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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는 자사의 제2형 당뇨병과 비만 환자를 위한 치료제 마운자로의 영국 약가를 170% 인상했다. 트럼프발 글로벌 약가 인플레이션의 신호탄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등 주요 선진국 대비 높은 미국 약가에 대해 제약업계에 약가를 낮추도록 압력을 행사한 데 대해, 글로벌 제약사 중 릴리가 가장 먼저 미국 이외 지역의 약가를 인상, 국가 간 약가 균형을 맞추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릴리는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 내 약가 인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국가들과의 협의를 통해 자사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성명에서 “미국이 바이오의약품 혁신의 중심 국가로 남기 위해서는 선진국 간 비용 분담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유럽을 비롯한 국가에서의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 유럽 시장 약가 조정이 미국 내 약가 인하 정책,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같은 제도적 변화에 대응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9월 1일까지 일부 유럽 국가들과의 가격 조정이 완료될 예정이며, 영국 정부와는 마운자로의 가격 인상에 이미 합의했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마운자로의 월간 표시 약가는 최고 용량(15mg) 기준 기존 122파운드(약 23만 원)에서 330파운드(약 62만 원)로 170%가량 인상됐다. 인상된 약가는 9월 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영국 건강보험(NHS)을 통한 급여 조건은 현행 그대로 유지하며, 비급여로 처방 투약받는 환자에만 적용한다.
릴리는 이어 성명에서 미국 내 약가 인하를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인슐린 가격을 70% 인하하고 월 부담 상한선을 35달러로 제한하는 등 환자 부담 완화 정책을 확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사의 B2C 플랫폼 릴리 다이렉트(Lilly Direct)를 통해 직접 유통되는 저가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고 했다.
또한 미국 내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해 2020년 이후 500억 달러 이상을 생산시설에 투자했고, 추가로 50억 달러를 글로벌 생산시설 확대에 투입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회사의 노력을 강조하면서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성명서는 “의약품은 생명을 구하는 제품으로서 전통적으로 관세 대상에서 제외돼 왔으며, 관세 부과는 환자의 접근성을 해치고 미국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제약사들은 미국의 약가인하 압박과 관세부과 움직임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직접적으로 미국약가를 인하하기 보다는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약가를 인상해 약가 균형을 맞추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릴리가 가장 먼저 미국외 선진국 약가에 대한 조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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