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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고속전철 세종역 건설 찬·반여론 르포
친노 3인 KTX 세종역 추진 “세종시 죽이나” 분분
1시간 주파시 급 역유출 우려…이해찬·안희정·이춘희 ‘역(驛) 카르텔’ 논란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3-10 13:39:05
지난해 3월 총선을 앞두고 세종시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국회의원은 세종시 금남면 발산리에 KTX가 정차할 수 있는 세종역을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 의원은 “서울역에서 오송역까지 KTX 요금이 1만8500원인데 오송역에서 세종시까지 택시요금은 보통 1만9000원 수준으로 KTX 요금보다 오히려 택시요금이 비싼 것을 고려해야한다”며 “더 싸고 빠르게 세종시에 접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송역이 위치한 충청북도 등 인근 지역 관계자들은 KTX 세종역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을 지역구로 하는 자유한국당 박덕흠 국회의원은 “세종역 설치는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세종시 취지에 역행한다”며 “세종시를 제외한 충청권 주민 모두를 무시하는 국토부의 월권이다”고 주장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세종역 설치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세종시를 찾았다.

 ▲ 세종시 금남면 발산리에는 KTX 세종역 예정지(사진)가 위치해 있다. 이해찬 의원은 지난 3월 총선을 앞두고 이 자리에 세종역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현재 세종역 건설을 두고 지역주민 및 정계 안팎에서는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세종특별자치시= 이경엽 기자] 최근 KTX세종역(이하·세종역) 설치를 두고 찬반 격론이 뜨겁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이춘희 세종시장 등 세종시와 관계된 친노인사들을 중심으로 세종역 설치 논의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세종역 설치가 세종시 발전이 아닌 세종시를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기자는 지난 8일 세종역 설치 예정부지인 세종시 금남면 발산리를 찾았다. KTX선로와 1번국도가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해 있다. 언뜻 보기에 KTX역을 짓기 적당한 위치와 면적을 갖고 있는 듯해 보였다.
 
발산리는 세종시청에서 직선거리 2.5km 떨어져 있으며 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직선거리로 불과 1.5km가량 떨어져 있다. 세종시의 주요 시설들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발산리 주민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KTX역 설립을 두고 찬반이 분분한 모습이다.
 
발산리에서 16년간 가스판매업을 영위해 왔다는 윤상운(54·남)씨는 “동네 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히 역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발산리에 KTX역과 BRT(Bus Rapid Transit, 간선급행버스) 정류장 등이 생긴다면 충남권 교통의 요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세종, 대전 뿐만 아니라 서울로 올라가기도 굉장히 편해 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만큼 삶의 환경이 좋아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반면 발산리 한 식당 사장은 “우리가게는 주로 세종시와 대전을 오고가는 차량이나 사람들이 자주 들르는 편이다”며 “그런데 역이 생기면 역 안에 있는 가게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 장사가 안되는 거 아니냐”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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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이 편리해지는 것은 좋지만 결국 인근 도시나 서울 등에 발산리 내의 수요, 인구 등 유출이 이 빨려 나갈 것이 걱정된다는 이야기였다.
 
정부세종청사 인근 버스역서 50명 대상 설문조사
 
 
 ▲ ⓒ스카이데일리

세종역이 설치되면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세종시 거주 시민들과 세종시 근무 공무원들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8일 퇴근시간인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2시간 동안 출퇴근 수요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인 정부세종청사 북측BRT 정류장에서 이뤄졌다.
 
50명 중 세종시에 직장이 있다는 사람은 37명(74%)이었고 세종시에 직장이 없는 사람은 13명(26%)이었다. 반면 세종시에 거주하는 하는 사람은 21명(42%)이었고 거주하지 않는 사람은 29명(58%)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세종역 건설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KTX건설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힌 응답자는 총 36명(72%)이었고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힌 사람은 14명(28%)에 불과했다.
 
