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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청소년 산재 1위 교촌치킨
청소년 배달원 눈물로 일군 부동의 업계 1위 교촌신화
경쟁업체 대비 높은 산재율…“안전 보다 중요한 밀린 배달 소화”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4-29 16:28:38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부동의 1위 브랜드 ‘교촌치킨’은 1991년 3월 ‘교촌통닭’이라는 작은 치킨집이 모태다. 교촌통닭은 개업할 당시만 해도 경북 구미 공단지역에 위치한 10평짜리 월세 점포에 불과했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노점상, 건설노동자, 택시기사 등 궂은일을 전전했던 권원강 전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차렸던 점포였다. 권 회장은 특유의 사업 감각으로 교촌통닭을 구미에서 가장 유명한 치킨집으로 발돋움 시켰다. 짭조름한 간장소스를 바른 간장치킨을 선보이며 메뉴 차별화에 성공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권 회장은 1999년 교촌에프앤비를 설립한 후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에 나섰다. 교촌에프앤비의 프랜차이즈 사업은 말 그대로 순풍에 돛단배처럼 순항했다. 사업 시작 후 5년만인 2003년 1000호점을 돌파할 만큼 가맹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치킨업계 독보적인 1위 기업으로 단숨에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최근 교촌치킨의 성공신화에 빛이 바랬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너 일가의 직원 폭행에 이어 업계에서 10대 청소년 노동자 사고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미 치킨 프렌차이즈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음에도 직원처우·안전관리 등에 미흡한 모습을 보여 여론의 눈총을 사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교촌에프앤비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이에 대한 소비자, 근로자, 전문가들의 반응을 취재했다.

▲ 최근 교촌치킨의 경영 형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직원관리, 윤리경영 등의 부분에서 허술한 모습을 드러내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청소년 배달원들의 처우가 업계에서 가장 열악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교촌에프앤비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청소년기에 산업재해로 사망한 대다수가 배달업 종사자일 정도로 배달업은 10대 산재의 근원으로 꼽히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0대 배달원으로 일하다 사망해 유가족이 유족급여를 청구한 건수는 총 86건이다. 8년 10개월 동안 어림잡아 청소년 86명이 배달일을 하다 사망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교촌치킨의 배달사원에 대한 부실한 관리와 열악한 처우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배달사원 중 상당수가 청소년이라는 점에서 청소년 배달원의 높은 사망률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교촌치킨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10대 노동자 산업재해(이하·산재)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목숨 걸고 달리는 교촌치킨 배달 청소년들…“교촌치킨엔 윤리경영 없다”
 
최근 교촌에프앤비가 운영하는 교촌치킨은 10대 근로자에 대한 부실한 관리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정의당 이정미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의 2016~2018년 청소년 노동자(19세 미만) 산재 승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3년(2016~2018년)간 음식·숙박업에서 일하다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10대 노동자는 1836명이었다.
 
이중 교촌치킨에서 일하다 다친 사례가 217건(가맹 업장 산재 포함)으로 가장 많았다. 이외 굽네치킨(68건), 호식이두마리치킨(58건), 네네치킨(52건), BHC(44건) 등의 순이었다. 이에 대해 교촌치킨 측은 “해당 수치는 보험승인 기준으로 가맹점의 산재보험 가입률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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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렌차이즈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배달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교촌치킨에서 일하다 다친 청소년 수는 업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배달 중인 청소년 배달원 모습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교촌치킨 측의 해명은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10대 배달사원에 대한 부실한 관리가 수치로 드러났음에도 논지를 흐리고 발뺌하기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정작 산재원인에 대한 고민이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등한시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 일선 배달 현장에서는 배달건수에 비해 배달원수가 한참 부족해 기존 배달원들이 서둘러 배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밀린 배달을 소화하느라 안전을 등한시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서울에 위치한 교촌치킨 가맹점에서 배달원으로 일하고 있는 최정훈(19·남) 씨는 “교촌치킨에서 배달원으로 일한지 4개월이 지났는데 금요일부터 주말사이에는 배달이 너무 많다”며 “그 기간에는 배달을 갔다 오면 바로 배달을 가야하는 상황이 많고 점주들은 신속한 배달을 주문하기 때문에 배달원들은 도로와 인도를 구분하지 않고 배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촌치킨 배달원 박진우(20·남) 씨도 “교촌치킨에서 배달원으로 1년 가까이 일하고 있는데 일을 하면서 주변에 사고를 당하는 동료들을 목격한 적 있다”며 “사고를 당하고 산업재해 처리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그냥 본인의 운전 미숙으로 여기거나 일을 계속하지 못할까봐 점주 눈치를 살펴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토로했다.
 
교촌치킨의 부실한 배달사원 관리는 업계 최초로 배달료를 책정했다는 점에서 더욱 지탄을 받고 있다. 대학생 정이랑(25·여) 씨는 “교촌치킨이 자신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저렴한 시급의 청소년을 이용하고 있는 것 같아 괘씸하다”며 “배달비와 치킨값을 올렸는데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방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교촌치킨 측은 “산재율 산정 자체가 산재보험 승인 기준이라서 보통 소규모 업장에서는 사회보험 가입 많이 안 이뤄지는데 비슷한 상황에서 승인 건수가 높다는 것은 그 만큼 보험 가입률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물론 매출이 높기 때문에 배달 건수 등이 많아 다른 곳보다 높은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치킨업계 부동의 1위 교촌치킨…전문가들 “배달원 열악한 처우, 결국 소비자외면 부메랑”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김해인]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치킨 프랜차이즈 ‘빅3’ 업체 중 교촌치킨은 나홀로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엔비는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 3304억원, 영업이익 198억원, 당기순이익 114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12%, 당기순이익은 59.22% 각각 증가한 수치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신제품 ‘교촌라이스세트’ 효과로 가맹점 매출이 올라가면서 본사 매출도 같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교촌치킨의 실적 상승은 가맹본부 매출 기준 2, 3위 업체인 bhc와 BBQ 등의 실적 추이와는 대비된다. bhc를 운영하는 비에이치씨는 지난해 매출 2375억원, 영업이익 607억원 등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0.6%, 6.4%씩 감소한 수치다.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비비큐는 지난해 매출 2368억원, 영업이익 177억원 등의 실적을 올렸다. 전년 대비 각각 2.0%, 15.5% 각각 감소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의 전반적인 성장을 위해 업체들의 심도 깊은 고민과 직원들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름값과 이미지에 의존하며 영업할 경우 산업 전반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엔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재민 서울노동권익센터 정책연구팀 연구위원은 “10대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로 음식 배달을 지원하는 경우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공고에 제시한 조건과 다른 조건으로 채용이 되는 경우가 많았고 임금체불을 하거나 심지어 교통사고로 받은 보상금을 일부 가로채는 사례도 있다”며 “이런 일을 당하는 10대 대부분이 노동법을 잘 모르고 부당한 일을 경험해도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항의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권문석 알바연대 대변인도 프렌차이즈 배달원의 처우개선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프랜차이즈 배달원으로 일하는 청소년들은 빨리 배달해야 한다는 점주의 압박 속에 교통신호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발생이 늘어나고 있다”며 “프렌차이즈의 특성상 배달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기업들은 배불리기에만 급급하고 배달원 안전에는 무관심한 모습이 있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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