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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진단]-19대 대선 민심 르포<2>-대구광역시
박근혜 정치적 고향에선 “문재인 아닌 안철수다”
남녀노소 불문 ‘문 대통령’ NO…노무현 정권 잘못 들며 대세론 강한 반감
김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4-06 00:07:49
 ▲ 5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보수 정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대구·경북지역을 찾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으로 보수 표심에 변화가 감지되기는 했지만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문재인 대세론’에 대해서는 강한 부정과 함께 반감까지 높았다. ⓒ스카이데일리

[대구·경북=김인희 기자]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남권 대구·경북(TK) 민심이 투표에 어떻게 투영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꼽히는 TK 지역은 보수 표심의 상징으로 분류된다. 일례로 지난 2012년 치러진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득표율 51.55%로 당선된 박 전 대통령이 당시 대구에서 80.1%의 득표율을 보일 정도로 절대적 지지를 보내는 지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은 박 전 대통령 구속 수감이 내달 9일 치러질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문재인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보수층의 표심에 변화가 나타날지 등은 관심을 갖고 지켜볼 부분이다.
 
19대 대선을 위한 각 당의 후보 경선 결과를 보면 홍준표(54.15%) 자유한국당 후보, 문재인(57%) 더불어민주당 후보, 유승민(62.9%) 바른정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72.71%) 등으로 정리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야당의 승리가 점쳐짐에 따라 문재인과 안철수의 양자 대결구도가 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야권의 경우 문 후보가 대다수 지역에서 얻은 압도적인 지지율로 1위 자리를 지켜내면서 ‘문재인 대세론’을 일으켰다. 그는 영남권 경선 투표 결과 득표율 64.7%를 기록했고, 호남에서는 60.2%의 득표율을 기록한 상태다. 안철수 후보는 현장투표 결과 △대구·경북·강원 72.4% △부산·울산·경남 74.5% △광주·전남·제주 60.7% △전북 72.6% 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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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민심 “투표장에서 보수층 큰 변화 없을 것”
 
대구의 민심은 박 전 대통령-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특히 지난달 10일과 31일에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구속 결정이 잇따라 그 여파는 쉽게 잦아들지 않는 모습이다.
 
박 전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첫 탄핵과 헌정 사상 세 번째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으면서 보수 지지층이 결집된 대구의 민심 변화는 감지됐다. 잠룡들이 속속 정리되는 가운데 최근 찾은 대구의 민심은 고민에 잠겨 있었다.
 
 ▲ 대구 시민들은 대부분 문재인 대세론에 대해 과장됐다는 입장을 보였다. 시민들은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과 민심은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는 대선주자에 대한 고민이 이전과는 달라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지만 대구의 민심 전반은 안철수 쪽을 선호하는 상황을 나타냈다. ⓒ스카이데일리

내달 대선을 앞두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제는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는 입장이 나타나면서도 50대 이상의 보수 지지층의 경우 ‘그래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 굳건했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박진구(84) 씨는 대구가 고향이다. 그는 영남권까지 불고 있는 ‘문재인 대세론’에 대해 묻자 손사래 쳤다. 박 씨는 “문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영남권까지 확산된다고 해도 50대 이상은 절대 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이북부터 먼저 간다는 말을 하는 것을 봤을 때 대통령 자리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교적으로 중요한 이북에 대한 사안에 대해 국민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견을 표출해서는 옳지 않다”며 “문재인 후보가 ‘안보’를 우선시해 전쟁을 방지하고 남북 갈등을 해결하려는 취지와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국정수행에 우려되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 후보가 호남에 치중하는 모습에서 영남권을 홀대하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또 동대구역에서 만난 장현준(62·가명) 씨는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후 어디에 표를 던져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방송에서 나오는 ‘문재인 대세론’이 실제 민심과는 큰 차이가 있다”며 “지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도 80%는 대세론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표출한다”고 말했다. 장 씨는 문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남북문제, 사드에 대한 불명확한 입장 등을 들었다.
 
