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이 3세 경영체제를 맞았다. 구랍 29일 효성그룹은 조석래 전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킨다는 내용의 ‘2017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3남 조현상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1966년 동양나이론을 설립하며 효성의 역사를 개척한 故 조홍제 창업주의 뒤를 이었던 조석래 전 회장은 퇴진에 대해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를 들었다. 창립50주년의 끝 무렵 발표된 효성의 신임인사는 새로운 반세기를 준비하는 젊어진 효성을 대변한다는 평가다. 실제 함께 발표된 임원승진인사만을 봐도 여실히 들어난다. 이종복 전무, 최원호 상무 등을 제외하면 1960년대생들이 약진했다. 1971년생인 조현상 사장을 비롯해 표경원 노틸러스효성 대표(전무), 이반석 상무 등 1970년생도 세 명이나 포함됐다.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라는 평가와 함께 조석래 회장과 효성을 성장시킨 고위 임원들의 설자리가 좁아졌다는 지적도 동반되는 분위기다. 스카이데일리가 2017년 새해를 맞아 기획한 첫번째 신년특집 ‘세대교체 대기업 권력지도’ 시리즈 두 번째로 효성그룹을 취재했다.
|
▲ 효성그룹(사진·본사)은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1966년 동양나이론을 설립하며 효성을 성장시킨 故 조홍제 창업주의 뒤를 이었던 조석래 회장은 반세기 역사의 효성을 장남에게 물려줬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장 교체와 함께 이른바 ‘OB(올드보이)’들의 세대교체도 속속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스카이데일리
창립 50년 만에 ‘3세 경영체제’ 막을 올린 효성그룹의 세대교체가 본격화 되는 분위기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대표이사직만 유지하기로 한 채 회장직을 장남에게 물려줌으로서 효성의 성장을 함께 한 고위임원들 역시 차차 효성 반세기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주목받는 이들은 조현준 신임 회장의 측근들이다. 조 회장은 지난 1997년 전략본부 부장으로 입사한 뒤 20년 만에 회장직에 오르게 됐다. 이 기간 동안 그룹 내 여러 분야를 두루 맡으면서 동고동락 한 지근거리 인사들 역시 점차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
세대교체 바람에 조석래의 남자들 저무나…40년 효성맨 “마지막 한해” 전망도
임원인사가 발표된 후 지난 2일 새해를 맞아 직원들 앞에 나서 신년사를 읽은 이는 이상운 부회장이었다. 지난 1976년 입사해 40돌을 넘긴 이 부회장은 “세계무대는 우리보다 뛰어난 기술력과 탁월한 전략을 갖춘 강자들이 즐비하다”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역량을 주문했다.
조석래 회장의 퇴임 후에도 본인 자리를 지키게 된 그를 두고 일각에서는 마지막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새 나온다. 그의 임기가 내년 3월 17일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세대교체 시점에서 가장 먼저 그가 물러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고 싶은 것이 사람마음 아니겠느냐”면서 “아무리 부친을 오랜 기간 보좌한 중역일지라도 본인과 호흡을 맞추며 성장한 인사들을 등용하려는 것이 신임 회장의 복안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사실 이 부회장은 대표적인 ‘조석래의 남자’ 중 한 사람이다. 효성물산으로 입사해 ‘섬유수출’을 위해 중동·호주·이탈리아 등을 누빈 인물이다. 국내로 돌아온 후 1994년 시장개척실 이사대우로 임원생활을 시작한 그는 무려 20년 넘게 임원직을 유지해왔다.
▲ 조석래 회장(사진 왼쪽)은 대표이사직만 유지한 상태다. 조현준 사장이 회장으로, 조현상 부사장이 사장으로 각각 영전했다. 신임 조 회장은 ‘갤럭시아’란 이름이 붙은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이른바 ‘갤럭시아그룹’의 지배력을 가졌다. 동생 조 사장은 자동차·타이어 계열사를 중심으로 별도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사진=뉴시스]
IMF 당시 그룹의 자금줄을 쥐고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펼치기도 했던 이 부회장은 이후 2001년 효성 전략본부 본부장, 2002년 효성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승승장구했다. 2007년 부회장 승진 후부터는 조석래 회장에 이어 그룹 내 ‘넘버2’로 군림했지만 회장교체와 함께 그 역시 마지막 수순을 밟게 될 처지에 놓였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효성의 OB(올드보이·Old Boy) 중에는 유독 서울대학교 섬유공학과 출신들이 대거 포진했다. 조봉규 섬유PG 고문과 제일모직 출신의 우상선 사장(효성기술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박준형 사장(화학PG장)의 경우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 출신이다.
