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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구 성동구치소 부지 공공택지 조성 논란
선거 전 주민 편, 당선 후 나 몰라라 ‘두 얼굴 박원순’
선거유세 당시 복합문화공간 개발 공약, 공공택지 조성으로 입장 선회
배태용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0-15 13:26:38
정부는 집값 안정화 위한 부동산 대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그동안은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정책 방향을 180도 바꿔 공급 확대로 노선을 바꾸기도 했다. 그동안 연이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고 오히려 부작용만 낳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정부는 서울, 수도권 등지에 공공택지를 조성해 주택 실수요자가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9·21 부동산공급대책’을 발표했다. 수도권에 30만호의 공공택지를 공급하고 신혼희망타운 10만호를 조기 공급하는 내용 등이 골자다.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구 성동구치소 부지 역시 공공택지 조성 단지를 후보지로 선정됐다. 정부는 해당 부지에 1300세대를 아우르는 공공택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역시 정부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발표 이후 일대 주민들을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계획대로 문화시설을 건립해야 한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손을 떼고 민간에 부지를 매각해 개발 자체를 시장 원리에 맡겨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해당 기업과 주민들 모두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되도록 정부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송파구 가락동을 찾아 구 성동구치소 부지 개발을 둘러싼 주민, 서울시 등의 입장과 전문가 제언 등을 현장진단했다.

▲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소재한 구 성동구치소 부지 개발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정부가 공공택지 조성 단지로 선정한 가운데 주민들의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잡음을 최소화 하는 방법 중 하나로 해당 부지를 민간에 매각해 개발하는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진은 구 성동구치소 부지 전경 ⓒ스카이데일리
 
최근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구 성동구치고 부지 개발 문제를 두고 주민들의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1일 서울에 공공택지 3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그 일환으로 구 성동구치소 부지에 공공택지를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역시 국토부의 입장과 궤를 함께하고 있다.
 
반면 일대 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혐오시설을 안고 살아온 점을 감안해서라도 당초 발표했던 복합문화단지를 조성해야 된다고 피력하고 있다. 일방적인 공공택지 개발은 일대 지역 혼란을 자초함은 물론 주민들의 재산권에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와 서울시, 주민들 간에 입장차가 팽팽히 엇갈리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해당 부지를 민간 기업에 매각하고 개발 또한 시장원리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자연스럽게 기업과 주민들 간에 합의가 이뤄져 모두에게 유익한 개발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혐오시설 구치소 이젠 안보나 싶었는데…이번엔 정부발 공공개발 악재”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구 성동구치소 부지는 총 8만3777㎡ 규모다. 성동구치소는 지난 1977년 해당 지역이 성동구로 불리던 시절 생겨난 후 약 40년 간 이곳에서 명맥을 이어오다 지난해 6월 송파구 문정동 법조타운 인근에 동부구치소라는 새 이름으로 이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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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후 일대 지역 주민들은 지난 40년간 혐오시설을 떠안고 살아왔던 만큼 해당 부지를 주민들에게 유익한 공간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피력해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올해 5월 지방선거 당시 성동구치소 부지를 복합문화시설, 공공도서관, 청년스타트업 단지 등의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공약을 내놓으며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 김해인 기자] ⓒ스카이데일리
 
그런데 얼마 전 주민들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 21일 국토부는 서울 등 수도권 17곳의 신규택지 조성과 3기 신도시 개발 등을 담은 이른바 ‘9·21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서울 11곳과 경기 5곳, 인천 1곳 등에 신규 공공택지를 조성해 수도권에 3만5000세대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 공공택지 후보 중에는 구 성동구치소 부지도 포함돼 있었다.
 
서울시 역시 국토부의 계획에 동조하는 모습을 내비쳤다.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서울시는 구 성동구치소 부지에 국토교통부 및 SH공사와 협의해 분양 중심의 양질의 공동주택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은 공동주택 용지 약 5만2000㎡내에서 진행되며 사업주체 및 주택공급 방식 등 세부사항은 국토부 및 서울주택도시공사(토지소유자)와 협의해 나간다는 방침도 덧붙였다. 기존 박원순 시장의 공약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하겠다는 박 시장의 공약을 뒤엎은 서울시에 발표에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성동구치소 졸속개발 결사반대 위원회(이하·졸사위)’를 결성한 뒤 조직적인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주민들은 당초 공약대로 해당 부지를 복합문화시설, 공공도서관, 청년스타트업 등의 공간으로 개발하라고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송파구 주민 임정희(35·여) 씨는 “성동구치소 부지를 신규택지로 개발한다는 것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방선거 승리에 눈이 멀어 허위 공약을 남발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꼴이다”며 “박 시장은 지역 주민들을 우롱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이지영(40·여) 씨는 “주민들의 의견 수렴도 없이 갑작스럽게 구 성동구치소 부지를 공공택지 부지로 활용하는 것은 부당한 행위다”면서 “인구과밀 지역인 이곳에 주택을 추가로 공급하는 것은 교통지옥을 야기 시키고 지역 경제를 퇴보시는 일이다”고 비판했다.
 
“선거 전후 입장 바꾼 박원순 시장, 시민 우롱행위 당장 멈춰야”
 
▲ 부동산 업계 안팎에서는 주민들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이 진행될 경우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전문가들은 차라리 시장원리에 맡겨야 논란도 줄어들고 억울한 사람도 사라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사진은 송파구 성동구치소 인근 아파트 ⓒ스카이데일리
  
시간이 흐를수록 송파구 주민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결사위를 중심으로 인터넷 카페 조성하고, 현수막을 거는 등 보다 조직적인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업계 안팎에서는 앞으로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극심해 질 것이라며 하루빨리 주민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이 도출돼야 한다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송파구 소재 K공인중개사 사무실 대표는 “40년 간 혐오시설을 떠안고 사는 동안 재산적 피해를 감수했던 오금동 주민들이 쉽사리 공공택지 건립을 허용하겠느냐”며 “단언컨대 공사 착수에 가까워져서는 지금보다 더 큰 반발이 예상되며, 이는 향후 공사 착공에 있어서도 난항을 겪게 될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구 성동구치소 개발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점차 거세지자 전문가들은 개발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당 부지를 민간에 매각해 개발이 시장 원리에 맞춰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 아파트를 짓는다고 해서 아파트 가격이 직접적으로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지만 당초 계획 했던 내용과 상이한 개발을 추진했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빚어지게 된 것이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부지를 민간 기업에 매각해 개발을 시장 원리에 맡기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동명 카페거래소 대표는 “아무래도 송파구는 소위 잘 사는 동네라고 불릴 만큼 생활수준이 있는 동네라는 인식이 강한데 거기에 임대주택이 들어서게 되면 주민들 입장에선 자신들의 재산권이나 생활권에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민간 기업 등에게 부지를 매각하면 기업이 모두에게 유익한 방식으로 타협점을 찾아 개발을 진행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배태용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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