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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표준공시지가 상승 후폭풍
소득주도성장 정부 부자철퇴에 서민 시름만 깊어진다
공시지가 상승→보유세 증가→임대료 상승→상권 위축 ‘악순환’
배태용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2-25 17:25:00
표준지 공시지가가 11년 만에 큰폭으로 상승하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 지역의 일부 자치구는 2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으며 자치구별로는 강남구 23.13%, 중구 21.93%, 영등포구 19.86% ,성동구 16.09% 등의 순으로 공시지가가 상승했다. 공시지가가 크게 오르면서 보유세 등 세금의 부담이 커진 임대사업자들은 임대료 인상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영업자들도 이미 예정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공시지가가 크게 오른 지역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벌써부터 한 숨을 내쉬고 있다. 전문가들도 공지시가 인상에 따른 임대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이번에 오른 공시지가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원인이 될 수 있고 거시적으로 국가경제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부자증세를 명분으로 내건 정부 정책이 결국은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표준지 공시지가 인상을 둘러싼 자영업자들의 입장과 전문가 의견 등을 현장진단했다.

  
▲ 정부의 표준지 공시지가 대폭 상승 조치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임대료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임대인 입장에서 세부담 증가로 인한 임대료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은 경기불황으로 인해 매출하락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 조치로 임대료까지 인상되면 사실상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질 것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사진은 성수동 카페골목 ⓒ스카이데일리
 
정부의 부자증세 조치가 애꿎은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가 공시지가 현실화의 일환으로 표준지 공시지가를 11년 만에 최대 폭으로 인상함에 따라 자영업자들의 임대료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공시지가 인상으로 임대인들의 보유세 부담이 커지게 된 결과다.
 
표준공시지가가 크게 오른 서울 중구·성동구·영등포구·강남구 등의 중심 상업지구에서 임대사업을 하고 있는 사업자들은 공시지가 인상에 따른 세부담 증가로 임대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현지 자영업자들은 경기침체로 매출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부 조치로 임대료 상승을 면치 못하게 될 경우 사실상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진다고 토로하고 있다.
 
공시지가 상승→보유세 부담 가중→임대료 상승→물가 상승→상권 위축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을 기해 전국 표준지 50만 필지의 공시지가를 평균 9.42% 인상했다. 지난해 집계된 6.02% 보다 3.04%가 높은 수치다. 2008년(9.6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공시지가가 오른 주요 도시는 △서울(13.87%) △부산(10.26%) △광주(10.71%) △제주(9.74%) 등 개발호재가 많았던 4개 시·도다. 대부분 전국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 중 서울의 일부 지역은 20%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자치구 별로 높은 상승률을 보인 곳은 △강남구 23.13% △중구 21.93% △영등포구 19.86% △성동구 16.09%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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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지가가 급상승하면서 임대사업자들은 보유세 부담 증가로 임대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부담은 임차인, 즉 서민 자영업자들이 나눠서 지게 되는 셈이다. 공시지가가 큰 폭으로 오른 지자체들은 직접 공시지가 인상으로 인한 후폭풍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 김해인 기자] ⓒ스카이데일리
 
영등포구는 지난 11일 국토교통부에 공시지가 인상이 점진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협조공문을 보냈다. 성동구와 강남구도 의견 청취기간에 공시지가 인상률이 과도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자영업자들은 더욱 어수선한 분위기다. 공시지가 인상률이 높은 성동구와 강남구에서 만난 임차인들은 임대료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벌써부터 높은 우려감을 내비쳤다. 성수동 카페거리 H카페 점주는 “성수동이 최근 인기가 많아지면서 장사도 잘 돼 올해 1월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리려다 합의가 잘 돼 우선은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며 “하지만 공시지가 상승으로 내년에는 임대료 인상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최근 2~3개 월 사이 인기가 식었는지 성수동을 찾는 이들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며 “실질적으로 고객들이 줄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들뜬 분위기 때문에 임대료 상승이 예상되는데 여기에 공시지가까지 크게 올랐으니 사실상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남구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논현동 먹자골목 소재 U퓨전 음식주점 점주는 “논현동 먹자골목은 경기불황으로 압구정로데오거리의 모습을 따라가는 분위기다”며 “최근 일부 몇 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공시지가 발표된 이후 건물 공시지가를 확인해보니 지난해 ㎡당 1600만원에서 올해는 1000만원 가량이 더 올랐다”며 “장사도 안 되는데 공시지가 상승으로 임대료 인상을 피하기 어렵게 됐으니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아야 할 듯 하다”고 피력했다.
 
▲ 표준지 공시지가 인상됨에 따라 서울 임대사업자들은 임대료 인상을 고려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역삼동의 한 건물주는 개별공시지가가 발표된 이후 임대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먹자골목 ⓒ스카이데일리
 
논현동 먹자골목 소재 북해도목장의 점주 김훈(남·32) 씨는 “점주의 입장으로서는 임대료가 오르면 이를 충당하고자 음식 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음식 값이 오르면 이는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돼 점포를 찾는 횟수가 줄어들고 결국 상권이 죽을 수 밖에 없다”며 “그러면 공실이 생기고 공실 기간이 길어지면 건물주도 손해를 보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겨나게 된다”고 꼬집었다.
 
“퍼주기 복지에 모자란 세수 결국 서민 자영업자 주머니에서 빼가는 꼴”
 
임대사업자들은 표준지 공시지가의 급격한 인상으로 어쩔 수밖에 임대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역삼동 한 빌딩 건물주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펼치기 위해 모자란 세금을 이렇게 공시지가를 급격히 올려서 해결하려는 모습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번 공시지가 상승으로 인해 세금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을 받아서 임대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급격한 공시지가 상승은 이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며 “건물주 입장에선 공시지가 상승으로 세금부담이 늘어난다면 임대료 인상이 불가피 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급격히 오른 공시지가 상승이 임대료 상승과 거래절벽 현상 심화 등의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공시지가 상승은 지방이 비슷한 수준이 반면 서울 도심은 상업지구를 중심으로 크게 올랐다”며 “상업지구의 건물주들은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임대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명동·성수·합정·연남 등 상권이 번화한 곳에서는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와 분담하려는 움직임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며 “임대료 상승은 임대료 감당이 어려운 상인이나 업종의 퇴출을 불러올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거시적으론 국가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다”고 경고했다.
 
[배태용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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