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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닥민심<4>]-세종시 행정수도 기능 확대 논란
서울 2중대 절름발이 세종, 청와대 이전 5인 5색
安 이전, 洪 NO, 文 투표, 劉 서울, 沈 제2청…어정쩡 수도 애물단지 전락
서예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4-28 15:27:05
2004년 헌법재판소가 관습헌법을 근거로 들어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라고 판결하면서 세종시로의 수도 이전은 무산됐다. 2017년 현재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로 조성된 세종특별자치시의 인구는 25만명이며 40개의 중앙부처 및 행정기관과 15개 출연연구소가 이전한 상태다. 하지만 청와대·국회 등과의 업무 협조를 위해 외교부·통일부·법무부·국방부·행정자치부·여성가족부 등이 이전하지 않아 결국 ‘반쪽짜리’ 행정도시 아니냐는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19대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주요 정당 후보들은 세종시 활성화를 위해 너 나 할 것 없이 ‘세종시 관련 공약’을 내걸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공약이 정말 일선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인지 스카이데일리가 취재했다.

 ▲ 2012년 12월 27일 세종특별자치시에 정식 개청한 정부세종청사에는 현재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자치부, 여성가족부 외에 40개 중앙부처 및 행정기관, 15개 출연연구소가 들어가 있다. 사진은 세종특별자치시청 ⓒ스카이데일리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면서 주요 정당의 후보들이 세종시의 행정수도 기능을 확대하는 방향의 공약을 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공약이 현실을 반영한 것이냐는 비판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012년 12월 27일 세종특별자치시에 정식 개청한 정부세종청사에는 현재 40개 중앙부처 및 행정기관, 15개 출연연구소가 있다. 세종시로 정부부처가 이동한지 5년째지만 △부족한 기반 시설 △원활하지 않은 서울-세종시 간 업무 협조 △청와대·국회 등 유관기관의 서울 유지 등으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계속 받고 있다.
 
지방 불균형 해소 미명 아래 낮아지는 행정부 업무 효율성 심각
 
“이 법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특별자치시를 설치함으로써 수도권의 과도한 집중에 따른 부작용을 시정하고 지역개발 및 국가 균형 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1조(목적)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이 같은 ‘행정수도’ 추진은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정희 정부에서 수도 이전을 계획해 추진하려 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었고,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모든 계획은 무위로 돌아갔다.
 
이후 ‘행정수도’가 나온 것은 제16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무현 당시 대통령 후보가 2002년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충천권 수도 이전 공약을 발표하면서다. 그는 수도 이전지로 대전을 염두에 두고 수도권 집중 억제와 낙후된 지역 경제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충청권에 행정수도를 건설, 청와대와 중앙부처부터 옮겨가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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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2003년 신행정수도특별조치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으나 헌법재판소가 2004년 10월 ‘서울이 수도’라는 관습헌법이 존재한다며 위헌 판결을 내렸다. 세종시가 ‘청와대 빠진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된 이유다.
 
2012년 세종시가 정식 출범한 이후 점진적인 부처 이동이 이뤄졌고, 서울과 과천에서 근무하던 공무원들도 세종시로 내려가게 됐다. 당시 가족과 떨어져 낯선 곳에서 지내야 하는 데다 이제 막 개발되는 도시에서 맨몸으로 부딪혀야 했기 때문에 세종시로 따라온 공무원들의 불만은 높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는 5년째인 현재도 마찬가지다. 주거 단지로 조성된 아파트와 오피스텔 외에는 직원들이 소위 문화생활을 즐기거나 놀 수 있는 곳이 없어 퇴근하더라도 밤에 모여 술을 마시는 것 말고는 별로 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 세종청사가 개청한지 5년째인 현재도 세종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대중교통 등 인프라가 부족한 점을 들며 불만을 드러냈다.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스카이데일리
 
지난해부터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소속 A 주무관은 “물가는 비싸고, 주변에 맥주 한잔할 곳 말고는 즐길 거리도 없고, 그렇다고 가족이 같이 있는 것도 아니라 저녁마다 술판만 벌어지는 것”이라며 “오죽하면 아무도 없는 불 꺼진 집에 가기 싫어 밤 10시에 통근버스를 타고 서울에 올라가겠느냐”고 전했다.
 
대중교통이 부실한 점도 불만사항이다. 세종시는 대중교통 도시로 계획됐지만 대중교통 시스템이 여전히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중교통 활성화를 전제로 만든 도로는 좁고 자가용이 몰려 아침마다 교통난이 벌어진다고 한다. 게다가 과천청사 시절과 달리 정부 부처들이 멀리 떨어져 있어 A 씨는 자전거를 애용하게 됐다.
 
