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4년 7월 재보궐 선거 패배 이후 정계를 떠나있었던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지난 20일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정치권의 거물인사 중 한명으로 꼽히는 손 전 고문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활동을 재계하자 이른바 ‘손학규 테마주’들이 오르락 내리락 들썩이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행보에 여론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2014년 이후 정계를 떠나있던 손 전 고문은 지난 20일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은둔생활 중에도 줄곧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 중 한명으로 거론됐던 만큼 손 전 고문의 복귀는 내년 대선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손 전 고문의 정계 복귀로 인한 변화의 기류는 정치권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이슈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증권가의 움직임은 남달랐다. 이른 바 ‘손학규 테마주’로 분류되는 기업들의 주가가 빠르게 상승했다.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 유니크는 특히 주목을 받았다. 오너인 안영구 회장이 손학규 전 고문과 고등학교 및 대학교 동문지간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경기중→경기고→서울대’ 엘리트 코스 후 ‘보수→진보’ 넘나 든 야권 잠룡 손학규
손 전 고문은 1947년 경기도 시흥 출생으로 올해 나이 만 68세다. 경기중·고등학교를 거쳐 1965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에 입학했다. 이후 손 전 고문은 한일협정 반대 투쟁을 시작으로 학생운동, 노동운동을 이끌었다. 지난 1993년 민주자유당에 입당, 광명을 재보선을 통해 14대 국회에 입성했다.
손 전 고문은 민주자유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등 여당 소속의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경기도지사, 보건복지부 장관도 역임했다. 17대 대선을 9개월여 앞둔 2007년 3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후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하며 진보 정치인으로 새출발했다. 2008년 총선패배 뒤 강원도 춘천에서 2년 여간 칩거한 후 다시 정치에 복귀했다.
손 전 고문은 2012년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서 당시 문재인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결과는 손 전 고문의 패배로 끝이 났지만 당시 그가 내걸었던 캐치프레이즈인 ‘저녁이 있는 삶’은 많은 이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2014년 7월 재보궐 선거 패배 이후 손 전 고문은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2번째 칩거 생활에 돌입했다.
그로부터 약 2년여가 흐른 지난 20일 손 전 고문은 또 다시 정계 복귀를 선언하며 ‘야권의 거대 잠룡이자 유력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4시 손 전 고문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계복귀와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잠자고 있던 거대한 용이 깨어난다는 소식에 손 전 고문의 공식 발표 이전부터 주식시장은 들썩이기 시작했다. 20일 오전 8시경 손 전 고문이 강진을 떠나 서울로 출발하자 당일 9시에 열린 주식시장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국영지앤엠을 시작으로 예스 24, 한세실업, 서호전기, 초록뱀 등 이전부터 ‘손학규 테마주’로 분류돼왔던 주식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손 전 고문 정계복귀와 관련, 최대 수혜주로 꼽힌 종목은 코스닥 상장기업 유니크였다.
자동차 부품업체 유니크 설립자 안영구 회장, 손학규와 고교·대학 동기동창 인연
▲ 손학규 테마주 중 하나로 분류되는 유니크는 국영지앤엠, 예스24 등 다른 ‘손학규 테마주’들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 당일 주가 급상승을 겪은 것은 테마주들과 동일했지만 이후 ‘거품’이 빠지는 과정에서 차이가 발생했다. 유니크는 한차례 주가하락이 있은 후 바로 반등에 성공했다. 사진은 유니크판교R&D센터가 위치한 판교 씨즈타워 ⓒ스카이데일리
1976년 설립된 유니크의 시작은 시계회사인 ‘적고’다. 안영구 유니크 회장은 자본금 2000만원으로 시계회사 ‘적고’를 설립했다. 사명은 안 회장이 만든 시계브랜드 ‘제코(JECO)’에서 따왔다. 적고가 자동차 부품 산업으로 뛰어들게 된 계기는 ‘소형시계장치’를 생산하면서 부터였다.