동성로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김진영(52·여) 씨는 ‘문재인 대세론’에 대한 질문에 ‘안보의식’과 ‘사드 배치’를 예로 들며 “대구지역에서는 어려울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 대구시민들은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국정운영 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일부 시민들은 노무현 정권의 잘못도 분명히 있다며 문재인 대세론이 부풀려져 있다고 성토하기까지 했다. ⓒ스카이데일리

김 씨는 “문 후보의 경우 안보의식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되며 상황에 따라 말을 자주 바꾸는 경향이 있어 신뢰도가 떨어졌다”고 평했다. 이어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 역시 정확히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정권으로 미루는 모습도 못마땅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보수층의 민심이 쉽게 변하기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도보수인 안철수에 표심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어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도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지 않으려면 중도보수층에 해당하는 안철수 후보에 표를 던져야 한다는 의견들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동성로에서 만난 이정규(52) 씨는 대선 관련 질문을 던지자 “국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 씨는 이번 대선에 무관심을 표출하면서도 ‘문재인 대세론’에 대해서는 “그들도 지난 국정에서 분명 잘못한 것이 있는데, 덮어두고 분위기가 대세론으로 쏠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보수층들이 겉으로 의견을 드러내지 않을 뿐이지 사실상 투표장에 가면 안철수 후보를 찍으면 찍었지 문재인 후보를 찍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젊은 세대  “정당보다 사람 보지만 대세론은 과장”
 
동성로 및 보수의 성지로 알려진 서문시장에서 만난 일부 시민들은 민심을 겉으로 드러내는데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
 
대구에서 수십 년간 살아온 이정희(86·여) 씨는 대선 후보에 대한 개인 의견을 묻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특정 후보의 선호도를 언급할 만큼 관심이 없어 대답할 부분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문 후보 대세론을 언급하자마자 “동의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문 후보가 국정운영을 한다고 했을 때 이전 박 전 대통령 정부에서 발생한 공직 비리 문제 등이 여전해 별다를 것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에 대한 높은 불신을 드러냈다. 
 
 ▲ 보수의 성지로 알려진 서문시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지지후보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지만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들을 강하게 내비쳤다. 시민들 중 상당수는 문 후보의 북한에 대한 시각과 행동을 우려했다. ⓒ스카이데일리

서문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지숙(65·가명·여) 씨는 대선에 대한 민심을 묻자 개인의 의견을 언급하는 데 한동안 머뭇거렸다. 그는 아직 마음을 확실하게 정하지 못한 상태로 여론의 움직임을 먼저 확인하는 눈치였다.
 
그는 시장 주민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때 “이번에 여당은 힘들고 야당도 한 번 기회를 가져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만 문 후보의 대세론에 대해서는 언론에서 과도하게 강조되다 보니 ‘정말 그런가’하고 혼란을 겪을 뿐이지 대구지역 상당수가 문 후보 측은 아니지 않겠냐”고 반문하면서 “개인적으로 문 후보가 가진 이북에 대한 정책 때문에 지지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언급했다.
 
20~30대 연령층의 일부 대구 시민들에 따르면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전까지는 대구의 젊은 세대들도 과거 부모 세대의 영향을 받아 보수층의 결집에 동조하는 경향이 강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의 정치에 대한 소견을 밝히며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로 변화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중앙로역 인근에서 만난 김진주(39·여) 씨는 문재인 대세론 진위 여부에 대한 질문에 “대구지역 내에서 문재인 대세론은 과장된 것이며 다만 젊은 층 사이에서는 고민하는 경우는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도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지만 지난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커서 야권 지지 세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문시장 먹거리 골목에서 만난 이은정(30·여) 씨는 “과거에는 어른들의 영향을 많이 받아 보수적 성향이 강했지만 지금은 자신을 비롯해 젊은 층의 생각이 많이 바뀌는 분위기”라며 “정당을 보지 않고 후보에 대한 신뢰도, 공약의 현실성 등을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김수연(21·여) 씨는 대구에서 대선후보에 대한 개인 의견이 뚜렷하지 않은 사람들이 대세론을 따라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결정하고, 어떤 후보와 정책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분별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탄핵 및 구속 수감되자 문 후보에게 ‘몰아주기식’으로 몰고 가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며 “큰 사건을 겪었으면 생각이 달라져야 하는데 분위기에 휩쓸려 시민의식이 쉽게 바뀌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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