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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629>]-KB캐피탈/SBI저축은행
KB국민 맞나…돈없는 서민에 허위광고 고리대출
제1금융 주택담보대출상품 사칭 충격…무소득·무직·전업주부·학생 ‘무차별’
하보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1-18 00:07:28
 ▲ 최근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제2금융권에 속하는 KB캐피탈과 SBI저축은행의 무분별한 대출 행태를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두 업체는 소비자를 현혹하는 광고를 앞세워 고금리 신용대출을 유도해 서민들을 벼랑끝으로 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KB캐피탈 본점(사진 왼쪽)과 SBI저축은행 강남점 ⓒ스카이데일리

최근 나날이 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는 가운데 제2금융권에 속하는 KB캐피탈과 SBI저축은행의 무분별한 대출 행태가 물의를 빚고 있다. 이들 두 업체는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광고를 앞세워 고금리 대출을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금융소비자 일각에서는 “벼랑 끝에 몰린 서민들을 상대로 사실상 사기행위를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구랍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가계부채는 129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가계부채 가운데 제2금융권을 이용한 전체 가계대출 잔액도 507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1%나 증가한 금액이다.
 
제2금융권의 가계부채 규모가 제1금융권에 비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이유는 제1금융권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는 서민·취약계층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신용도가 낮고 담보가 취약한 이들이 높은 금리를 감수하면서도 제2금융권으로 향한 것이다.
 
덕분에 제2금융권의 규모는 점점 증가했다. 제2금융권의 대표주자인 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저축은행 79개사의 총 자산규모는 49조9000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한 금액이다. 국내 캐피탈사의 총 자산 규모도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107조원을 기록했다.
 
무담보주택대출, 하우스론 등 주택담보대출 유사상품…금감원 측 “고금리 신용대출”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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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제2금융권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체들의 도 넘은 대출 영업 행태가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논란의 주인공은 국내 4대 금융지주 중 한곳인 KB금융지주의 계열사 KB캐피탈과 저축은행 업계 1위 업체인 SBI저축은행 등이다.
 
은행연합회 및 제2금융권 등에 따르면 KB캐피탈과 SBI저축은행은 제1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을 연상시키는 대출상품을 앞세워 고금리 신용대출을 받도록 교묘히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통상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일반신용 대출에 비해 금리가 낮은 금융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 자료: SBI저축은행, KB캐피탈 [도표=한지은] ⓒ스카이데일리
 
이들 두 업체는 ‘무담보주택대출’, ‘하우스론’ 등 마치 주택담보대출을 연상시키는 대출상품을 판매 중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서 ‘집(주택)’을 연상시키는 단어가 상품 이름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상품이 주택담보대출과 유사한 개념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짙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두 업체는 이들 상품에 대해 대출이용자 본인 또는 배우자·부모·형제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면 근저당권을 설정하지 않고 100만원에서 최고 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심지어 주택 소유자에게 알리지도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은 모두 주택담보대출과는 거리가 먼 ‘고금리 신용대출’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내세운 대출 조건으로는 주택담보대출 자체가 불가능한 게 그 이유로 지목됐다. 실제로 현행법 상 타인 명의의 재산 등을 담보로 제공받을 경우 소유주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만약 소유주의 허락이 없다면 담보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김동렬 금융감독원 검사역은 “최근 저축은행 및 캐피탈에 무담보주택대출에 관해 확인한 결과, 대출 후 부모님·배우자에게 실제로 대출 내용을 전달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무담보주택대출이 실제로는 신용대출의 성격을 띠고 있음이 파악되는 대목이다”고 밝혔다.
 
