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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정부가 ‘부동산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정부가 최근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집값 과열에 대응하고자 서울 전역 및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6·27 대출 규제와 9·7 공급대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몰리는 양상이 전개되자 범정부 차원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라는 초강경 수요 억제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시장 불안이 서민 주거 안정을 위협하고 경제 활력을 저해한다고 보고 과열 양상을 조기 차단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현행 이들 지역이 16일부터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규제지역으로 추가된다. 규제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종전 70%에서 40%로 강화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도 40%로 축소돼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다.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양도소득세 중과, 분양권 전매 제한, 청약 재당첨 제한 등 불이익도 받는다.
만시지탄이지만 방향은 옳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아파트값 반등세가 심상치 않았다. 고금리 상황은 지속되고 있지만, 금리 인하 기대와 전월세 가격 상승·공급 부족 등 예기치 못한 변수들이 가격 하방 압력을 억제하고 매수 수요를 떠받치는 형국이다. 핵심은 공급이 뒷받침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 침체와 원자재값과 인건비 등 공사비 인상으로 주택 사업자들이 사업을 미루거나 포기하면서 공급이 위축됐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한 탓에 일부 지역에선 ‘전세 품귀’ 현상도 나타났다. 수도권 주택시장이 ‘공급 부족’ ‘매매·전세 가격 동반 상승’ ‘금리 인하 기대’ ‘수요 쏠림’ 등 4대 악재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인허가·착공·입주 물량 감소 영향으로 아파트 전셋값과 매매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배경이다.
이러니 일부 서울 지역 아파트 단지에선 2020~2021년 ‘미친 집값’ 수준을 상회하는 거래가 발생하기도 한다. 주택 인허가 물량 선행지표가 고꾸라지면서 공급이 더 줄어들 것이란 불안감에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늘어 가계 대출이 급증했다. 이처럼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해 “앞서나갔다.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가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견제하겠다는 의도를 보이기도 했다.
서울·수도권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관건은 공급 확대 정책의 실효성이다. 정부는 이번 규제책과 함께 노후청사, 국공유지 등을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을 마련해 주요 후보지를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 우수 입지에 있는 노후 영구임대주택 재건축을 위한 주요 단지별 사업계획안도 마련한다.
도심 내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주거형 오피스텔 등 신축매입임대 7000 가구 모집공고를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며, 서울 성균관대 야구장과 위례 업무용지는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 부지 매입 절차를 진행하는 등 서울 내 4000 가구 공급에 속도를 붙인다.
정부는 확실한 공급 확대 시그널로 수요자를 안심시키고, 세제 혜택과 유동성 공급 등으로 민간 사업자가 주택 공급에 뛰어들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책은 적기에 펴야 효과가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단행해야 한다. 주택시장 안정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국민의 내 집 마련과 주거 안정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음을 재인식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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