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말 신경(신용-경제) 분리 이후 차기 행장 선임에 돌입한 수협은행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공모에 지원한 후보자 중에서 관료출신 인사가 없어 내부출신 행장 탄생에 기대감이 높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낙하산 인사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수산업협동중앙회 ⓒ스카이데일리
20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수협은행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는 재공모를 통해 후보자를 다시 지원받는다는 계획이지만 수협은행 노조 및 업계 안팎에서는 결국 낙하산 인사를 배치하기 위한 포석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다시말해 관피아 출신 낙하산 인사를 앉히기 위해 재공모에 들어갈 것이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된 수협은행은 2028년까지 1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상환해야 한다. 수익성 개선이 큰 숙제인 셈이다. 이에 전문성이 결여된 관피아 출신 낙하산 인사가 또 다시 행장으로 선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신경분리 독립출범 후 첫 행장 선임, 시작부터 ‘의문의 난항’ 시선
업계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그간 정부 측 인사가 행장을 맡아왔다. 1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된만큼 정부의 입김을 무시하기 쉽지 않았던 탓이다. 현재 수협은행을 이끌고 있는 이원태 행장은 예금보험공사 출신 인사다. 전임 행장이었던 이주형 전 행장 역시 기획재정부 출신이다.
이에 지난해 말 수협중앙회에서 독립한 수협은행 행장에 누가 앉을지 금융권 관심이 쏠렸다. ‘낙하산 인사’로 불리는 관치금융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만큼 내부 출신 행장이 탄생할지 여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됐다.
이 행장의 임기는 4월 12일까지다. 행장 임기 만료 40~60일 사이에 행추위를 구성해 경영승계 절차에 착수해야 하는데, 1차 공모에서 정부 출신 인사의 지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 자료: 수협중앙회 및 해양수산부 ⓒ스카이데일리
행추위는 송재정 전 한국은행 감사, 임광희 전 해양수산부 국장, 연태훈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 사외이사 3명 및 수협중앙회가 추천한 박영일 전 수협중앙회 경제사업대표이사와 최판호 수협은행 이사 2명 등 5명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재공모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후보자 공모를 앞두고 행추위 구성이 늦어졌고, 의결구조에 대한 합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행추위 내 정부측 위원과 수협중앙회측 위원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 결국 선임 불발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수협의 경영승계는 정부측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구조다. 수협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행장은 행추위가 추천하고, 행추위는 기획재정부·해양수산부·금융위원회에서 각각 1명의 위원을 추천하고 수협중앙회가 2명을 추천해 총 5명으로 구성된다. 재적위원의 3분의 2이상 찬성으로 후보자를 추천하고 주주총회에서 행장을 선출해야 한다.
행추위원 4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측 위원과 수협중앙회 측 위원 간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행장 선임은 요원하다. 사실상 정부가 추천한 행추위 위원의 동의 없이는 내부출신 행장이 선임되기 어려운 셈이다.
실제 1차 행추위에서 수협중앙회 추천 위원들은 내부 출신인 강명석 수협 상임감사를 강하게 추천했다. 수협중앙회 상임이사와 수협노량진수산 대표이사를 역임한 강 상임감사는 수협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내부출신 행장 탄생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정부측 위원들이 반대에 나서면서 최종 후보까지 오르지 못하고 결국 15일부터 24일까지 차기 수협은행장 후보를 재공모하기로 했다. 면접대상자는 오는 29일 통보되고 면접은 31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수협 노조를 비롯한 내부 직원들은 정부측 행추위원들이 낙하산 인사를 뽑기 위해 재공모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어린 시선을 던지고 있다.
공적자금 상환 위해 수익성 개선 필수, 전문성 갖춘 인사 적임자론
▲ 자료: 수협중앙회 ⓒ스카이데일리
이처럼 차기 수협은행장을 둘러싸고 또 다시 낙하산 우려가 제기되자 업계 안팎으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성이 결여된 관피아 출신 인사가 선임될 경우 수익성 확대를 통한 공적자금 상환이 이뤄질 리 만무하다는 지적이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말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됐다. 강화된 국제회계기준인 ‘바젤Ⅲ’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부실 금융기관으로 전락해 제대로된 영업이 불가능하다.
해당 회계기준에 따르면 상환의무가 있는 자금은 부채로 분류된다. 외환위기 당시 수협이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지원받은 1조1581억원이 고스란히 부채로 분류되는 것이다. 국민의 혈세나 다름없는 공적자금을 지원받았지만 아직까지 상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수협중앙회 및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수협은행의 경우 매년 평균 500억원 안팎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14년 443억원, 2015년 585억원 등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40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당장 올해부터 2028년까지 1조1581억원의 공적자금을 상환하기 위해서는 매년 965억원을 갚아야 한다. 수익성 확대가 필수인 셈이다. 그간 관치금융 논란의 중심에 섰던 수협은행 인사가 낙하산이 아닌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앉아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수협은행 노조는 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경우 선임 취소를 전제로 투쟁에 나선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업계 안팎에서도 그간 꾸준히 방만경영 지적을 받아왔던 수협중앙회의 관치금융 고리를 끊기 위해선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차기 행장으로 선임돼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수협은 수산인 지원 및 진흥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됐다는 점에서 잦은 정부 지원이 이뤄졌다”며 “그런데 정작 수협중앙회는 방만 경영으로 매년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는데, 이는 결국 낙하산 인사 등 관치금융 적폐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경분리 이후 독립 출범하는 만큼 전문경영인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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