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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공무원 추가채용 논란
일자리 땜질처방 또…수백조 나라빚 ‘공무원왕국’
젊은층들 간에 역차별 우려…재원마련·사회갈등 등 부정적 여론 ‘다수’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5-30 13:53:03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공약 지키기의 일환으로 앞으로 5년 동안 17만명의 공무원을 늘리는 등 공공 부문 일자리를 81만개 만들겠다고 제시했다. 이 소식을 들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일명 ‘공시족’들은 적지 않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내놓은 일자리 확충 계획을 두고 일시적인 대안일 뿐 결과적으로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공무원 채용 확대는 청년층의 일부인 공시족을 위한 정책일 뿐 일반 취업 준비생들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공무원 추가 채용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올해 10조원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한다는 점에서 국민 부담을 늘려 수만명의 공무원만 육성하고 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국가부채는 곧 다음 세대로의 대한 부담 전가라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국가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친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무원 증원에 따라 수백조원에 달하는 공무원연금 적자보전금의 증가도 예상돼 문제의 심각성은 더해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공약 중 하나인 공무원 증원 계획에 대한 여론의 반응을 직접 들어봤다.

 ▲ 새정부 출범 이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가 술렁이고 있다. 올 하반기 공무원 1만2000명을 추가 채용하기로 결정 하면서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은 합격의 문이 조금 더 넓어졌다며 기대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노량진 학원가 일대 전경 ⓒ스카이데일리

공무원 준비생들이 몰린 노량진 학원가는 최근 들뜬 모습이 역력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내세운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창출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올 하반기에 공무원 1만2000명을 추가 선발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 소위 말하는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은 합격의 문이 넓어졌다며 적지 않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노량진 학원가에서 만난 다수의 공시생들에 따르면 최근 노량진 학원가에서는 강사들도 수험생들에게 “기회가 왔다”고 독려하고 있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경쟁률이 낮아질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하지만 공시족을 제외한 다른 젊은층, 정치권, 각 시민단체 등 상당수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청년층의 일부인 공시족을 위한 정책일 뿐 일반 취업 준비생을 역차별하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상당했다. 올해 10조원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한다는 점에서 국민 모두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공무원 추가 채용에 ‘공무원 공화국’ 심화 우려 …일반기업 취준생 배려 미약
 
노량진 학원가에서 만난 공시생들은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추가 채용에 대해 “희소식이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에서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경찰 공무원 준비를 위해 5년 동안 공부한 신제현(31·남) 씨는 “준비하는 입장에서 경쟁률이 떨어지는 데 나쁠 이유가 전혀 없다”며 “학원 강사들도 이번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경찰 공무원 준비만 2년 째인 박현지(23·여) 씨는 “공무원 추가 채용을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금 당장 학생들이 많이 늘어나진 않았지만 시험을 앞두고 문제풀이에 집중하는 시기가 오면 새롭게 시험에 도전하는 사람들까지 대거 몰려올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강조했다. 
 
 ▲ 공무원 준비생들은 증원 계획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낸 반면 일반기업 취업 준비생들은 ‘역차별’ 운운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공무원 충원은 결국 국민의 세금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사진은 정부서울청사 ⓒ스카이데일리

경찰 공무원을 준비한 지 6개월 이상 됐다는 박성훈(26·남) 씨는 공무원 추가 채용에 대해 “지난해까지만 해도 허황된 꿈이라고 생각할 만큼 미래가 불투명했는데 이제는 목표가 더 뚜렷해진 느낌이다”며 “기대감을 갖고 공무원 준비로 노선을 급변경한 이들이 생기긴 하겠지만 한 달이라도 먼저 준비한 사람이 유리할 것이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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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반 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층들의 생각은 달랐다. 공무원 충원은 결국 국민의 세금 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는데, 그에 반해 일반기업의 취업시장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은 전무하다는 견해가 주를 이뤘다.
 