1금융 계열사 KB까지 ‘배우자 몰래 OK’…“주택담보대출 사칭 광고 도 넘었다” 분분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는 KB캐피탈과 SBI저축은행이 고금리 신용상품을 판매하면서 마치 주택담보대출을 판매하는 것 마냥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출상품의 광고 문구와 두 업체가 대출 과정에서 요구하는 서류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금융소비자단체 등에 따르면 SBI 저축은행은 ‘가족 명의 주택 소유자도 OK’라며 가족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면 무담보로 최대 5000만원까지 신용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SBI저축은행에서 승인을 받은 정식 대출모집법인에서는 “가족 소유더라도 가족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는다”고 광고하고 있다.
 
 ▲ [사진=무담보주택대출 포털사이트 검색화면 캡쳐]

KB캐피탈도 실시간으로 광고문구가 바뀌고 있는데 ‘배우자 몰래 OK’, ‘배우자 동의 없이 OK’ 등의 광고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는 전혀 상관없는 고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의 주택소유를 언급하는 것은 소비자를 현혹시킬만한 요소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KB캐피탈에 대해서는 시중은행 계열사까지 앞장서서 고금리 신용대출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대출 과정에서 요구하는 각종 서류 등도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소유주의 허락을 받지 않는 상황에서 가족 소유의 주택이나 등본 등을 확인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이유에서다. 대출 자체가 마치 주택담보대출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상훈 저축은행연합회 공보팀장은 “저축은행 및 모집인들이 ‘배우자 몰래 대출하세요’라고 광고하는 것은 사실상 저축은행 준법감시인에 의해서 제재받아야 하는 부분이다”며 “저축은행 측에서 심의필을 내준 광고라면 사실은 저축은행 측에서 (광고 내용을)고쳐주거나 혹은 제재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면 과도한 마케팅 욕심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소득자·무직자·전업주부·학생 등 가족소유 주택 확인시 상환능력 무관 ‘대출 OK’
 
금융전문가들은 “소비자를 현혹시켜 대출을 유도하는 두 업체의 행태는 다수의 신용불량자를 낳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상당한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두 업체가 손쉽게 대출을 허용해 주는 점은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금융당국 및 제2금융권 등에 따르면 KB캐피탈과 SBI저축은행의 무담보주택대출은 소득증명서 및 재직증명서를 따로 제출할 필요가 없다. 무소득자·무직자·전업주부·학생 등도 가족 소유 주택 여부만 확인되면 현재 상환 능력과 상관없이 등본 등 간단한 서류만 제출하면 대출이 가능하다.
 
 ▲ 자료: SBI저축은행, KB캐피탈 [도표=한지은] ⓒ스카이데일리

타 금융권에서 현재 대출받은 내역이 있더라도 기준만 충족하면 다중 대출도 허용된다. 신용등급이 낮아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7~8등급의 고객도 심사만 통과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기준을 대폭 낮춰 당장 대출을 갚을 여건이 없는 소비자들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상환 능력을 감안하지 않을 정도로 낮은 대출 문턱과는 반대로 대출 상품의 금리는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SBI저축은행 무담보주택대출(하우스론)은 신용등급에 따라 9.9%에서 최대 27.9%까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법정최고금리수준이다. KB캐피탈 무담보주택대출(내집으로 신용대출) 역시 6.9%에서 24.9%까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어차피 신용도에 따라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들에게 최대한 소액으로만 대출해주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이 역시 호응은 얻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비판 여론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이 한국 신용정보원으로부터 받은 ‘가계대출 및 연체정보’에 따르면 금융기관에 등록된 3개월 이상 연체한 채무불이행자 98만2579명 가운데 39.26%에 해당하는 38만5785명이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자다. 특히 이 가운데 4만여명은 50만원 이하 소액대출자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제2금융권 쪽에서는 상환율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계속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차주가 돈을 갚지 못할 시 2차적으로 차주 외에 가족에게 추심을 하거나 혹은 차주 본인이 신용불량자가 될 확률이 높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름은 하우스론이지만 본질은 개인 신용대출이기 때문에 실제 담보제공을 하지 않고 있는 부모님·배우자 등 제3자에게 대출내용을 알리는 것이 오히려 법적으로 문제될 수 있다”며 “이를 이용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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