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문재인정부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고강도 규제 내용을 포함한 정책을 연이어 발표했다. 대부분 수요 억제에 방점을 둔 정책들이었다. 하지만 서울 집값은 좀처럼 안정되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오르는 역효과만 발생했다. 국민들의 원성이 날로 높아지자 정부는 정책 방향을 180도 바꿨다. 지난달 21일 그동안 이어오던 규제일변도의 부동산 대책이 아닌 공급확대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 근교에 3만 5000가구를 공급할 중소 규모 택지 17곳을 공개했고 그 일환으로 그린벨트 해제까지 염두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적어도 서울시 내에서는 그린벨트 해제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시장의 발언 이후 경기도가 들썩였다. 서울이 아닐 경우 경기도 내 그린벨트 해제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각 지자체 및 도민들은 “서울의 집값을 잡는데 왜 경기도가 희생을 해야 하느냐”며 과천, 안산 등을 중심으로 그린벨트 해제 반대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의 집값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경기도 뿐 아니라 서울시 내 그린벨트 해제가 필수라고 조언한다. 스카이데일리가 그린벨트 해제를 둘러싼 각 이해관계자들의 입장과 전문가 제언 등을 현장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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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 공급대책의 후폭풍이 점차 거세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21일 국토교통부는 서울 집값 안정화를 위해 서울 근교 지역 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풀고 면적330만㎡에 신도시 4~5곳을 추가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발표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내 그린벨트 지역 해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하면서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서 서울이 제외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그런데 박 시장의 발언 이후 경기도가 크게 들썩이고 있다. 인천, 안산, 시흥, 과천 등 그린벨트해제 후보지 내 주민들은 ‘서울의 집값을 잡는데 왜 경기도가 희생해야 하냐’는 등의 의견을 내세우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녹지훼손, 택지 조성 간 생활권 피해, 집값 하락 등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경기도 주민들의 의견에 동조하는 모습이다. 서울의 그린벨트 해제 없이 근교 그린벨트 해제만으로는 서울로 몰리는 수요를 유도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베드타운(Bed Twon)을 대거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서울 집값 안정화 위한 정부 그린벨트 해제 대책에 박원순 “서울 그린벨트 해제 안 돼”
문재인정부는 출범 이후 서울 및 수도권의 집값 안정화를 위한 부동산 대책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대부분이 강력한 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책이었다. 그러나 규제 강도를 높여 수요를 억제할수록 오히려 부동산 시세가 급등하는 부작용만 생겨났다.
결국 정부는 정책 방향을 180도 바꿨다.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골자로 한 ‘9·21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주택 공급지를 경기도까지 늘려 서울의 주택난 난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 일환으로 서울 근교에 3만5000가구를 공급할 중소 규모 택지 17곳을 지정·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서울 11곳, 1만282가구 규모 △경기도 5곳, 1만7160가구 규모 △인천 1곳, 7800가구 규모 등이다. 이날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서 지방자치단체와 협의가 끝난 지역도 공개했다.
서울은 옛 성동구치소 부지(1300가구)와 개포동 재건마을(340가구) 등이 지정됐다. 다른 9곳(8642가구)은 사전협의 등을 거쳐 추후 공개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광명 하안2(5400가구), 이왕 청계2(2560가구), 성남 신촌(1100가구), 시흥 하중(3500가구) 의정부 우정 (4600가구), 인천 검암 (7800가구) 등이 포함됐다. 이 밖에도 국토부는 서울 주변 개발제한구역을 풀어 신도시 4~5곳을 추가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그린벨트 해제 조치를 예고하자 박원순 서울 시장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내 그린벨트를 풀지 않는 범위 안에서 주택공급을 해야한다”며 정부 방침에 거부 의사를 피력했다. 그러면서 “도심 업무 빌딩 및 유휴부지를 통해 주택을 짓자”고 정부에 역제안 했다.
서울 집값 안정화 정책에 혼자만 발 뺀 박원순, 경기도 각 지자체 발빼기 동참
그런데 박 시장의 입장 발표 이후 경기도에서 성토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 주택공급을 늘린다고 해서 서울 집값 안정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추진 중인 택지 분양도 처리되지 않은 상황인데 추가적인 공급을 늘리는 것은 결국 경기도민들의 재산권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경기도 내 그린벨트 해제 지역 인근 주민들은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상황에 정작 가장 큰 책임을 짊어지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 내 그린벨트 개발은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이기적인 처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송재현 과천 그린벨트 해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과천의 경우에는 정부가 정한 택지지구 과천정보지식타운 8000세대, 주암지구 6000세대 등 총 1만4000세대가 존재하며 아직 분양 시작도 안한 상태인데 또 다시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은 정부의 보여주기 식 처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에도 분양이 해결되지 못한 택지가 존재하는데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택지 건설을 돌입한다 한들 보상 문제 등으로 인해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해 집값 해결은 이뤄질 수 없다”며 “서울 지역을 제외한 공급 대책은 실효성이 부재하다”고 비판했다.
과천 선바위 역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주예은 (35·여) 씨는 “서울의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서라도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은 일견 이해가 된다”며 “하지만 정작 가장 큰 책임감을 느껴야할 서울시장이 서울 내 그린벨트 해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서울에서 그린벨트 해제를 안 하면 그 몫은 모두 경기도가 짊어져야 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지난달 10일 기기회견을 열고 그린벨트 해제 반대 의사를 표명했으며 과천시의회도 그린벨트 해제 반대 공동성명을 낸 상태다. 과천시 이외 부지로 낙점된 또 다른 지자체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성남, 시흥 등지에서 일제히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주변 신도시 주민들의 카페, 반대조직을 만들어 점차 조직적으로 반발하는 등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언 이후 경기도 각 지자체 역시 나만 희생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고히 하고 있는 셈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서울의 집값을 잡기 위해서 경기지역의 그린벨트 해제만을 통해서는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주민 반발로 인해 택지 개발 사업에도 난항을 야기할 뿐이며 현재 신규택지 후보가 유출 돼 해당 지역에 토지 값이 급등한 상태로 택지가 들어선다 한들 분양가는 높게 책정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우람 팀장은 “서울 내에서는 성동구치소랑 개포동 재건마을을 개발 하겠다고 밝혔는데 면적이 작아 주택 수요의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미미하다”며 “결국에는 서울 내 그린벨트 해제 수준으로 가야 어느 정도 해소가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나 서울 양쪽 다 함께 해제를 해야 서울의 집값을 해소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의 집값을 잡기 위해서 서을 근교에 신도시를 조성하는 것은 바람직한 처사지만 실질적으로 강남 집값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남, 광교 등을 중심으로 서울 근교의 신도시를 개발해야 집값이 잡힐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 교수는 “그렇기 때문에 그린벨트 해제는 서울과 경기도가 함께 이뤄져야 부동산안정화 효과가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배태용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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