일반 기업에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강윤희(27·여·가명) 씨는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정책을 실시한다는 점은 좋지만 가장 손쉽게 늘리는 것이 공공 일자리 아니냐”며 “그런데 공무원 자리만 늘린다면 일부 공시족들에게는 혜택이지만 우리 같은 일반 기업 취준생은 오히려 박탈감만 더 생긴다”고 토로했다.
 
수년째 취업에 실패했다는 조영재(33·남·가명) 씨는 “공무원을 늘린다는 것은 결국 내가 내는 세금으로 공무원을 채용하는 건데, 나는 정작 취업이 힘든 상황이라 이 정책이 좋게 보이진 않는다”며 “이런 생각을 갖다 보니 공무원이나 공시생들에 대한 반감만 커지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결국 정부가 사회적 분열을 낳는 셈이다”고 강조했다.
 
일반 기업 취업에 실패해 결국 공무원 시험으로 노선을 변경한 이들 역시 이번 정부 대책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1년 이상 일반 기업 취업을 준비해오다 결국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박재훈(29·남) 씨는 “과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리지 않고 일반 기업에 취업을 도전했지만 쉽지 않았다”며 “취업률 향상을 위해 중소기업 등에 대한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무원들이 늘어나는 것은 결국 국민들의 세금 부담이 가중되는 것인데, 젊은 사람 모두가 너나 할 것 없이 공무원을 지원하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느냐”며 “지금도 ‘공무원 공화국’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지금보다 공무원 숫자를 늘리면 공시족 숫자는 공무원 정원 증가율 보다 더욱 빨리 늘어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조 추가 예산 둘째 치고, 수백조원대 공무원 연금 어떻게 책임지나”  
 
 ▲ 공무원 증원 문제를 두고 정치권과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우려 섞인 견해들이 나오고 있다. 결국 세금으로 충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제원 마련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공무원 준비생들조차 지속 가능한 정책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은 서울의 한 토익학원 내부 모습 ⓒ스카이데일리

정치권과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 대한 우려 섞인 견해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원 마련에 대한 문제가 우선적으로 거론됐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문재인정부는 내달 7일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여당은 추경안 통과를 내달 27일로 설정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은 지난 26일 야 3당 정책위의장 회동을 가진 뒤 어제(29일) 공공일자리 늘리기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이현재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문 대통령의 인기영합형 공약은 무차별 증세 폭탄으로 현실화하거나 미래 세대에 국가 부채를 넘길 것”이라며 공약의 지속성을 지적했다.
 
공무원 증원을 위한 10조원의 재원도 문제지만 공무원 연금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공무원 연금 충당 부채 규모나 적자보전금이 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해 회계연도 국가 결산에 따르면 공무원·군인연금 충당 부채의 규모는 상당했다. 연금 충당 부채는 국가가 공무원이나 군인 등에 앞으로 지급해야 할 연금액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값이다. 지난해 국가 전체 부채 1433조원 가운데 공무원·군인 연금 충당 부채는 75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342조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지난해 공무원연금에 대한 정부의 적자 보전금도 2조2000억원에 달했다. 오는 2025년 7조1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돼 공무원과 정부가 부담하는 보험료의 48%를 국민들의 세금으로 충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공시생들 사이에서도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지속 가능한 정책이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하는 여론이 상당한 편이다. 공무원 추가 채용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결국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늘어나는 일자리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년 동안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이원영(26·남) 씨는 “지난 박근혜 정권 때도 공무원 일자리 확충은 오래가지 못했다”며 “이번에도 계속 공무원을 확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세금이 들어가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1년 동안 일반 9급 공무원을 준비한 김병철(가명·남) 씨도 아무래도 “이번 공무원 확충 소식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며 “겉으로 보기에 좋은 소식 같지만 결국 보여주기식 정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결국에는 흐지부지될 것 아닌가”라고 전했다.
 
2년간 경찰 공무원에 준비한 이목향(가명·여) 씨는 “많은 사람들 바람대로 공약이 지속된다면 결국 세금이 계속 그만큼 나갈 수밖에 없는데, 결국은 현실성이 없거나 단기적 처방에 불과한 공무원 증원이 될 것이다”며 “솔직히 이번 공약 시행이 크게 믿음이 가진 않는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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