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0-26 11:42
뉴스 > 경제정책
[현장진단]-사업장 CCTV 설치 실태 르포
24時 범죄·안전 위협 망각한 ‘뜬구름 인권’ 논란
인권위 CCTV 인권침해 권고…“일부 사례 때문에 현실 외면” 반발 무성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6-19 15:05:01
지난 13일 연세대학교에서 발생한 사제폭탄 테러는 한국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조악하게 만들어졌지만 뇌관과 기폭장치, 화약 등을 갖춘 사제폭탄이 테러를 목적으로 이용되면서 한국도 더 이상 테러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공포감이 확산됐다. 범행 발생 후 반나절 넘게 소재 파악조차 되지 않았던 용의자는 12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용의자 체포의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사건장소 인근에 설치돼 있던 CCTV 2대였다. 사실상 CCTV가 없었다면 테러라는 심각한 범죄행위를 일으킨 범인이 누군지도 모른 채 사건이 미궁 속에 빠져들 뻔한 것이다. 실제로 CCTV는 범죄예방, 시설안전, 교통단속 등과 같이 사회 곳곳에서 필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CCTV보급이 확대되면서 사생활·인권 침해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올해 들어 사업장 내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CCTV 감시 문제가 국가권익위원회, 고용노동부 등에서 논의되자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범죄예방·안전 등의 가치와 사생활·인권침해 등의 가치가 상충돼 갈등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사업장 내 CCTV 설치 문제를 둘러싼 논란과 이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을 현장 취재했다.

 
 ▲ 최근 사업장 내 CCTV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격렬하게 일어나고 있다. 범죄예방·시설단속 등을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하는 CCTV를 아르바이트 직원 감시용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일부 발생하면서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CCTV의 기능에 긍정적인 측면이 다수 존재해 설치가 바람직하다는 쪽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사진은 편의점 내 CCTV 화면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최근 사업장 내 CCTV 설치 문제를 두고 찬반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사업장 내 전자기기를 이용한 감시 행위에 따른 피해사례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인권위는 고용노동부에 감시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아 주목된다. 고용인은 물론 심지어 피고용인들마저 CCTV 제한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범죄를 예방하고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설치된 CCTV를 철거할 경우 더욱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권을 지키려다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사업장 내 CCTV설치 두고 잡음 무성, 범죄예방 vs 사생활침해 판단 기준 모호
 
19일 정부부처 및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고용노동부는 CCTV나 GPS, 지문, 홍채 등을 이용한 사업장 내 전자 감시에 대한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인권위가 노동자들의 정보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에게 ‘개인정보 보호 가이드라인’와 관련된 사항을 기재할 것을 권고한 결과다.
 
고용노동부는 인권위의 권고를 받아들였다. 앞으로 ▲전자감시 장비의 설치·운영 시 사용자 준수 사항 ▲개인정보 수집·이용시 사용자 준수사항 ▲근로자 권리 침해 시 구제절차 구체화 등을 가이드라인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가 시행된 배경에는 사업장 내 CCTV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이 자리잡고 있었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사업장 ‘전자감시’ 관련 진전·민원은 총 441건이 접수됐다. 지난 2011년 33건에서 2012년 73건으로 2배 이상 급증했고 2015년에는 101건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증가했다.
 
광고
인권위는 권고를 받아들인 고용노동부의 결정에 대해 “사업장 전자감시로 인해 근로자들은 인격적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끼며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악화 등의 피해를 입는다”며 “고용노동부의 인권위권고를 수용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재 개인정보 보호법 25조 1항과 2항에 따르면 CCTV는 ▲범죄예방 ▲화제예방 ▲교통단속 ▲교통정보수집 ▲구금·보호 등의 목적에 한해서 설치 가능하다. 단 욕실, 화장실 등 개인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는 곳은 설치하지 못하도록 제한돼 있다. 범죄예방 및 수사용도가 아닌 직원 감시용으로 CCTV를 사용하는 것은 위법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인권위의 판단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고 있진 않아 CCTV 사용 범위를 두고 각종 잡음이 무성한 상황이다. 실제로 인권위는 지난 2015년 학교 내 CCTV로 교사들의 출퇴근, 초과근무 여부를 확인한 광주의 한 고등학교 교장의 행위에 대한 진정은 기각한 바 있다. 사업장 내 CCTV 이용 범위와 인권침해 여부 등에 대한 해석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서울 시내에 위치한 편의점, 카페, 프렌차이즈 음식점 등에서 종사하고 있는 아르바이트 직원들은 CCTV를 이용한 점주들의 감시 피해사례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서 근무 중인 한 아르바이트 직원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근무태도 지적 및 감시 행위 드물어…CCTV 설치 크게 신경 안쓴다”
 