이들 서울대 4인방 중 이 부회장을 제외한 3명은 모두 다른 기업에서 이적해 온 인물들이다. 조 고문은 2003년 SK케미칼에서 효성으로 적을 옮겼다. 제일모직 출신의 우 사장은 2011년 대림에서, 대림코퍼레이션 출신의 박 사장은 2008년 효성에 각각 합류했다. 조석래 회장의 부름에 응답한 이들은 자신들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효성의 세계시장 공략에 적극 힘을 보탰다.
이상운 부회장과 함께 오랜 기간 조석래 회장을 보필한 대표적인 인사로는 김규영 사장(산업자재PG CTO)이 있다. 1974년 동양나이론에 입사한 ‘효성성골’인 김 사장은 한양대학교 섬유공학과 출신으로 울산·언양공장을 거쳐 섬유PG·산업자재PG·타이어보강제PU 등을 거쳐 중국시장 공략 선봉에 서기도 했던 인물들이다.
‘이제는 3세시대’ 부상하는 60·70 라인…논란의 주역들도 한자리씩 꿰차 ‘주목’
올해가 조석래 회장들의 측근이 저무는 해라고 한다면 조현준·현상 형제들 측근들에게는 부상할 수 있는 시기라는 것이 효성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특히 오랜 기간 다양한 분야를 맡아 성장해 온 이들의 측근들은 그룹 전략본부를 중심으로 폭넓게 구성됐다.
조현준 신임 회장의 경우 개인 지분이 대거 투입된 이른 바 ‘갤럭시아그룹’이란 소그룹을 보유했으며 조현상 사장의 경우 신동진·신성자동차·디베스트먼트파트너스·더클래스효성·더프리미엄효성 등 자동차·타이어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별도 지배력을 확보한 상태다.
|
| ▲ 크게 보기=이미지클릭 / [그래픽=이은혜] ⓒ스카이데일리 |
1954년생인 최 전무는 조현준·현상 형제 측근들 중 비교적 고령에 속한다. 그를 제외한 대다수 인원들은 1960년대와 1970년대 태어난 이른바 ‘60·70라인’이다.
SK플래닛 출신의 가종현 전무(전략본부 미래전략실장)는 조현준 회장이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 인사다. 제조업 중심의 효성이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기 위해 영입됐다. 1967년생으로 연세대·시카고대학을 졸업한 뒤 기업금융변호사로 활동한 이력을 지녔으며 SK플래닛에 합류하기 전까지 라이코스코리아 대표직을 맡은 바 있다.
가 전무는 효성 전무직과 함께 갤럭시아마이크로페이먼트 이사, 갤럭시아에스엠 기타비상무이사 등을 겸직 중이다. 가 전무와 함께 ‘갤럭시아그룹’ 이사직을 겸직하는 인사로는 김천수 상무보(화학PG CMO실장)가 있다. 김 상무보는 갤럭시아에스엠의 기타비상무이사로 등기된 상태다.
효성 미국LA지사 출신의 전략본부 유영환 전무는 대표적인 ‘조현준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지난 2012년 조 회장은 회사 돈으로 고급주택을 사들인 혐의(횡령)로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 추징금 9억70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 때 부동산매입 및 별도법인 설립 등에 깊숙이 개입했던 인물이다.
손순근 상무(철강1PU장)와 김태형 상무(전략본부)의 경우 오랜 기간 조현준 회장과 무역PG·전략본부 등에서 호흡을 맞춘 인사들이다. 조 회장이 거친 부서에서 함께 업무를 거친 것은 물론 해외지사 등에서의 활동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조현준 체제’에서 핵심사업을 담당할 것으로 점쳐지는 인사들이다.
효성 임원들 중 조현상 사장 인사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조용수 전무(산업자재PG 기획관리총괄), 전기종 상무(전략본부), 신덕수 상무보(전략본부 미래전략실 경영혁신팀) 등이 꼽힌다.
조 전무와 신 상무보의 경우 조현상 사장이 별도 지배력을 지니고 있는 계열사 임원으로 겸직 중이다. 조 전무의 경우 신성자동차·더프리미엄효성의 이사로 등기된 상태다. 신 상무보는 더클래스효성의 감사직과 더프리미엄효성 이사직을 동시에 수행 중이다. 전략본부 전기종 상무의 경우 조현상 사장과 특히 밀접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