저소득층 등 보육에 부담이 있는 가정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초등돌봄교실 운영을 책임진다. 지난 2014년에 정부는 초등돌봄교실의 확대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전국에 3000여명의 전담사가 증원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전담사가 하루 2.8시간(2시간 50분) 노동을 하도록 계약이 돼 노동 불안정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돌봄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면서 전담교사의 업무는 더욱 가중됐다.
명목상 하루 2.8시간 근무로 주 15시간 미만의 노동을 하는 전담교사들은 근로기준법 상 ‘초단시간 근로자’로 분류된다. 이들은 근로기준법 상 주휴일, 연차휴가, 퇴직금 부여의무 등 타 근로자들의 복지혜택을 누릴 수 없다. 현재 경기도 교육현장에 있는 전담사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수당을 받으며 돌봄교실 운영의 전반을 책임지고 있지만 여타 복지서비스와 수당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경기도 수원에서 근무하는 초단시간 초등전담사 A씨는 “돌봄교실 운영을 위해 사전준비, 아이들이 가고 난 후 청소, 여타 행정관리 등을 고려하면 우리의 업무는 하루에 최소 4시간 이상 지속되지만 이에 대한 근로시간이 인정되지 않는 상황이다”며 “상시적으로 추가근무를 실시하고 있지만 하루 2.8시간만 근무하도록 계약이 돼 있어 근로시간 외 수당은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초단시간 초등전담사들은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처우개선과 함께 정규직에 준하는 대우를 요구해왔다. 그리고 지난 1월 현 정부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 의지에 발맞춰 초단시간 초등전담사들의 계약형태가 비정규직에서 무기계약직으로 바뀌게 됐지만 근로시간과 급여 등 근로형태는 그대로인 채 명칭만 무기계약직으로 바뀌며 전담사들의 불만을 샀다.
초단시간 초등전담사로 일하고 있는 B씨도 경기도 교육청의 계약 행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무늬만 무기계약직으로 바뀐 상태지 근로계약서의 내용은 모두 전과 같다”며 “주 근무시간이 15시간을 넘기게 되면 수당과 보험적용 등이 되는데 이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상과는 다른 근로계약서를 쓰게끔 하게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들의 근로계약서 형태를 살펴보면 주 근무시간 15시간에서 10~30분 정도가 모자란 방식으로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일 근무시간이 3시간 내외로 설정돼 있지만 일주일 중 하루 근무시간을 2시간 50분 정도로 설정해 주 근무시간이 15시간에서 모자라도록 만들었다. 현재 이들은 초단시간 근무자로 분류돼 각종 복지혜택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서류상의 근무형태와 현장 전담교사들의 실제 근무형태는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교육청에서 작성한 ‘초등돌봄교실 길라잡이’에 따르면 초등돌봄교실 운영시간은 방과후(일반적으로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정해져 있다. 실질적인 돌봄교실 운영시간은 5시간 내외로 설정돼 있다. 3시간은 전담교사가, 2시간은 담당교사나 특강강사들이 맡도록 돼 있다.
초단시간 초등전담사 B씨는 “우리가 일하는 3시간 이외의 시간은 담당교사들이나 특강강사들이 채우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일하는 근로시간이 많다”며 “돌봄교실 담당을 맡으면 승진가점이 있기 때문에 높은 직급의 교사들이 담당교사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다른 업무로도 바쁘기 때문에 돌봄교실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다른 일 때문에 돌봄교실을 돌보지 못하게 될 경우 우리 입장에선 아이들을 그냥 방치한 채 퇴근할 수 없기 때문에 공백시간을 전부 우리가 메꾸는 상황이다”며 “특강교사의 경우도 다르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매일을 자연스럽게 시간 외 근무를 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근무시간 형태가 분단위로 쪼개져 있는 지자체는 경기도뿐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울, 광주 등은 4시간, 6시간, 8시간 등으로 근무시간이 일괄적으로 정해져 있는데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들도 이러한 점을 알고 있지만 전혀 개선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교육청이 근로기준법에 따른 책임과 비용부담을 덜면서 근로시간은 최대한 늘리기 위해 분 단위로 근로시간을 쪼개 불합리한 노동을 강요한다는 지적이다.
