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0-26 11:19
뉴스 > #E fact > 경제정책
[이것이 바닥민심<12>]-문재인정부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
‘잡(JOB)통령’ 전가의 보도에 고용효자 손발 꽁꽁
“비정규직·정규직 구분 모호”, “고용형태 강제 전환 시 신규채용 감소 우려”
김성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6-07 00:07:35
새정부는 일자리정책의 일환으로 ‘비정규직의 정규화’를 주요 국정과제로 삼았다. 각계각층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공무원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날로 증가하는 등 일자리의 질보다 고용안정이 우선시되는 사회적 풍토가 더해지면서 이른바 ‘비정규직 제로’는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하지만 잡음도 만만치 않다. 급속도로 진행되는 탓에 미쳐 준비도 하기 전에 억지로 떠밀리듯 하다 보니 재정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토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노골적으로 대기업만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에 기업들의 고용이 더욱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는 ‘일자리 100일 계획’을 통해 비정규직을 과다하게 고용한 대기업에 고용부담금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이 발표되면서 우려감은 더욱 높게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을 둘러싼 사회각층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최근 정부가 국내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사회 각계각층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 중 대기업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이 소수에 불과한데도 유독 대기업에 대한 규제에 열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자칫 대기업들의 고용위축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사진은 국내 주요 대기업 본사(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 CJ그룹, 현대차그룹, 롯데그룹) ⓒ스카이데일리

문재인정부의 주요 정책과제 중 하나인 ‘비정규직 제로화’ 움직임을 둘러싼 여론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재계는 물론 경제전문가, 심지어 일반 대중들까지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업들의 실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정책 이행에 속도만 높이다 보니 다양한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게 주된 반응이다.
 
특히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의 ‘일자리 100일 계획’은 우려감을 더하는 요소로 지목됐다. 해당 계획에는 ▲비정규직을 과다하게 고용하는 대기업에 대한 고용부담금 도입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이 담겨 있다. 이는 각 기업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일방적 결정이나 다름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비정규직 뚜렷한 기준 없어…대기업 비정규직 감소 추세 효율성 의문
 
재계 및 각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기업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비정규직에 대한 명확한 근거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해 혼란만 키우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적지 않다. 현행 법률 및 정부 조례 등에는 비정규직을 정의하는 별도의 규정은 없는 상태다.
 
 ▲자료:통계청·한국노동사회연구소ⓒ스카이데일리
새정부는 지난 2002년 7월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합의된 정규직에 대한 정의를 근거로 비정규직을 규정하고 있다. 합의에는 정규직을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재택·가내근로자 ▲파견근로자 ▲용역근로자 ▲일일근로자 ▲단시간근로자 ▲기간제근로자 ▲한시적근로자 등을 제외한 근로자들로 간주하고 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노사정위원회 합의 후 신설된 새로운 형태의 근로자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 하는 점이다. 대표적인 근로형태가 무기계약직 근로자, 사내하청 근로자, 특수고용 근로자 등이다.
 
그동안 이들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사이에 있다는 의미로 ‘회색지대 근로자’로 불려왔다. 자연히 이들의 비정규직 포함여부를 두고 사회각층의 입장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비정규직 비율 또한 기준설정에 따라 상이하게 조사되고 있다.
 
광고
통계청과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전체 근로자 1962만명 중 비정규직 비율이 32.8%(644만명)라 밝혔다. 반면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등 노동계에서는 44.5%(874만명)이라고 추산해 11.74%p의 차이를 드러냈다. 회색지대 노동자들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상이한 결과를 보인 것이다.
 
“비정규직 높은 대기업 철퇴 가하는 정부, 고용 창출 발목 잡을까 우려”
 
정부가 대기업에만 적용하겠다는 고용부담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비정규직 비율이 꾸준히 감소하는 등 선제적 노력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대기업 위주의 규제만을 이행하고 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지난해 12월 한국노동연구원(KLI)이 발표한 ‘2016 비정규직 노동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상시근로자 비율이 높을수록 비정규직 비율 감소폭이 컸다. 지난해 8월 기준 300인 이상 규모 사업체 비정규직 비율은 지난 2006년에 비해 20% 감소한 13.6%를 나타냈다. 10년 새 6.4%p 감소한 것이다.
 
상시근로자 구간 별 비정규직 감소율은 100~299인 6.7%p (27.7%→21.0%), 30~99인 4.9%p (32.8%→27.9%), 10~29인 3.7%p (37.8%→34.1%) 등이었다. 반면 5~9인 사업장 비정규직 비율은 38.5%에서 39.5%로 오히려 1.0%p 증가했다. 1~4인 사업장 역시 46.6%에서 49.7%로 3.1%p 올랐다.
  
 ▲ 자료: 한국고용노동연구원 ⓒ스카이데일리

전체 비정규직 사업체 규모별 분포 기준으로는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은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의 5.1%에 불과했다. 반면 1~4인, 5~9인 등 소규모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비율은 각각 27.2%, 21.5% 등을 차지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우광호 박사는 “300인 이상 규모 사업체에 해당하는 대기업의 경우에는 이미 비정규직 감축 노력을 하고 있다”며 “소규모 사업장보다 비정규직 비율이 낮은 대기업에 대해 비정규직 부담금을 부과해봤자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우 박사는 이어 “기업마다 업종 특성이 다른데 이에 대한 고려 없이 고용부담금을 부과하면 고용창출, 신규투자 등 기업 환경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라 정규직 채용 규모가 줄어드는 등 다양한 부작용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 박사 외에도 상당수 전문가들이 정부의 대기업을 겨냥한 비정규직 감소 유도가 신규채용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내놨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드는 비용부담이 신규채용에 영향을 끼치는 ‘풍선효과’가 우려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 대기업 규제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전문가들은 일자리 감소 등의 풍선효과가 우려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대기업들이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데 따르는 비용 부담으로 인해 신규 채용 인원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일자리박람회에 참가한 구직자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익명을 요구한 A대기업 인사담당자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한꺼번에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이들에게 지급되는 인건비가 증가한다”며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면 기업 차원에서는 신입사원 공채 규모를 줄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에 대한 개념조차 모호한 상태에서의 고용부담금 도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재계 및 경제시민단체, 학계 전문가들은 “비정규직에 대한 개념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철퇴를 가하면 결국 다양한 변종 계약만 초래할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근로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다”고 입을 모았다.
 
경제시민단체 관계자는 “사실 비정규직 문제는 강제로 추진하기 보다는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각 기업이 처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고용부담금을 적용하면 각 기업의 비용부담이 늘어 재정이 악화될 것이고, 결국에는 국가 경제 타격으로도 이어질 것이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특히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정의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기업들의 숨통을 조이면 정책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며 “무작정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정부와 각 기업 간의 조율을 통한 현실적인 정책 발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소수에 불과한 대기업 비정규직을 줄여서 근로자들의 일자리 여건을 개선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면서 “근로자들의 일자리 여건을 개선하는 정책들이 정치적으로 결정되기보다 실제 국내 기업들의 현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67,897 ▶
어제 157,010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