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0-26 00:48
뉴스 > 폴리로그 > 금융일반
[현장진단]-글로벌 트렌드 ‘현금(동전) 없는 사회’
무심코 버려진 수백억 혈세, 현금탈피 고삐 ‘바짝’
주화제조비 연평균 586억원 소요…“현금(동전) 감축 사업 적극성 높여야”
하보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6-02 13:13:33
전 세계적으로 현금 사용이 줄고 있는 추세다. 스웨덴은 대중교통 이용 시 현금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벨기에는 비(非)현금 거래 비중이 93%나 됐다. 우리나라 역시 해가 거듭될수록 비현금 지급수단 이용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주요국의 지급수단 이용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비(非)현금 지급수단 이용비중은 83%에 달했다. 현금 결제 비중은 17%에 그쳤다. 얼마 전 한국은행이 현금 중에서도 ‘동전’ 없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편의점 및 마트에서 잔돈을 선불카드에 충전해주는 시범 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한 해 동안 불필요하게 공급되는 동전의 양을 줄이고 소비자들의 동전 휴대로 인한 불편함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국민 대다수는 한국은행의 취지에 깊이 공감하면서도 시행에 있어서는 탐탁지 않다는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속도 때문이다. 편의점·마트 등에 국한된 시험사업만 할 게 아니라 범위를 사회 전체로 넓히고 적극적인 독려 활동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평균 586억원에 달하는 주화 제조비는 사실상 불필요한 혈세낭비라는 이유에서다. 스카이데일리가 ‘현금 없는 사회’ 추진 움직임에 여론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 최근 한국은행은 불필요한 동전 공급 및 수요를 줄이기 위해 현금거래 시 잔돈을 현금 대신 적립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동전 없는 사회’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소비자들 중 상당수는 불필요한 동전 거래를 줄이는 것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사업 추진의 적극성 측면에서 다소 아쉽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사진은 서울의 한 편의점 계산대 ⓒ스카이데일리

최근 한국은행(이하·한은)이 실시하고 있는 ‘동전 없는 사회’ 사업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높다. 사업은 현금거래 시 발생한 잔돈을 현금(동전)으로 돌려받지 않고 적립금으로 대신 지급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동전 휴대에 따른 불편함을 줄이는 한편, 불필요하게 공급되는 동전 역시 줄이겠다는 취지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한은이 추진하는 이 사업의 취지에는 깊이 공감하면서도 다소 아쉽다는 반응을 함께 보이고 있다. 사업 추진 속도에 있어서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해 동전 제조에만 수백억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상황에서 한시바삐 동전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편의점·마트 등에서의 시범적 운영에 국한돼 있는 사업을 전 분야로 확대해 적극 독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소비자들 “불필요한 동전 대신 적립금 지급, 편의성·효율성 측면에서 환영”
 
금융권 및 소비자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4월 20일부터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을 실시 중이다. 사업은 소비자가 현금거래 후 생긴 잔돈을 현금으로 지급받는 대신 교통카드 등 선불전자지급 수단에 적립하도록 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현금거래 시 받는 잔돈 가운데 동전 교환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시범사업은 마트·편의접에 국한돼 있다. 사업에 참여하는 제휴 매장은 편의점 CU(1만1300여개), 세븐일레븐(8800여개), 위드미(2000여개), 이마트(150여개), 롯데마트(백화점·슈퍼 포함 800여개) 등이다. 매장수로는 총 2만3050여 곳에 달한다.
 
CU에서는 잔돈을 △T-머니 △캐시비 △하나머니(하나카드) △신한FAN머니(신한카드) 등에 적립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캐시비 △네이버페이 포인트 △L.Point(롯데멤버스·7월 예정) 등에 적립 가능하다. 위드미와 이마트는 SSG머니(신세계I&C)에, 롯데마트는 L.Point(롯데멤버스)에 각각 적립할 수 있다.
 
광고
 ▲ 자료: 한국은행 [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편의점 및 마트에 설치된 선불카드 충전 단말기를 이용해 현금거래 시 잔돈이 생긴 고객의 선불카드에 해당 금액만큼 충전해주는 방식이다. 향후 편의점 사업자와 선불카드 사업자간에 정산이 이뤄진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이번 사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관이 불편하고 분실 위험이 큰 동전 대신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선불카드에 잔돈을 충전하는 방식은 효율성이나 편의성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강길성(37·남) 씨는 “평소 머니클립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물건 구입 후) 잔돈으로 동전을 받으면 어쩔 수 없이 주머니에 넣는데, 소리도 나고 걸을 때 불편하다”며 “잔돈으로 동전을 받는 것보다 차라리 카드 적립금으로 지급받는 게 오히려 편하다”고 말했다.
 