전담교사들은 자신들이 바라는 건 그저 자신들의 근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초단시간 초등전담사 C씨는 “우리들의 업무는 단순히 아이들을 돌보는 것에 끝나지 않고 행정업무 등도 봐야하기 때문에 초과근무는 물론이고 집에서도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어린 아이들을 방치한 채 퇴근시간이 됐다는 이유로 퇴근을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아이들이 무사히 집에 귀가하거나 부모님이 데리러 올 때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일해도 일일 근무시간이 3시간 내외로 설정되기 때문에 우리에게 매달 들어오는 돈은 수당 60만원 정도가 전부다”며 “이마저도 시급제로 돈을 받기 때문에 추석같은 연휴가 껴있으면 그만큼 수당이 줄어들게 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가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고 그저 우리가 일하는 만큼의 대우를 받고싶을 뿐이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경기도 교육청은 협의점을 찾아 빠른 시일내에 초단시간 초등전담사들의 근무형태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1시간 근무연장을 통해 초단기간 초등전담사분들의 근로형태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초등전담사 노조와 근무시간 연장활용방안을 두고 합의점을 찾고 있으며 합의가 이뤄지는 데로 개선방안이 도입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못지않은 경기문화재단 비정규직 차별 적폐 ‘논란’
경기도내 고용문제는 교육계 뿐 아니라 문화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경기도권 문화예술 부문 사업을 책임지는 경기문화재단의 근로자 처우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다. 과거 경기문화재단에서 일했던 익명의 제보자의 주장에 따르면 경기문화재단은 과도한 업무를 가중시키면서 그에 맞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등 부당한 대우를 하고 있다. 업무 과중으로 많은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에 일을 그만둔 사람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경기문화재단의 과중한 업무형태로 인한 직원들의 이탈이 심각하다 보니 곳곳에서 부작용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문화재단과 연계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 사업가는 “업무 과중으로 인해 담당자가 자주 교체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담당자가 자주 교체되다보니 일의 진행이 늦어지고 이에 대한 책임과 갈등은 전부 우리에게 전가되는 상황이다”고 귀띔했다.
경기문화재단은 대부분의 직원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인건비에만 120억원 이상의 예산을 책정하고 있는 경기문화재단이지만 인력의 많은 부분이 비정규직에 해당하며 그마저도 낮은 급여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문화재단의 인력현황은 지난해 정규직 178명, 비정규직 146명 올해 정규직 183명, 비정규직 146명 등이었다.
주목되는 사실은 이들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처우 수준이 상당히 열악하다는 점이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급여는 2000만원을 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고 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등 업무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최근에는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부당한 처우로 인한 잡음도 생겨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 산하 경기상상캠퍼스에서 발생한 부당계약 사태가 대표적이다. 2016년 6월 서울농성대 부지에 설립된 경기상상캠퍼스는 다양한 지역문화축제를 기획하는 등 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잡아 연간 10만여명의 방문객이 찾는 지역명소가 됐다.
여기엔 경기상상캠퍼스 직원들의 공로가 컸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들은 합당한 대우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상상캠퍼스의 부흥을 이끈 계약직원 11명은 지난해 말 재계약 과정에서 부당한 평가에 반발해 현재 전부 경기상상캠퍼스를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을 지휘하던 예술감독 D씨는 경기문화재단의 잘못된 행태를 비판하며 이들의 관행적인 평가시스템으로 경기상상캠퍼스를 꾸려온 청년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그들이 일궈낸 결과물들이 아닌 출·퇴근 시간 등 근태로만 재계약 평가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D씨는 “부푼 꿈을 안고 현장에 뛰어든 청년들이 경기문화재단의 관행적인 업무평가 시스템으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채 경기상상캠퍼스를 떠나야만 했다”며 “정규직을 꿈꾸며 일에 뛰어든 이들도 있었지만 이들이 정규직이 되려면 새롭게 시험을 봐야 되며 업무도 전과는 전혀 다른 분야를 담당해야했기 때문에 재계약 평가테이블을 거부하고 경기상상캠퍼스를 떠난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경기문화재단 측은 “비정규직에 대한 대우는 복리후생 급여체계 등 정규직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 개선을 진행중에 있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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