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편안한 교복 공론화 추진단’의 권고를 받아들여 서울 관내의 모든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편안한 교복과 관련된 공론화를 추진한다. 지금보다 편안한 옷을 교복으로 선정하는 것부터 완전 자율화까지 다양한 의견이 개진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의 공론화 추진에 대해 학부모들은 벌써부터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결과가 어찌됐던 지금과 다른 형태의 교복으로 출시되면 교복 재구매가 불가피해 경제적 부담이 가중된다는 이유에서다. 만약 교복자율화가 이뤄지게 되면 경제적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교육계 내부에서도 교육청이 제시한 데드라인과 가이드라인이 학교현장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서울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편안한 교복’ 정책의 쟁점과 이해당사자들의 반응 등을 현장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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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의중·고등학교 편안한 교복 추진에 대해 교육단체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공론화 단계이지만 만약 실행이 될 경우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용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서울시교육청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행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특히 높다. 국가의 미래와 직결된 교육정책에 있어 이해관계자들과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행태는 취지가 어찌됐던 잘못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중·고교 편안한 교복 공론화 권고에 일선 학교들 “사실상 일방적 지시”
서울시교육청은 정정식의 불편한 교복 대신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편안한 교복을 선택토록 하자는 목적으로 지난해 7월 전문가·학교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편안한 교복 공론화 추진단’(이하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이후 추진단이 내놓은 권고안 내용을 받아 들여 일선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공론화를 추진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새 학기 내에 서울 관내 모든 중·고등학교에서 편안한 교복 공론화를 추진한다. 바람직한 교복 유형(생활복, 기존 교복 개선, 교복 자율화, 상의만 지정 교복 등)과 디자인,·소재 선정 등에 대해 학교구성원 간 논의를 거치도록 권고한다. 공론화 과정에서는 교복 착용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을 50% 이상 반영한다.
서울시교육청은 공론화를 거쳐 내년 1학기 일선 학교에 편안한 교복을 전면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공론화 과정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모니터링과 컨설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내 모든 중·고등학교는 올해 1학기 내에 학교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생활복 도입, 기존 교복 개선, 복장 자율화 등 현재의 정장식 교복을 대체하는 다양한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편안한 교복’과 관련해 교육청이 제시한 데드라인과 가이드라인이 학교 현장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학교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면서 일부 학부모들은 ‘교육청이 경제적 부담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조성철 대변인은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학교의 재정권을 쥐고 있는 교육청이 공문으로 ‘권고’를 내리면 이름 그대로 ‘권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교육청은 어떻게든 위임 점검을 하게 될 것이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전의 선생님들 경험을 보면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감사가 진행 된다던지 하는 일들이 있어 ‘권고’를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청은 학교 자율에 맡긴다면서 학생 의견을 50% 반영해야 한다는 등 세세한 가이드라인을 정해놓는 것은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다”며 “중·고교 학사일정은 비교적 촘촘하게 짜여 있고 그와 별개로 교사들의 행정업무도 만만치 않은데 너무 짧은 시간을 제시하고 공론화를 추진하라고 하는 것은 일선 교육 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부담전가에 가깝다”고 피력했다.
서울 양천구에 소재한 A중학교 한 교사는 “아이들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만 해 줄 수 없는 것이 교육현장이다”며 “하지만 교육청이 권고사항이니 만큼 따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교복 공론화는 권고사항으로 모든 학교에 공론화 작업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며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9조는 각 학교가 자유롭게 학생지도규칙을 결정할 수 있고 학칙도 교장이 학생과 학부모, 교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학생 “편안한 교복 취지는 공감하지만 경제적 부담, 상대적 박탈감 어쩌나”
교복 자율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서도 나오고 있다. 경제적 부담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가장 컸다. 종로구 서대문역에서 만난 고등학생 이주희(18·여) 양은 “교복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에는 또 교복을 사야 되는 것 아니냐”며 “안 그래도 비싼 교복을 또 사야 된다면 차라리 지금의 교복을 입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화를 통해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게 된다면 매일 같은 옷을 입을 수 없는 만큼 옷을 많이 사야 될 것 같다”며 “결국엔 어떤 식으로 바뀌어도 경제적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셈이다”고 덧붙였다.
동작구 대방동에서 만난 중학생 박찬혁(15·남) 군은 “교복 자율화가 되면 강남권의 학교들은 교복 디자인과 재질을 최고급으로 만들 것 같다”며 “교복에서부터 빈부격차를 조금 실감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동작구 노량진에서 만난 학부모 김인숙(48·여) 씨는 “교복이 불편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학생은 학생다울 때 가장 아름답다”며 “사복을 입게 될 경우 학부모들은 경제적 압박에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교복에 따른 빈부차이가 드러날 것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학교 측이 터무니없이 비싼 교복을 채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교복 가격 상한제 등은 검토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 시도교육청과 협의를 거쳐 통일된 교복가격 가이드라인 설정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경훈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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