이휘주(29·여) 씨는 시중에 유통중인 동전 갯수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동전종류 중에 10원, 50원은 크게 쓸 데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심지어 가게에서도 10원, 50원짜리 동전을 내면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해 굳이 들고 다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적립금의 경우 10원이든 100원이든 적립 받는다고 해서 내가 더 들고 다녀야 하는 짐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며 “특히 티머니의 경우 교통비로 바로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황윤아(23·여) 씨는 “동전이 생기면 저금통에 넣거나 책상 위에 올려놓고 다음에 써야겠다고 생각하지만, 깜빡하고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다”며 “불필요하게 집안에 동전을 쌓아두기보다는 모바일이나 카드에 적립된 적립금을 그때그때 사용하는 편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 1인당 동전 보유량은 439개로 집계됐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무거운 동전을 휴대하기가 불편해 집안 곳곳에 묵혀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은행은 매년 약 6억개의 동전을 새로 제조하고 있다. 사진은 사용되지 않고 오랜 기간 방치돼 있는 동전 ⓒ스카이데일리
 
편의점에서 근무 중인 이현찬(25·남) 씨 역시 사업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현금 거래 시 잔돈을 동전으로 교환해줄 때,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근무교대 시 정산할 때도 동전은 몇 번이고 셀 때가 많다”며 “적립금으로 지급하면 카드 한 번만 찍으면 되니까 오히려 더 편리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월 한은이 실시한 ‘동전 없는 사회’에 대한 대국민 설문조사(2016년 6~9월) 결과 역시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전체 참여자 가운데 동전 없는 사회 추진에 찬성하는 의견은 50.8%로 과반 이상이었고, 반대는 23.7%에 불과했다.
 
주화 제조에 연평균 586억원 혈세 낭비…“불필요한 공급·수요 줄여야”
 
한은이 동전 없는 사회를 실시하는 이유 중 하나는 매년 동전 유통 및 관리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이 수백억원 수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주화 제조비용으로만 연평균(2011년 이후 기준) 586억원이 소요되고 있다. 새로 제조하는 주화만 매년 약 6억개다.
 
한은에 따르면 최근 6년 간 주화 제조비용은 △2011년 959억원 △2012년 551억원 △2013년 520억원 △2014년 408억원 △2015년 539억원 △2016년 537억원 등을 각각 나타냈다. 6년 간 무려 총 3514억원의 세금이 소요된 셈이다
 
주화제조 비용이 매 년 수백억원대 수준을 유지하는 이유는 동전 휴대에 불편함을 느끼는 우리 국민들 중 상당수가 동전을 분실 혹은 방치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오랜 기간 방치하다 보니 부식되거나 찌그러지는 동전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로 부식돼 폐기한 동전(1원화·5원화·기념주화 제외) 규모도 매년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매년 폐기되는 동전의 양은 △2011년 2120만개 △2012년 2500만개 △2013년 1543만개 △2014년 1660만개 △2015년 1751만개 △2016년 3981만개 등이었다. 6년간 1억3555만개의 동전을 폐기한 것으로 추산됐다.
 
 
 ▲ 자료: 한국은행 ⓒ스카이데일리
 
한은 관계자는 “동전 유통 및 관리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이 매년 상당하다”며 “‘동전 없는 사회’ 사업을 시행함으로써 매년 주화 제조 및 폐기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무거운 동전을 휴대함으로써 발생하는 불편함을 줄이고, 집안 곳곳에 동전을 묵혀 둠으로써 새로운 동전을 계속 생산해내는 일이 최소화되도록 해당 사업을 확대 실시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아직 사업 내용 모르는 소비자도 많아…홍보 및 사업 확대, 속도 향상 필요성 제기
 
하지만 여론 일각에서는 한은의 ‘동전 없는 사회’ 사업에 대해 약간의 아쉬움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해 수백억원에 달하는 혈세 낭비를 막자는 취지의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게다가 편의점·마트에 국한된 시범 운영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전 분야에 걸쳐 해당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다현(24·여) 씨는 ‘동전 없는 사회’ 사업에 대해 묻자 처음 들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씨는 “평소 현금보다 카드를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몰랐을 수도 있지만, 종종 편의점에서 현금을 사용할 때도 해당 사항에 대해 안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의 내용은 좋지만 소비자들이 모르면 있어도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유통업계를 넘어 전 분야로 해당 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유통업계에서는 동전을 유발시키는 가격체계를 다듬는 등 해당 사업을 적극적으로 도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동전을 아예 없앨 수는 없겠지만, 잘 갖춰진 전자금융인프라를 이용해 불필요한 동전 사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해당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업계의 자율적인 동전 사용 축소 사업을 지원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4,735 ▶
어제 157,010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