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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103>]-반려견 훈련소 르포
무법자 신세 반려견 선생님들 ‘고질 상습범’ 전락
인간·동물 경계 허무는 동물스승 비애…법령 전무 논·밭 토지사용 불가피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4-08 06:05:44
 ▲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모든 토지는 28종류로 나뉜다. 이 법에 따르면 영구적 건축물 중 주거, 사무실, 점포는 ‘대지’로 분류된 땅에만 지어야 한다. 이 때문에 대지는 같은 지역, 같은 면적의 다른 지목보다 가격이 비싸다. ⓒ스카이데일리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부동산 관련 법령에 대한 반려견 훈련사들의 불만 목소리가 높다. 훈련사들은 훈련소를 설치할 수 있는 지목이 한정된 탓에 법을 지키며 짓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한다.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모든 땅은 총 28개의 지목으로 구분된다. 이 법에 따르면 영구적 건축물 중 주거, 사무실, 점포는 ‘대지’로 분류된 땅에만 지어야 한다.
 
또 축산업 및 낙농업을 하기 위해 초지를 조성한 토지는 ‘목장용지’로 구분된 땅에만 지을 수 있다. 식물을 주로 재배하는 토지는 물을 상시적으로 이용하느냐 여부에 따라 전(田·밭)과 답(畓·논)으로 나뉜다.
 
이처럼 목장용지는 축산법에 따라 축산이나 낙농업을 위해 조성돼야 하고, 전이나 답으로 분류된 지역은 농지법에 따라 농지 이외의 용도로 전용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축산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개의 경우 축산업 의무 등록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여기(훈련소) 아니면 갈 곳 없어…매년 불법 이행강제금 물어”
 
 ▲ 반려견 훈련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훈련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300평 이상의 넓은 운동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반려인들이 거주하고 서울에서 가까운 지역에 300평 면적의 대지를 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한다. ⓒ스카이데일리

반려견 훈련소의 경우 현재 법적으로 규정된 사항이 전무하다. 대지 등의 지목으로 정해진 토지 이외에는 반려견 훈련소를 설치할 수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반려견 훈련소는 자금 등의 문제로 대부분 서울시 외곽이나 경기도 외곽 일대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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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포천시 소재의 한 애견훈련소는 지목이 ‘답’으로 분류된 곳에 소재했다. 이에 대해 조한섭 포천시 지적과 주무관은 “농지법에 따라 지목이 답으로 된 곳은 농사 이외의 행위가 금지된다”며 “해당 지역에 대해서는 매년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포천의 한 애견훈련소 관계자는 “반려견 훈련소를 지을 만큼 넉넉하게 넓은 토지를 찾으려다가 이곳을 부지로 잡게 됐다”며 “지목이 전 또는 답이 아닌 땅은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누군들 불법적인 영업을 계속하고 싶겠느냐”며 “합법적인 훈련소 운영을 위해 지목을 전환하려고 10년 가까이 매년 신청서를 시청에 내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눈물을 머금고 1000만원에 가까운 이행강제금을 시청에 납부하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이처럼 이행강제금은 토지를 지목에 맞지 않게 이용하는 소유주 등에게 지목에 맞는 이용을 강제하기 위해 청구하는 일종의 과태료다.
 
서울 남부에 위치한 한 애견훈련소 바로 옆에는 ‘개발제한구역이므로 토지의 형질 변경 등이 불가능하다’는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토지대장에 따르면 이 훈련소가 위치한 토지는 지목이 답이다.
 
해당 애견훈련소를 관할하는 구청 관계자는 “개발제한구역 내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매년 이행강제금은 부과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애견훈련소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기자가 만난 인근 주민들은 애견훈련소로 인해 입는 피해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자신들이 기르는 반려동물을 보살펴주기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포천에 위치한 애견훈련소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표모 씨(67·남)는 “반려견 훈련소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전혀 없다”며 “반려견 훈련소를 금지할 필요가 없어보인다”고 했다.
 
서울 남부에 위치한 애견훈련소 인근 편의점 점주 하모 씨(72·여) 역시 “반려견 훈련소 때문에 냄새가 나거나 크게 시끄러운 일은 거의 없다”며 “오히려 명절 때나 휴가철에 우리 집에서 기르는 반려동물들을 돌봐주기 때문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동네에 오랫동안 훈련소가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다”며 “반려견 훈련소가 왜 이곳에 있으면 안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넓은 토지 필요한 훈련소…고가의 토지비용 탓에 설치에 어려움
 
 ▲ 스카이데일리가 찾은 한 반려견 훈련소는 개발제한구역(사진) 안에 들어가 있었다. 지적도상 해당 토지의 지목은 답(논)이었다. ⓒ스카이데일리

반려견 훈련사들은 대지에만 반려견 훈련소를 설치할 수 있다는 규정에 대해 ‘현실을 모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최승열 한국애견연맹 훈련사위원회 위원장은 “반려견 훈련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00평 이상의 넓은 운동장이 필수적”이라면서도 “대다수의 훈련사들이 영세하기 때문에 300평 이상의 넓은 면적의 ‘대지’ 지목 토지를 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빌딩, 토지 거래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비슷한 지역 같은 면적의 토지여도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지목인 대지로 된 토지가 농지법의 규제를 받는 전, 답보다 몇 배 이상 비싸다”고 설명했다.
 
적은 자본으로 창업하는 수많은 반려견 훈련소 입장에서 수요지가 가까운 도시와 근접하면서도 충분한 면적의 토지를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려견 훈련사들은 동물보호법에 해당 규정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기자가 만난 한 반려견 훈련소 관계자는 “전, 답에도 훈련소를 설치하게 해달라는 것은 농지법이나 기타 규정들의 원칙에 비춰봤을 때 다소 과도한 주장일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최소한 반려견 훈련소의 설치에 관련된 법적인 근거 정도는 마련해주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제안했다.
 
이런 가운데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달 21일 공포되면서 동물위탁관리업이 동물전시업, 동물미용업, 동물운송업 등과 함께 법으로 정하는 반려동물 관련 영업에 추가됐다. 이 조항은 내년 3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관련 업종 종사자들은 이번에 새로 추가된 동물위탁관리업도 반려동물 훈련소의 주요한 영업내용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박애경 한국애견협회 사무총장은 “반려동물 훈련소들은 해당 조항에 따른 시행령 등에 근거해 법 조항을 적용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시행령 제정 작업에서 정작 이해관계자인 당사자들은 모두 제외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앞으로 동물보호법 등의 관련 법률에 반려동물 훈련에 관한 조항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승열 위원장은 “현재 훈련소들이 겪고 있는 토지 지목 문제 등 법률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고 자격 있는 훈련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 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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