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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차희원 PJ파이낸싱 대표
“국가대표가 백수 자청 수십억 경매전문가 됐죠”
유도선수 승승장구 중 돌연 경매 전향…숱한 발품 끝에 경매 눈 뜨니 ‘신세계’
길해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3-21 12:21:58
 ▲ 차원희 PJ파이낸싱 대표는 태극마크까지 달 정도로 촉망받던 유도선수였다. 차 대표는 전성기를 달리던 28살에 유도선수를 그만두고 부동산 경매에 뛰어들었다. 서울로 올라와 3평 남짓한 좁은 방에서 백수 생활을 시작했고, 6년이 지난 지금은 경매 전문가로 거듭났다. ⓒ스카이데일리
 
“친구와 얘기하다 부동산 경매에 대해 알게 됐어요. 누군가는 1000만원으로 1억을 벌었고 어떤 사람은 돈 한푼 없이 월세 나오는 집을 여러 채 갖게 됐다는 등의 이야기들 말입니다. 20년 넘게 운동만 해온 저에게는 신세계였어요”
 
경매전문가 차원희(34· PJ파이낸싱) 대표를 인천 송도 시내가 훤히 내다 보이는 그의 초고층 오피스텔에서 만났다. 푸근한 인상과는 달리 묵직한 손 군데군데 박힌 굳은 살 자국이 예사롭지 않았다. 유도선수였던 차 대표는 경매 전문가로 거듭나게 된 사연을 거침없이 풀어냈다.
 
주전자 당번서 국가대표까지, 경매 현장 경험 쌓기위해 스스로 백수 선택
 
경남 거제 출신인 차 대표는 경매에 뛰어들기 직전까지 촉망받던 유도선수였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탐라기 전국유도대회 1위, 춘계 전국실업유도 최강전 1위, 전국실업유도 선수권대회 1위 등이 그의 성적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탁월한 성적을 낸 ‘유도 신동’은 아니었다.
 
“고3 때 기량이 많이 떨어졌어요. 실력이 형편없었죠. 지방 대학도 운 좋게 들어갔어요. 경기만 하면 계속 지다보니 대학 선배까지 ‘교수님 수발 잘하다가 졸업만 잘 하라’고 조언할 정도였어요. 어느 날인가는 후배가 ‘감독님이 선배한테 담배심부름을 시켰다’며 저에게 돈을 주더군요. 서열이 엄격한 운동 세계에서 후배에게도 무시당하는 제 모습에 화가 났죠”
 
담배 심부름한 날 이후부터 그는 연습에 매진했다. 그러던 중 기회가 찾아왔다. 선배가 부상당해 공백이 생겼다. 누군가 채워야 하는 빈자리에 들어간 그날, 그는 전국대회 2등에 당당히 올랐다. 주전자 당번이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열린 숱한 경기에서 이겼고 마침내 국가대표 자리까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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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선수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군 생활 중에 터닝 포인트를 맞이한다. 운동 좀 한다는 선수들만 모아놓은 상무팀에 입대했다. 매일 반복되는 운동 생활에 지친 그는 어느 날 김제동이 진행하던 TV 토크쇼를 보게 된다. 그리고 ‘나도 나중에 강연을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이야기하는 게 보기 좋더라고요. 그런데 평생 운동만 한 사람이 아는 게 있겠어요? 완전 백지였죠. 상병 때부터 닥치는 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전역할 때쯤 되니 100권이 넘더군요. 그 중 경매에 관한 책도 있었는데, 마치 새로운 세계를 만난 것 같았어요. 내 힘으로 돈을 불릴 수 있겠구나 하고요”
 
전역 이후 포항시청에 입단했지만 경매에 대한 끈은 놓지 않았다. 틈틈이 책을 읽거나 인터넷 카페에 가입해 경매 정보를 쌓았다. 하지만 몰입이 필요한 운동과 임장(실제 물건의 위치, 주변 교통환경, 호재와 악재 등을 조사하는 작업)이 중요한 경매 사이의 현실적 간극이 컸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란 쉽지 않았다. 유도를 계속하면서 고향에서 평범한 생활을 할 것인지, 경매에 승부를 걸기위해 서울로 갈 것인지 갈림길에 서서 고민에 빠졌다.
 
 ▲ 차원희(가운데) 대표는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던 시절 책을 통해 경매를 처음 접했다. 차 대표는 전역 후 포항시청에 입단해서도 경매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유도를 계속하면서 평범한 생활을 할 것인지, 경매에 새로운 인생의 승부를 걸기위해 서울로 갈 것인지를 놓고 한동에 치열한 고민에 빠졌다. [사진=차원희 대표]

“경매 현장을 제대로 알기위해 유도를 그만둬야 했어요. 2011년 추석 전에 열린 추계실업 유도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하고 나서 감독님께 찾아갔죠. 그만두겠다고 말했더니 성적도 좋은데 왜 그런 생각을 하느냐며 허락하지 않았어요. 수차례 확고한 의지를 내비췄더니 결국 제 의견을 존중해주셨어요”
 
하루아침에 백수가 됐다. 갈 곳이 없었다. 부모님은 외동인 유도선수 아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런 아들이 집에 돌아왔다고 하면 펄쩍 뛸게 뻔했다. 결국 친구네 집에 머물며 경매 공부를 이어가다 계약 기간이 끝날 즈음에야 고향집에 찾아갔다.
 