그는 “넓은 땅에 건물을 지어뒀기 때문에 다른 부처로 가려면 걸어서 20분은 잡아야 한다”며 “업무 협의하러 가다가 숨이 다 찰 지경이란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차를 가져갈 수도 없는 게 주차장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근무하는 B 과장 역시 “지금도 맞벌이·자녀교육 문제로 서울·수도권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은 먼 거리와 불편한 교통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2014년에 세종청사에서 근무하던 보건복지부 소속 사무관이 자살했는데 주거지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가 영향을 끼쳤다는 말들이 돌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관기관인 청와대·국회 등이 서울에 그대로 있는 상황에다 외교부·통일부·법무부·국방부·행자부가 청와대와의 유기적인 업무협조, 업무 효율성 등을 이유로 이전 제외 대상인데 행정도시가 무슨 소용이냐”며 “국정감사 때마다 서울로 출장 가고, 부처 간 회의가 있을 때마다 과천을 오가는 것 자체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에 근무하고 있는 C 주무관은 “인프라가 제대로 조성돼 있지 않다 보니 가족을 데리고 내려오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때아닌 ‘기러기 아빠’ 신세인 선후배들이 많다”며 “그럴거면 지방 불균형을 해소하겠다고 세종시를 만든 이유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대선후보 너도 나도 행정수도 기능 확대 주장…충청권은 ‘시큰둥’
 
세종시 측은 ‘세종시=행정수도’라는 공식이 완성되려면 청와대·국회, 행자부·미래부 등이 하루빨리 옮겨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 6일 대선 후보들에게 공개적으로 ‘서울 잔류 중앙부처 이전 공약’을 촉구했다.
 
현지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4일에는 세종시 주요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행정수도 완성 세종시민 대책위’도 만들어졌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에서 ‘관습헌법’을 들어 행정수도를 ‘위헌’이라고 판결한 덕에 ‘행정수도’를 완성시키려면 결국 개헌이 필요하게 됐다.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불편이 극에 달했고 행정 비효율이 증대되고 있지만, 주요 대선 후보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세종시와 관련된 공약을 내기 바쁜 수준이다.
 
 ▲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주요 정당의 각 후보들이 충청 표심을 잡기 위해 세종시 관련 공약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세종시 공약이 충청 표심을 가져오던 시기가 끝났다는 것이 지역 민심인 상황이다.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안철수 국민의당·심상정 정의당·유승민 바른정당·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정부청사로 이전’과 ‘개헌을 통한 수도 이전’을 내세웠다. 세종시 공약으로는 △국회분원 설치 △미래부·행자부 등 정부부처 이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지구 활성화 △정밀 신소재산업 중심 세종 국가산업단지 조성 △세종-서울고속도로 조기 건설 △공주-세종-청주 고속도로 건설 △국립 행정대학원 설립 지원 등을 제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세종시로 수도 이전’을 공약했다. 청와대·국회 등 모든 부처가 이전하는 내용이다. 세부적으로 △개헌으로 세종시를 수도로 명문화 △청와대·국회 모든 부처 이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성공적 구축 △중부권 거점 병원으로 어린이 전문병원 설립 △세종형 자치모델 구축 △문화·의료· 상업시설 등 정주 기반 시설 조속 추진 등을 약속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공약집에서 ‘총리가 관장하는 정부 부처, 국회 세종시 일괄 이전’ 입장을 밝혀 청와대 이전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또 △충청권 광역철도·대전도시철도 연장 △1번국도 확장 및 우회확장도로 조속 착공 △주변지역-행복도시 간 도로 및 주차시설 확충 △보육기관 초·중·고 전면 확충 △세종-서울 고속도로 조기 완공 등을 들고 나왔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국회 이전 주장’ 외 청와대 이전에 대해서는 뚜렷한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유 후보는 “세종시 ‘행정수도’ 문제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인해 다시 뒤집기가 쉽지 않다”며 “그러니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해서 세종시 기능을 보강하는 것이 세종시를 발전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개헌 과정을 통한 청와대·국회이전에 기초해 ‘대통령 제2집무실 세종시 설치를 통한 국무회의, 부처별 업무보고 개최’를 내세운다. 아울러 △국회분원 설치 △행자부 및 수도권 잔류 중앙행정기관 이전 △4대강 사업으로 오염된 금강 재자연화 △서해안 화력발전소 추가 건설 중단 등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세종시 공무원들은 이 같은 공약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세종시와 관련한 공약으로는 더 이상 충청권의 표심을 얻기 힘들어진 것이다.
 
교육부 소속 D 과장은 “오래전부터 거론된 내용들이라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거기다 계획도시인 세종시가 살기 좋아지면서 인구 유출로 부동산 값이 약세를 보이는 인근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세종시 발전을 좋아하지 않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은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세종의 행정복합중심도시화를 추진했지만 이제는 세종시와 인근 충청권 도시의 불균형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세종시에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대전·청주·공주 지역의 인구를 빨아들이자 세종시와 인근 충청권 도시들이 대립하게 됐다.
 
이에 대해 D 과장은 “솔직히 내려오지 않은 다른 부서들이 다 왔으면 하는 질투심도 있긴 하다”면서도 “다만 청와대나 국회가 내려온다고 해서 서울과 지방의 불균형이 정말 해소될 수 있는지, 세종시와 인근 충청권 도시의 사례를 보고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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