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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커스]-달동네 ‘해방촌’ 뜬다[上-부동산]
양공주 눈물에 가난의 땅…현금 든 부자들 북적
양공주 눈물에 가난의 땅…현금 든 부자들 북적
평당 3천만원 건물 8천만원 호가…부자 사모님 몰리는 재벌촌 이웃 극빈촌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7-04 00:07:06
‘해방촌’은 한국전쟁 이후 남산의 남쪽 중턱에 생겨난 마을의 이름이다. 해방 이후 실향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면서 생겨난 마을이라는 의미에서 이렇게 지어졌다. 해방촌은 한국전쟁 이후 하층민 가족의 참혹한 현실을 그려낸 소설 ‘오발탄’의 배경이기도 하다. 소설은 전쟁의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방되지 못한 어두운 이면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특히 현실과 너무나도 흡사한 부분이 많아 현실주의·사실주의 문학의 대표작품으로 꼽힌다. 해방촌은 대한민국 아픈 역사의 ‘산증인’이나 다름없는 지역인 셈이다. 덕분에 해방촌은 과거부터 줄곧 ‘빈민가’, ‘낙후지역’ 등의 이미지를 갖고 있어 왔다. 무일푼으로 모여든 실향민들의 마을이기에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그런데 최근 이런 해방촌이 변화하고 있다. 해방촌 일대가 신흥상권으로 부상하면서 부동산 시세가 들썩이고 있다. 또 근처에 각종 부동산 호재가 뒤따르면서 해방촌 일대가 대표적인 수혜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정부의 지원 덕분에 낙후지역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해방촌에서 50년 넘게 거주한 한 주민은 “60년 전 줄긋고 ‘니땅 내땅’ 하며 자기 집 터를 나누던 시절, 청년시절 비올 때 우산을 쓰고 갈 수도 없을 정도로 비좁던 길 뿐이었는데 지금은 ‘상전벽해’를 실감하고 있다”며 최근 해방촌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오랜 기간 대한민국 아픔의 역사를 간직한 낙후지역으로 인식되다가 최근 들어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는 해방촌 일대의 상황을 금주의 이슈포커스로 취재·보도한다.

▲ 그래픽=고윤석 [큰 지도 = 이미지 클릭] ⓒ스카이데일리
 ▲ 남산 밑 언덕에 자리한 해방촌은 최근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아픈 역사를 간직한 낙후된 지역에서 새로운 부동산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관계자와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강남 등에서 온 부자들의 투자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해방촌 일대 전경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 취재팀=김신·정성문·유은주·한우리 기자] 서울 남산타워의 남쪽, 남산 밑 언덕에 형성된 마을 해방촌은 한국전쟁 이후 실향민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형성됐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서울 용산구 용산로1가와 용산로2가에 속해 있다.
 
해방촌은 마을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한민국의 아픈 과거를 간직한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이다. 지역이 가진 특성 때문에 주민들 중 상당수가 아픈 기억들을 가슴에 품고 사는 이들이 많다.
 
특히 빈털터리로 신세로 처음 터전을 잡은 이들이 많은 탓에 가난한 마을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기도 한 곳이기도 하다. 바로 인근의 한남동(이태원) 부유층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을 내비쳐왔다.
 
그런데 최근 이런 해방촌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태원→경리단길’로 이어진 상권이 해방촌까지 확대대면서 일대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향후 투자가치도 높게 평가되면서 부동산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위 ‘강남 복부인’으로 불리는 이들이 현금 다발을 들고 찾는 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전언이다.
 
강남·한남·평창 등 부촌 거주자 부동산 매입 활발…新이태원 상권 투자처 부상
 
과거 젊은이들의 해방구로 불렸던 이태원서부터 최근 핫플레이스로 각광받는 경리단길까지 일대 상권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해방촌으로 그 열기가 넘어오는 분위기가 확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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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분위기는 해방촌 곳곳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기자가 직접 이 지역 일대를 둘러보는 와중에도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번에 누가 건물을 얼마주고 팔았다더라’, ‘누가 가게를 차렸다가 팔았고 누가 새로 얼마주고 샀다더라’ 등의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 부동산에 따르면 해방촌의 향후 투자가치가 높게 평가되면서 유명 연예인은 물론 일명 ‘강남 복부인’으로 불리는 투자자들이 현금을 들고 부동산 계약을 하기위해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로 일대 등기부등본을 살펴본 결과 강남일대 등 부촌지역에 거주지를 두고 있는 소유주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스카이데일리