“큰 가방을 들고 오르막길로 올라갈 때였습니다. 배달하시는 아버지께서 오토바이를 타고 내려오시더라고요. 영화처럼 마주치게 된 거죠. 아버지께서 직감하셨던지 ‘짤린 거냐? 그만둔 거냐?’라고 물어보시더군요. 그만뒀다고 말씀드리니 오토바이에서 내리시더니 조용히 그냥 걸어가시더라고요. 그 뒷모습을 아직 잊을 수 없네요”
 
부모님의 한숨을 뒤로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몸 하나 눕히기도 힘든 3평 남짓한 좁은 방에서 서른살 청년 백수의 생활은 시작됐다.
 
3000만원 투자해 1억3000만원 수익에 매달 120만원 월세로 종잣돈 마련
 
“서울에 올라온 이후 먼저 무료강의나 특강을 듣기 시작했어요.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더 많은 정보를 원했지만 희망사항에 그쳤어요. 무료강의에 가면 막판에는 항상 어디에 투자하라는 얘기로 마무리했어요. 투자자를 모으기 위한 수단이었던 거죠”
 
차 대표는 앉아서 공부하기 보다 실전 경험을 쌓기로 했다. 아침마다 가방을 메고 서울 곳곳을 누볐다. 우선 서울 절반을 도는 게 목표였다. 수많은 부동산에 들러 매물에 대해 물어봤다.
 
“한 동네에 부동산 3곳이 있으면 다 들어갔어요. 겹치는 물건이 많았죠. 공인중개사 사장님들마다 설명하는 포인트와 시각이 달랐어요. 매물을 다양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을 배웠죠. 10억 짜리 집도 보여달라고 했는데 무시를 많이 당했어요. 그 때 이종격투기 선수라며 저 모르시냐고 되물었죠. 연봉 10억이라고요. 그렇게 하니까 보여주시더군요. 그렇게 무리수까지 둬가며 현장 학습을 했습니다”
 
차 대표는 경매 입찰이 있는 날이면 법원으로 나갔다. 어떤 물건에 사람들이 몰리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한편으론 서울 전 지역을 돌며 6개월가량 현장 경험을 쌓았다. 어느 정도 부동산을 보는 눈이 생겼다고 여길 때쯤, 낙찰에 도전했다.
 
 ▲ 차 대표는 상경 후 아침마다 가방을 메고 곳곳을 돌아다녔다. 차 대표는 6개월 간의 임장활동 끝에 첫 거래에서 500만원의 수익을 냈다. 이후 아파트·공장·상가 등의 경매에서도 성공을 거뒀고, 그는 3년 만에 부동산 자산을 50억원대로 늘렸다. 성공적인 경매거래는 적극적인 임장활동에 달려있다고 차 대표는 강조했다. ⓒ스카이데일리
  
“첫 투자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덕소에 있는 한 아파트였어요. 1700만원을 투자해 500만원의 수익을 냈죠. 2~3개월 임장 활동으로 얻은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공들인 시간에 비하면 보상이 적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큰 수익을 얻고 싶었죠.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종잣돈이 필요했습니다”
 
경매의 단맛을 본 차 대표는 6개월 후 상가에 3000만원을 투자했다. 단란 주점이었는데 2억1785만원에 낙찰 받아 1억3000만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매달 120만원의 임대료까지 들어왔다. 종잣돈 확보는 물론 대출 이자를 내고 생활비도 건질 수 있었다.
 
“유치권이 걸려있는 빌딩을 싸게 매입해 당사자끼리 합의를 보게 한 다음 다시 매도했습니다. 또 근린시설에 투자해 자금을 회수하고도 1억원을 벌기도 했구요. 아파트, 공장 등에도 많이 투자했어요. 경매를 시작한지 3년만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경매 투자엔 왕도 없지만, 잘못해도 손해액 크지 않다는 게 최대 장점”
 
차 대표는 ‘누구든 동등한 위치에서 입찰표를 작성한다’는 점을 경매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처음 입찰하는 사람도, 10년 동안 경매 법원을 수시로 드나든 사람도 평등하게 겨룬다. 그는 경매란 얼마만큼 발품을 팔았느냐에 따라 성적표를 받는 아주 정직한 게임이라고 평했다.
 
특히 투자를 잘못해도 손해액이 크지 않다는 게 경매의 최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시세보다 저렴하게 입찰하기 때문이다. 차 대표는 그러나 1000만원 갖고 경매에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최소한의 종잣돈은 2000만~3000만원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어느 정도 수익이 나는 경매물건을 낙찰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경매 투자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직접 찾아가서 임장 활동을 해야 합니다. 저 같은 강사들이 설명해준 장소에만 꽂히지 말고, 스스로 부딪히며 습득해 나가야 해요. 일단 관심 지역에 찾아가 이리저리 살펴봐야 합니다”
 
부모님께 ‘우리 아들’로 불리던 차 대표는 유도선수를 그만둔 이후엔 ‘어떻게 할래’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하지만 경매로 이름을 알린 뒤에 ‘우리 아들’이라는 호칭을 되찾았다.
 
요즘은 경매 칼럼리스트, 투자자문, 경매 강의 등으로 바쁘게 산다. 지난해 9월에는 인천 송도에 투자자문 법인을 설립했다. 그간 투자했던 50억원대 물건들을 처분했다는 그는 현재 지인 3명과 빌딩투자에 전념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부자가 되고 싶었어요. 가족들과 언제 어디로든 여행하는 그런 삶을 원했죠. 그리고 저 같이 평생 운동만 하던 사람도 경매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경매 관련 부동산 웹툰을 제작 중이구요. 미래에는 대학을 돌면서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경제 토크쇼를 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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