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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평양 무인기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을 17일 다시 불러 조사에 나섰다. 지난 14일 12시간 가까이 이어진 고강도 신문 이후 사흘 만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4년 10월 전후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위기 상황 조성용 명분’을 마련할 목적으로 드론작전사령부에 평양 무인기 투입을 지시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당시 합동참모본부의 공식 지휘 계통을 거치지 않고 합참의장을 건너뛴 채 독자적으로 작전이 준비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른바 ‘합참 패싱’ 논란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특검은 군 내부 진술 확보와 비화통신 기록 추적을 통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당시 대통령실 경호처장)이 2024년 6월 작전 초기 단계에서 군 핵심 장교와 실무자들에게 군용 비화통신망(비화폰)으로 개별 연락을 취한 사실을 파악했다. 그는 당시 “평양에 무인기를 투입할 수 있느냐”, “작전 가능성과 준비 상황을 보고하라”는 취지로 질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통상 국방부·합참을 통해 이뤄져야 할 지휘·보고 체계를 벗어난 행위로, 민간인 신분의 경호처장이 군사 작전에 직접 개입한 것이라는 점에서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특검은 김 전 장관이 단순한 정보 수집을 넘어 윤 전 대통령에게 무인기 작전의 준비 상황과 가능성을 직접 보고하고, 다시 대통령의 의중을 군에 전달하는 ‘중계자’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정상적인 합참 지휘 체계를 건너뛰고 경호처라는 비공식 라인을 통해 군사 작전을 사실상 독자적으로 조율했는지를 가르는 핵심 대목이다. 만약 대통령실이 군사 작전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평양 무인기 위기 상황’을 연출하고 이를 비상계엄 선포 명분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단순한 지휘 위반을 넘어 내란·외환 혐의의 성립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김 사령관은 이날 출석길에 “작년 6월 김용현 전 장관과 통화하며 무인기 작전 지시를 받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때는 지시받지 않았다”고 짧게 답했다. 특검은 또 작전 직후 드론작전사령부가 실제로는 무인기 1대만 출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보고 문서와 작전일지에는 2대가 동시에 임무를 수행한 것처럼 기록을 조작한 정황도 포착했다. 특검은 이를 단순한 착오가 아니라 상부 보고를 위한 의도적 허위 기재로 의심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기록 조작이 단순한 ‘숫자 맞추기’ 차원을 넘어, 당시 청와대와 국방부 라인에 보고될 작전 성과와 위기 상황의 실체를 왜곡했다는 점이다. 즉 실제보다 확대된 군사 행동을 문서로 남겨 ‘위협 수위’를 부풀리고, 이를 계엄 선포 명분 축적에 활용하려 한 것 아니냐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이러한 허위 보고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책임자들에게는 형법상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김 사령관은 이번 의혹에서 ‘키맨’으로 꼽힌다. 군 지휘 체계와 무관하게 대통령실 경호 라인이 무인기 작전에 개입했는지 여부는 12·3 비상계엄 의혹의 성립 여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민간인 신분의 경호처장이 군사 작전에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외환 및 내란 혐의 입증에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특검 관계자는 “김 사령관을 상대로 제기된 의혹 전반을 재확인하고 있다”며 “향후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서 조작이 개인 차원의 판단인지, 상부 지시가 있었는지에 따라 혐의의 무게가 달라진다”며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다시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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