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개구리는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평균 몸길이는 약 6㎝안팎이다. 등 쪽은 밝은 녹색이지만 고막과 배 쪽은 연한 갈색을 띈 짙은 노란색이다. 얼핏 금과 비슷한 색깔로 보여 진다는 의미에서 ‘금개구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금개구리는 지난 2005년 개체수가 급격하게 감소해 국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에 지정됐다.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에 해당하는 동물의 서식지는 보호조치를 취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자연환경보전법에서도 보호조치가 힘들 경우 최소한 대체서식지를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011년 세종시 중앙공원 예정부지에 금개구리가 발견되면서 공원개발을 둘러싸고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간 논란이 수년 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 당초 예정된 계획보다 축소된 규모로 금개구리 서식지가 존치될 예정이지만 주민들과 환경단체 간 갈등은 여전한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세종시 중앙공원 예정부지 개발을 둘러싼 갈등양상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을 직접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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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4년 전수조사결과 세종시 중앙공원 예정부지에는 총 2만5000마리의 금개구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개구리는 지난 2005년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됐다. 금개구리 서식지역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호조치를 취하도록 규정돼 있다. 사진은 금개구리 서식 지역과 금개구리(오른쪽 하단) ⓒ스카이데일리
최근 세종시 중앙공원 조성 예정지 개발 문제를 두고 인근 주민과 환경단체 간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된 금개구리가 발견되면서 서식지를 보존해야 한다는 환경단체 측과 개발을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주민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7일 세종시 및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등에 따르면 세종시 중앙공원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중심부에 조성 예정이다. 2011년 1·2단계로 나눠 개발한다는 기본계획이 설립됐다. 세종 중앙공원 1단계 구간은 지난 3월 착공해 2019년 상반기 준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2단계 구간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2011년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된 금개구리가 잇따라 발견됐다. 주민들은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계획을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환경단체는 현행법을 앞세워 개발에 제동을 걸었다.
금개구리가 처음 발견된 지 약 6여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양측의 입장은 갈리고 있다. 오히려 갈등의 골만 깊어지는 분위기다. 이에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환경을 보존하면서도 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친환경 개발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야생동물 2급 금개구리 서식지 “보존이냐, 이전이냐”…끝나지 않는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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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 = 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인근 주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정부의 간이조사결과 2014년 약 2만5000마리에 달했던 금개구리가 2016년 10월 300여마리로 줄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이는 해당 지역이 더 이상 금개구리 서식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결과로 해석됐다. 인근 주민들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행복청은 금개구리 서식지 면적을 21만㎡로 축소한 수정안을 냈다. 기존보다 금개구리 서식지 규모를 절반 이상 줄인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인근 주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진 못했다. 주민 대다수는 “공원에서 논을 없애고 금개구리 서식처를 아예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시 주민들의 모임인 중앙공원바로만들기시민모임 관계자는 “2014년 전수조사 당시 약 2만5000마리에 달했던 금개구리가 작년 10월 간이조사당시 300여마리로 줄었다는 것은 대체서식지가 금개구리의 서식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금개구리들은 세종시 외곽에 위치한 논 중 한군데에 옮겨서 새로운 대체서식지를 마련해 주고 이곳 논은 없애는 게 맞다”며 “세종시 중앙공원은 1단계, 2단계 나눌 필요 없이 모두 개발해서 ‘이용형 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대다수의 세종시 주민들은 세종시 중앙공원에 논을 존치시키는 것 자체를 반대했다. 금개구리를 세종시 주변으로 서식지를 옮기고 해당 지역은 주민들의 편의시설로 개발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사진은 중앙공원 개발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 ⓒ스카이데일리
세종시가 조성되자마자 세종시 중앙공원 조성 예정지 인근에 위치한 아름동으로 이사 왔다는 유모(43·남) 씨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도시를 조성하면서 도시 한가운데 논을 존치하는 경우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세종시에서 차타고 5분만 나가면 바로 논이 펼쳐져 있는데 굳이 도시 한가운데 논을 존치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성토했다.
세종시 중앙공원 개발을 예정대로 이행해야 한다는 인근 주민들과 달리 지역 환경단체는 개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다. 오히려 지역 환경단체는 당초 계획보다 금개구리 서식지가 절반 이상 축소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멸종위기 2급에 해당하는 금개구리가 서식지 파괴로 인해 급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지훈 생태도시시민협의회 사무처장은 “논 면적을 절반 가까이 줄이면 금개구리 생존은 사실상 장담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며 “법적, 행정적 절차를 무시하고 면적 축소라는 일차원적인 잣대로만 접근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환경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환경청 산하 금강유역환경청에서 실시한 간이조사 결과 역시 실제와 명백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위탁받아 매주 월요일마다 이곳 세종 중앙공원 예정지에 남아있는 금개구리 숫자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전이수 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 연구원은 “금개구리 등 양서류는 해질녘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야행성 동물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개체수를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지난 2014년 전수조사 당시에도 처음 채집을 시작 했을 때는 기껏해야 수천마리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채집하다보니 족히 2만마리가 넘게 잡혔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제3대안 ‘친환경 개발’ 나서야…공룡알 화석 송산그린시티 좋은 예”
▲ 송산그린시티의 한가운데에는 공룡알 화석 발견지가 위치해 있다. 인근 주민들은 해당 지역 일부를 관광 상품화 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사업이 늦어지긴 했지만 공룡알 화석 발견지를 찾아오는 관광객 덕분에 지역 경제가 활기를 띄고 있다. 사진은 공룡알 화석발견지 인근 마을에 조성된 공룡 조각상(사진 위쪽)과 공룡알 화석발견지 ⓒ스카이데일리
세종시 중앙공원 개발 문제를 두고 수년째 갈등이 계속되는 데 대해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제3의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대한 환경을 살리는 생태공원 조성이 대표적인 대안으로 지목됐다. 앞서 경기도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내부에 조성된 공룡알 화석지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거론됐다.
경기도 등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송산그린시티는 지난 1986년 시화지구 계획에 따라 개발 계획이 정해졌다. 하지만 지난 1999년 개발 예정지에서 공룡알 화석이 발견되면서 2000년 화석 발견지 근처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결국 송산그린시티 개발 사업은 도시 한가운데 위치한 한가운데 공룡알 화석 산지를 비워둔 채 추진됐다. 송산그린시티 전체의 25%에 가까운 면적이 개발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남아있게 됐다.
하지만 이곳의 경우 주민들의 반발이 적은 편이었다. 일찌감치 공룡알 화석이 발견된 지역을 관광 상품화 한 덕분에 지역 경제가 활기를 띄게 됐기 때문이다. 인근 주민들은 공룡알 화석이 발견된 것이 오히려 적지 않은 이득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송산그린시티 인근에 위치한 송산면 사강리의 태화부동산 관계자는 “송산그린시티 사업 자체는 지지부진하면서 늦어지고 있지만 오히려 공룡알 화석지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지역경제는 활기를 띄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혜리 도시계획연구소 이사는 “세종시의 경우 지속적으로 인구 유입이 이뤄지고 있는 신도시이기 때문에 무조건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환경 단체의 주장을 수용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입주민의 편의만을 위해서 환경을 파괴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3의 방법으로 최대한 환경을 살리는 생태공원을 만들어 입주민과 환경 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며 “잘만 된다면 송산그린시티 내 공룡알 화석 보존지와 같이 관광객 유발효과로 인한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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