건설교통부에 출장을 왔다가 돌아간다는 오모씨(42·남)씨는 “나는 세종시에 살지도 않고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직업상 어쩔 수 없이 세종시에 자주 출장을 내려오는 편이다”며 “만약 세종역이 생긴다면 출장길이 많이 편리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거주한다는 김모씨(54·여)는 “세종역이 금남면에 생기는 것이 논의 중이라는 것을 오늘 처음 알게 됐다”며 “만약에 세종역이 생긴다면 서울 등 타지로 나가는데 굉장히 편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실제로 세종역이 생기면 기존 오송역이 아닌 세종역으로 출퇴근 하겠다고 밝힌 사람은 전체 50명 중 47명(94%)으로 압도적이다. 오송역에서 출퇴근하겠다고 밝힌 3명은 거주지가 오송역 인근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에 근무한다는 송선아(34·여)씨는 “현재 거주하는 곳이 오송역 인근이라서 아무리 세종역이 생겨도 오송에서 출퇴근을 하게 될 것이다”며 “하지만 내가 특별한 경우고 대부분은 더 가까운 곳에 생길 것으로 보이는 세종역에서 출퇴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오 씨 외에도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세종역이 생기면 굳이 오송역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세종역 설립 시 오송역 수요가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을 뒷받침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오송역 구내에서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는 민주홍(27·여) 주임은 “현재 오송역은 주요 세종시를 이용하는 공무원이나 세종시를 향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한다”며 “세종역이 생기면 오송역의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만큼 세종역 설치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세종시에 이익 아닌 해가 되는 세종역 추진
 
 ▲ 지난 8일 퇴근 시간 정부세종청사북측 버스 정류장에서 시민 50명을 대상으로 현장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세종역이 생기면 오송역이 아닌 세종역을 이용하겠다고 대답한 이들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세종역이 생기면 굳이 세종시 이주를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겼다. ⓒ스카이데일리

현재 세종시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응답자 28명을 대상으로 만약 세종역이 있었다면 세종시로 이사를 했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16명(57%)이 이사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세종역과 무관하게 세종시로 이사했을 것이라고 밝힌 사람은 12명(43%)이다.
 
세종시에 거주한다고 밝힌 유모씨(68·여)는 “아들이 세종시로 직장을 옮기면서 같이 이사를 오게됐다”며 “만약 아들이 원래 살던 지역에서 출퇴근하기가 보다 용이했다면 이사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답했다.
 
세종역이 설치되면 굳이 세종시로 이사 할 필요가 없다고 밝힌 인원이 세종시 거주 인원전체의 절반이 넘었다. 세종시가 생긴다면 인구 유출이 극심해 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른바 역유출 현상이다.
 
세종시에 따르면 세종시 인구는 지난달 20일 25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3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2030년까지 인구 5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40개 중앙부처와 15개의 국책연구기관 이전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결과 세종시 인구가 25만 명을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동주택 공급과 생활편의시설 확충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인구 유입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해 세종역 설치가 세종시 발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종역이 설치되면 오히려 세종시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대부분 출퇴근이 어려워 세종시로 이주한 이들이 대부분인만큼 출퇴근이 편리해진다면 굳이 세종시로 이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이해찬 의원실 소속 박광운 보좌관은 “세종역이 생긴다고 해서 세종시 유입인구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세종역이 생기면 서울에서 세종시까지 기존의 1시간30분 수준에서 1시간 정도로 줄어들게 되는데 이정도 차이로 장거리 출퇴근 인구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출장·민원 등 업무로 세종시를 찾는 공무원들과 시민들의 교통이 더욱 편리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해찬, 이춘희 앞장서고 안희정 입 다무는 ‘친노카르텔’ 논란
 
 ▲ 현재 세종역 설치를 가자 강력하게 주장하는 인사는 세종시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해찬 국회의원(사진 왼쪽)과 이춘희 세종시장(오른쪽)이다. 두 사람은 모두 참여정부시절 국무총리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지낸 친노 인사로 분류된다. [사진=뉴시스]

세종시에 장기적으로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세종역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주체가 주로 과거 세종시를 주도해서 건설했던 친노 출신 인사라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다. 일종의 ‘친노 카르텔’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총선공약으로 세종역 설치를 공론화시킨 이해찬 국회의원과 이를 적극 밀어붙이고 있는 이춘희 세종시장 역시 친노인사로 분류된다. 이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으며 이 시장은 초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이에 정계 일각에서는 오히려 세종시 발전을 위협하는 포퓰리즘식 정책을 친노 인사들이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마저 새어 나온다.
 
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경선 지지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안희정 충청남도지사도 세종역 설치에 찬성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 보다 소극적 대응에 나서고 있어 암묵적인 찬성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희정 지사는 지난달 17일 “세종역 신설 문제가 지역갈등을 일으키는 문제가 돼서는 안된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오송역이 위치한 충청북도의 이시종 지사가 세종시 반대에 적극 반대하고 있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안희정 충남지사는 세종역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라”며 “세종역 신설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추후에 세종역을 신설하겠다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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