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배우 최여진의 모친이 SNS에서 양궁선수 기보배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됐었다. 그는 기 선수의 아버지가 “보배는 개고기를 먹으면 시합을 잘한다”고 말한 기사를 보고 기 선수의 개고기를 식용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삼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개고기는 예로부터 보신용 음식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특히 우리나라는 삼복이 되면 개고기를 먹어야한 다는 관습이 전해 내려오고 있어 복날이 되면 개를 먹으려는 사람들이 크게 몰린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육류로 소비되는 개고기들이 유기견 등 반려견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한 개 농장에서는 반려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보더콜리, 달마시안 등의 개가 사육장 안에 들어 있었다. 스카이데일리가 오늘(16일) 말복을 맞아 금주의 이슈포커스 시리즈로 개고기 식용의 실태를 3편에 걸쳐 현장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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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한 개 농장에서 좁은 케이지 안에 갇혀있는 달마시안(사진 왼쪽)과 보더콜리(오른쪽)를 발견 할 수 있었다. 한 애견숍 사장은 이들 견종은 대표적인 반려견으로 각각 20만원과 40만원 정도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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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개농장과 국내 최대의 개고기 유통시장인 모란시장을 찾았다. 남양주에 있는 한 개농장을 찾았을 때, 사육장 안에는 5마리의 개들이 나무 판자 하나 가려진 한여름의 땡볕아래서 혀를 낼름거리고 있었다.
인근 주민들은 이 농장을 일컬어 ‘개 잡는 집’이라며 개장에 사육 중인 개들은 모두 보신용으로 팔려나가는 개들인데, 유명 반려동물인 애완견들도 있다고 증언했다.
개 농장 케이지에 갇혀있던 개들의 품종은 놀라웠다. 케이지 안에는 점박이로 유명한 달마시안과 보더콜리 종의 개도 갇혀 있었다. 애견숍 프랜차이즈 ‘야옹아멍멍해봐’ 신용성 대표에 따르면 경매장에서 판매되는 달마시안 종의 가격은 약 20만원 정도이며 보더콜리 종의 경우 40만원 정도인데, 소매가격은 훨씬 더 비싸다고 한다.
신 대표는 “달마시안과 보더콜리는 견주들의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반려동물 견종이다”며 “개고기용으로 희생당하기에는 안타까운 개들이다”고 말했다. 이어 납치당한 유기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그는 주장했다.
김영화 동물자유연대 상임간사는 “식용개를 기르는 농장주 가운데 유기견들을 훔쳐서 보신용 개고기로 공급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개고기의 경우 품종과 관계 없이 오로지 무게로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먹는 사람도 품종을 모르고 먹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밝혔다.


▲ 전문가들에 따르면 작년 한해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유기견 수는 약 10만 마리다. 하지만 농축산부에서 파악한 숫자는 약 6만마리에 불과하다. 나머지 유기견 4만 마리 중 대부분은 불법 도살 등을 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카이데일리
“세계 유일의 개고기용 사육 농장…전국 1만7000곳 추산”
국내 최대의 개고기 유통 경로인 모란시장의 상인들에게 개고기의 출처를 물어보았다. 상인들은 하나같이 전라도와 경상도 등 남부지방에 위치한 전용 개 농장에서 생산된 100% 국산 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근 식당에서 개고기를 먹던 한 손님은 “식용견과 반려견은 다르다”며 “식용으로 길러지는 개들이기 때문에 유기견, 반려견 문제와 연결할 필요가 없다. 보신탕은 우리만의 문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지난 8일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이하·카라)에서 개최한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한 앤드루 플럼버리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이하·HSI) 캠페인 매니저는 “한국의 개고기 산업에서 이용되는 개들은 유기되거나 버려진 개들이 대부분이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크고 작은 개 농장이 집중적으로 운영되는 국가로, 국내에 유기견을 모견으로 해서 개를 번식시키는 개 농장이 1만7000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며 “해마다 포획되거나 도둑맞은 개 그리고 개 농장에서 길러진 개 등 약 200만마리가 도살된다”고 주장했다.
카라의 전진경 이사 역시 “현재 우리 개고기 시장에는 모든 크기, 품종의 개가 식용으로 유통된다”며 “덩치가 큰 개는 수육, 보신탕 용으로 도축되고 소형견은 개소주용으로 희생된다”고 말했다.
이어 “보신탕에서 다리뼈에 보철 치료가 된 개고기를 발견했다는 제보를 받은 적이 있다”며 “한 때 누군가의 반려동물 이었던 유기견이 잡혀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 식용개들은 대부분 비좁고 더러운 공간 만을 제공하는 개 농장을 벗어난다고 해도 오히려 더 좁은 케이지 속의 차에 실려 모란 시장 등으로 들어가게 된다. 사진은 모란시장에서 좁은 케이지에 갇힌 개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찜통 더위 속 철창에 갇혀 옴짝달싹 못해… 동물 학대에 질병 노출
전 이사는 “특히 개 농장에서 식용 개가 사육되는 과정에서도 학대를 당한다”며 “각종 질병 위험에 노출된데다가 수면, 행동 등 기본적인 욕구도 전혀 충족 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양주에 위치한 개 공장의 식용 개들은 좁고 더러운 케이지 안에 여러 마리의 개들이 옴짝달싹도 못한 채 끼여있었다. 모란시장의 개들 역시 찜통 더위 속에 좁은 철창 안에 축 늘어져 있었다.
이정미 정의당 국회의원은 “현실적으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개 농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법령은 ‘가축분뇨에 관한 법률’이 유일하다”며 “최초 분뇨처리 시설 신고 이후 중간 점검 절차가 전혀 없기 때문에 신고 후 개농장의 규모가 점점 커져도 시설을 증개축할 의무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선 행정 관청에서는 현행 법률에 대한 소극적인 적용으로 인해 개 농장에서의 개사육 및 도살에 대한 행정처리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카라 관계자는 “모란시장이나 경동시장과 같은 시장에서 개를 도살할 때 전기 도살봉을 이용하거나 목을 매 도살한다”며 “특히 다른 개들이 보는 앞에서 도살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울분을 토했다.
모란 시장에서 전기 도살봉으로 개를 도살하는 광경을 지켜 본 적이 있다는 카라의 한 관계자는 “먼저 개의 목을 발로 밟고 물을 한바가지 끼얹은 다음, 입에 전기 도살봉을 쑤셔넣는다”며 “그렇게 해도 개는 한 번에 죽지 않고 여러번 경련을 일으킨다”고 몸서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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