스카이데일리는 사업장 내 CCTV가 실제 용도에 맞게 사용되는지 여부와 인권침해 요소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 시내 편의점 및 카페, 프렌차이즈 음식점 등을 직접 방문했다.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근무 중이던 이연수(26·여)씨는 “점장이 따로 CCTV를 확인하는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근무 중에 ‘감시를 받는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다”며 “근무 중에 태도를 지적하거나 한 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던 소연희(25·여)씨 역시 “CCTV 때문에 크게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다”며 “이전 아르바이트 당시에도 CCTV로 감시당한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명동 인근에 위치한 카페에서 근무중인 최영지(27·여·가명)씨는 “카운터 바로 옆에 위치한 CCTV가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 “옆에 있기는 하지만 카메라가 카운터가 아닌 홀 방향을 보고 있다”며 “손님이 없을 때는 간섭받지 않고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편이다”고 답했다.
 
스카이데일리가 방문한 서울 주요 지역 수십여 곳의 사업장 중 직원이 CCTV에 대한 거부반응을 보인 곳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서울 관악구 내 편의점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강원석(54·남) 씨는 “내가 떳떳하면 아무 상관없는 것이지만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것이 썩 기분이 좋지는 않다”며 “그래도 구체적으로 행동에 대한 제재가 들어오거나 그런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편의점은 카운터 바로 위에 CCTV카메라 한 대가 설치돼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프렌차이즈 카페 아르바이트 직원은 “실시간으로 지적이 들어온 경우는 없지만 가끔씩 점주가 CCTV를 돌려본다는 느낌이 들긴 한다”며 “불편하긴 하지만 직접적으로 문제 삼거나 한 적이 없어 크게 신경쓰진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발생시 사용 불가피, 감시 아닌 확인용도…“소상공인 현실적 조건 고려해야”
 
매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점주들 역시 사업장 내 CCTV에 대해 “감시가 아닌 예방, 확인 용도다”고 입을 모았다. 범죄예방 및 안전 등의 목적으로 어쩔수 없이 설치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CCTV를 확인한다고 해도 이는 직원들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명동 인근 편의점을 운영 중인 박미선(52·여)씨는 “CCTV의 목적은 직원들을 감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오히려 위험한 손님들의 위협으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다”고 강조했다.
 
 
 ▲ 사업장 내 CCTV 사용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향후 사업장 점주들에 대한 보고기능을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점주들은 “아르바이트 직원의 인권과 더불어 점주들의 현실적인 여건도 고려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진은 편의점, 카페 등에 설치된 CCTV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박 씨는 “일상생활에서 실시간으로 직원들의 근무상태를 확인할 여유자체가 없다”며 “그럴 시간이 있으면 직접 업무를 보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다만 정산 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 확인을 위해 CCTV를 돌려볼 때는 있다”며 “개인정보 침해가 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CCTV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명동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이던 구창우(53·남) 씨 역시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으면 CCTV를 확인하지 않는다”며 “3개월 전에 한 번 정산할 때 큰 손실이 발생해 그 시간대를 찾아본 적은 있을 뿐 그 외에는 CCTV를 확인해 본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일부 점주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인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안종찬(50·남) 씨는 “외국인 아르바이트 직원의 경우 인적사항이 정확히 확인이 안되고 가끔씩 따로 수익을 챙기는 경우가 있어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 검수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물건을 판매한다거나 반품 후 취소를 통해 금액을 챙기는 것을 목격했는데, 이는 엄연한 범죄행위나 다름없지 않나”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금전적 손실을 당한 후 확인 목적으로 CCTV를 활용하는 행위마저도 제약을 받게 될 위기에 처했다. 인권위는 해당 문제에 대해 “정산 후 확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에도 점주가 CCTV를 열람하는 것은 개인정보침해의 소지가 있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스카이데일리는 해당 내용을 자세히 내용 및 기준 등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부처·기관(기구)을 상대로 취재를 진행해다. 하지만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와 개인정보 침해신고센터, 고용노동부 등은 모두 문의 내용을 다른 부처로 떠넘기는 등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주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편의점주는 “아르바이트 직원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면서 괴롭히는 소수의 점주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근무 시 불미스러운 일을 발생시키는 일부 아르바이트 직원들도 명백히 존재한다”며 “아르바이트 직원의 인권 향상과 동시에 점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도 동시에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이드라인이 ‘목적 외 사용의 범위’를 어느 정도까지 제한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사업자들의 현실적 여건도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70,283 ▶
어제 157,010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