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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 특별검사팀이 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는 지난달 2일 특검이 수사를 개시한 지 36일 만이자, 전날 김 여사를 첫 소환 조사한 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결정이다. 전직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오정희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김건희씨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알선수재 혐의로 오후 1시 21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2일 오전 10시10분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특검은 김 여사의 혐의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씨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정치자금법 위반, 그리고 통일교 전 간부 윤영호씨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한 고가 선물 수수 의혹(알선수재)을 적용했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특검은 김 여사의 계좌가 실제 조작에 사용됐으며, 단순 방조가 아닌 범죄공동체의 일원, 즉 ‘공동정범’으로 판단했다. 특검은 조사에서 증권사 직원과 김 여사의 통화 녹음파일을 제시하며, 사전에 주가조작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개입 과정에서 명태균 씨로부터 받은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 정치자금’으로 간주한 데서 비롯된다.
알선수재 혐의는 통일교 관련 인사들이 김 여사에게 고가의 명품을 전달하고 현안 해결을 청탁한 정황에 근거한다. 특검은 윤영호씨가 6000만 원대 그라프 목걸이, 2000만 원대 샤넬백 2개, 고가 건강식품 등을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김 여사 조사 과정에서 윤씨와의 통화 녹음을 들려줬다. 녹음에는 김 여사가 “인삼차 잘 받았다”, “먹어보니 몸이 저절로 좋아지는 것 같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그러나 김 여사는 “인삼을 먹을 수 없는 체질이며, 단순한 인사치레였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한 특검은 전성배씨 차량이 김 여사 자택이 위치한 아크로비스타에 출입한 기록, 전·윤씨 간의 선물 수령 및 반응을 담은 문자메시지, 명품 가방 교환 정황 등을 제시했지만, 김 여사 측은 선물 수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같은 날 오전, 특검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재집행에 나섰지만,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저항과 부상 우려 등으로 집행은 중단됐다. 특검은 교도관 10여 명을 동원해 물리력을 행사했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의 물리력은 불법이며 책임을 묻겠다”고 반발했다.
체포영장의 유효기간이 만료된 상황에서 특검은 재청구 또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불구속 기소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여사는 특검 조사에 앞서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며 자신을 ‘무력한 일반인’으로 표현하는 저자세 전략을 펼쳤다. 수사에 앞서 민심을 달래고, 윤 전 대통령과의 연결 고리를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사에서도 “힘이 없었다”, “부담스러웠다”고 진술하며 모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특검은 김 여사를 대통령 배우자가 아닌 권력의 정점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판단하고 있다.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김 여사뿐 아니라 윤 전 대통령도 수사망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향후 특검 수사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양평 고속도로 변경 특혜 △공흥지구 개발 특혜 등 다른 의혹으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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