적고는 당시 국내 최초로 AAA건전지가 들어가는 소형시계장치를 국산화 했다. 적고가 건전지 부착형 소형시계를 만들자 자동차 회사들은 앞다퉈 차량용 시계 제작을 제안해 왔다. 이후 적고는 1980년대 초 차량용 시거라이터를 개발하며 자동차 부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지난 1987년 당시 과학기술부 산하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한 후 41개 (자동차)부품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1992년에는 유압 솔레노이드 밸브(유압 펌프에 가해진 힘을 작동 기기의 시동·정지 및 운동 방향 등으로 변환하는 장치)를 국산화하며 자동차 핵심 부품 생산업체로 거듭났다.
지난 2000년 4월 지금의 유니크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2년에는 중국 청도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2014년에는 수출 1억달러를 달성하기도 했다. 2015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유니크는 시계류, 시거라이터, 유압솔레노이드 밸브, 차량용 USB충전기 등 20여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유니크의 창업주 안영구 회장은 손 전 고문과 같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온 인연이 있다. 안 회장과 손 전 고문은 모두 1947년에 출생했으며 경기고등학교 출신이다. 대학교 역시 같은 서울대를 나왔다. 고교, 대학을 함께 다닌 동창인 셈이다. 손 전 고문과 안 회장의 이러한 인연은 이미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익히 알려져 있었다.
손학규 덕분에 조명 받은 유니크 ‘알고 보니 진짜 알짜’…주가 고공행진 지속

▲ 자료: 한국거래소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지난 20일 오전 손 전 고문이 정계복귀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자 유니크의 주가는 급상승 했다. 지난 19일 종가 기준 3770원이었던 유니크의 주가는 20일 개장과 동시에 4120원까지 올랐다. 이날 유니크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하며 최고가 4720원을 기록했고, 4515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전일 대비 약 20% 가량 상승한 셈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테마주로 분류되는 주식들의 급격한 상승은 우려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단기적인 주가의 급상승은 이후 단기 차익을 노리는 매물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와 결국에는 급격한 하락이 동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정치테마주의 경우 실제로 해당 정치인과의 관계가 긴밀한지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물론 드물긴 하지만 해당 기업이 실제로 주가 상승이 동반될 만한 호재가 있다면 예외의 경우로 분류된다. 유니크는 바로 이 예외의 경우에 포함되는 기업으로 꼽힌다. 유니크 자체적으로도 충분히 투자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견해다.
실제로 유니크의 유압솔레노이드 밸브는 국내시장의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미래산업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이다. 유니크는 현재 10단 이상 자동변속기용 솔레노이드와 함께 수소연료자동차 관련 부품 등 미래산업과 관련된 부품을 개발 중이다. 올해 6월 기준 총 자산은 1816억원으로 작년 말의 1769억원보다 47억원 증가했다.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2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유니크의 주가는 20일 이후 국영지앤엠, 예스24홀딩스 등 다른 테마주들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다른 테마주들은 모두 주가 급상승의 반작용으로 인해 이전 주가보다 낮은 주가를 보인데 반해 유니크는 테마주로 인한 상승효과를 일정부분 유지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 발표 이전의 주가 보다는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 자료: 한국거래소 ⓒ스카이데일리
국영지앤엠의 주가는 지난 19일 종가기준 3080원을 기록했다. 20일에는 최고가 3785원을 기록한 뒤 3305원으로 시장을 마쳤다. 하지만 21일부터 현재까지 하락을 거듭해 현재 주가는(27일 종가) 2440원까지 떨어졌다. 국영지앤엠의 최재원 대표는 손 전 고문과 서울대 정치학과 동문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손 전 고문과 함께 선진평화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했던 김동녕 회장의 예스24홀딩스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예스24홀딩스의 주가는 19일(종가) 1만1100원을 시작으로 20일에는 1만1750원으로 장을 마쳤으나 이후 소폭 하락해 현재(27일 종가)는 1만1000원을 기록 중이다.
반면 유니크는 지난 21일과 24일 주가 급락을 겪었지만 25일 한차례 반등에 성공했다. 25일 종가 4095원은 주가 급상승 전 주가인 3770원보다 8.6% 상승한 수치다. 현재 유니크의 주가는 4150원으로 ‘손학규 효과’를 부작용 없이 일정부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테마주라는 이유로 특정 주식이 평가절하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테마주가 모두 투기성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며 “분명히 정책 변화 등으로 수혜를 입는 종목은 존재하고 회사자체의 투자가치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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