이에 해방촌 상권의 메인도로인 신흥로 주변에 위치한 토지·건물의 등기부등본을 전수로 살펴봤다. 놀랍게도 최근 몇 년 사이에 매매가 이뤄진 부동산의 소유주들은 강남지역이나 한남동·평창동 등 부자촌에 주소지를 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거래가 이뤄진 부동산 소유주들의 주소지는 서울 내 부촌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청담동, 서울 서초구 서초동·반포동, 서울 용산구 한남동·동부이촌동, 서울 종로구 평창동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들이 구매한 건물을 직접 찾아가 확인한 결과,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임대가 진행 중이거나 공사가 한창인 곳이 대부분이었다. 건물은 저마나 나름의 특색 있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자유롭고 개성 있는 해방촌 상권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신흥로 인근에서 만난 주민 이연옥(62)씨는 최근 몰려드는 강남 투자자들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예전에도 투자를 목적으로 하나 둘 찾아오긴 했지만 최근에는 횟수가 무척 잦아졌다”며 “서민인 내 입장에서도 봐도 이 곳에 부동산을 사서 시세 차익을 누리거나 임대료를 받으면 돈 좀 벌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해방촌 일대 거래된 부동산 대부분은 상가 건물이다. 간혹 상가 건물을 구입하지 못한 이들은 일반주택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반 주택은 주거시설이지만 상가로 리모델링한다면 월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곳 부동산이 관심을 보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신흥로를 따라 남산쪽으로 걷다보면 일반주택을 개조해 만든 카페 혹은 음식점 등의 가게가 다수 눈에 띄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곳도 적지 않았다.
 
 ▲ 부촌 지역에 거주지를 두고 있는 소유주들이 매입한 신흥로 일대 건물 대부분은 리모델링이 진행되거나 내부가 비어져 있는 상태로 임대광고를 하고 있었다. B연립의 경우는 여러명의 소유주 들 중 3명이 강남에 거주지를 두고 있었다. ⓒ스카이데일리

용산동 2가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김희진(가명)씨로부터 최근 해방촌 일대 부동산 투자 열풍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김 씨는 “강남아줌마들이 차 트렁크에다 몇 천만원씩 현금을 싣고 다니면서 그 자리에서 계약금을 주고 계약을 맺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들이 평당 가격을 더 얹어서라도 매입에 열을 올리다 보니 저절로 (부동산)시세가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홍철, 정엽 등 연예인 건물주도 속속 등장…공기업·중기·증권사 매입 소문 ‘솔솔’
 
해방촌이 부동산 투자처로 인기를 끌면서 기관투자자들과 유명 연예인들이 일대 부동산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부동산을 매입한 이들도 더러 존재했다.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방송인 노홍철, 가수 정엽이 해방촌 일대 부동산을 매입했다. 노 씨는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건물을 지난 1월 6억7000만원에 매입했다. 해당 건물은 내달 중 책방으로 오픈 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수 정엽 역시 지난해 4월 해방촌 끝자락인 후암동 인근에 3층짜리 건물을 8억원에 매입했다. 현재 그 곳은 카페로 이용되고 있다.
 
강남 투자자들, 연예인의 부동산 투자가 줄을 잇는 가운데 이 곳 주민들로부터 증권사나 중소기업에서도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소식도 전해들을 수 있었다. 현재 중소기업 몇몇이 일대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증권사의 경우는 소문만 무성할 뿐 실제로 매입한 사례는 파악되지 않았다.
 
해방촌 주민 이지형(가명) 씨는 “해방촌 오거리 근처에 중소기업들이 최근에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안다”며 “최근 매입 수요는 많은 데 소유주들이 팔지 않아 매물이 별로 없어 가격이 예전에 비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신촌, 홍대 등지에서 활동하다가 해방촌에 공방을 내기 위해 찾아오는 예술인들과 펍, 음식점, 카페 등을 창업하기 위해 찾아오는 청년들의 발걸음이 늘었다고 한다. 도시재생사업 지역에 선정된 해방촌은 정부의 지원으로 거리환경 개선 및 시장 활성화 등의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스카이데일리

해방촌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인근의 대용부동산 관계자는 “여기서 계속 살아온 주민들의 경우 아무리 비싼 값을 불러도 팔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신흥로 길가에 위치한 오래된 상가건물)그 건물도 원래 평당 3000만원이었는데 주인 할머니가 몇 년 째 안판다고 버티니 최근 8000(만원)까지 부른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이 지역에 정이 들어서 안파는 소유주들도 있지만 최근 상권이 활성화될 조짐이 보이며 건물을 매입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자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에 팔지 않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도시재생 지원대상에 재개발 기대감…예술인·문화 마을 덧입혀 지는 색깔
 
서울시에 따르면 여전히 무허가 판자촌과 낙후지역이 다수 존재하는 해방촌은 향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할 예정이다. 이곳이 도시재생 지원 대상지역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4∼5년에 걸쳐 최대 100억원 이상 규모의 금액을 해방촌 개발 사업에 투자하게 된다.
 
해방촌성당 인근 D슈퍼 테이블에 앉아 있던 주민들 또한 서울시의 개발 내용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은 또 최근 해방촌 일대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주민들은 해방촌에 둥지를 트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든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 주민 박희석(가명)씨는 “(젊은이들은)공방을 많이 차리는 것 같다”며 “신촌, 홍대에 있던 예술인들이 최근 들어 해방촌으로 많이 넘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기자가 직접 해방촌 길거리를 걷다보니 드문드문 아담하게 차려진 공방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가죽공방을 비롯한 다양한 콘셉트의 공방은 이색 데이트 코스로도 자리 잡아 젊은 커플들이 많이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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