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림산업 김재율 사장이 여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그는 초호화 주상복합아파트인 도곡동 타워팰리스 한 호실을 보유할 정도의 재력을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대림산업 등기임원 중 오너인 이해욱 부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연봉을 챙긴 점도 주목됐다. 재력과 조직 내 영향력을 두루 갖춘 김 사장은 ‘오너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지닌 실세 중에 실세’라는 그룹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대림산업 내에서 석유화학사업을 도맡고 있는 김 사장은 지난 2015년 7월 서울 타워팰리스 1차아파트 한 호실을 매입했다. 해당 호실의 규모는 공급면적 162.62㎡(약 49평), 전용면적 121.42㎡(약 37평) 등이다. 김 사장 보유 호실은 동에서 두 번째로 높은 층에 위치해 ‘고층프리미엄’을 지닌 곳으로 평가된다.
김 사장이 해당 호실을 매입한 시기는 그룹 내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사장에 승진하기 직전 시점과 일치한다. 김 사장이 지금의 자리에 오른 것은 2015년 12월의 일이다. 불과 5개월 새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호실을 매입과 사장 승진이라는 겹경사를 맞이한 셈이다.
LG맨 옷 벗은 이해욱의 남자…대림산업 등기임원 연봉 2위 ‘실세 입증’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김재율 사장은 정통 대림맨이 아니다. 경동고등학교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김 사장은 지난 1984년 LG화학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LG맨’으로 활약했다. LG보하이·LG용싱 등 중국 내 법인 법인장을 두루 거쳤다.
김 사장은 그동안 LG화학 중국시장 진출의 주역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는 1990년대 초반 LG화학의 중국 시장 진출 검토를 위해 직접 현지를 누빈 이력을 지녔다. 덕분에 중국법인들이 현지에서 올곧게 자리 잡는데 공을 세운 인물로 평가받기도 했다.
LG화학 ABS/EP 사업부 부장(전무)을 끝으로 그는 대림산업으로 둥지를 옮겼다. 2013년 12월의 일이다.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본부 본부장(부사장)에 오른 그는 곧바로 대림산업 대표이사(등기임원)로 발탁됐다. 그로부터 약 2년 후에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사장은 대림그룹 안팎에서 ‘이해욱의 남자’라는 수식어로 명성이 자자하다. 대림그룹 차기 회장으로 낙점된 이해욱 부회장이 그를 직접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으로 옮긴 김 사장이 남들에 비해 후한 대접을 받는 것도 이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김 사장은 이해욱 부회장, 강영국 부사장 등과 함께 대림산업 각자 대표이사에 올라 있다. 그가 맡은 사업은 석유화학사업이다. 지난해 김 사장은 대림산업 등기이사들 중에서 이해욱 부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연봉을 챙겼다. 그는 4억5300만원의 급여와 3억4600만원의 상여를 수령해 총 7억99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1위 이해욱 부회장은 13억8700만원을 기록했다.
김 사장은 그룹 내에서 맡은 역할도 상당하다. 대부분 중책이라 불릴 정도로 중요한 자리다. 그는 대림그룹에 몸담게 된 지 9개월여 만인 2015년 9월 대림산업 계열사 폴리미래의 비상근 이사직을 겸직했다. 올 3월에는 대림산업 대표이사직 연임에 성공했다. 동시에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의 핵심계열사 여천NCC의 비상근이사로도 선임됐다.
흔들리는 건설명가 버팀목 석유화학…대림그룹 미래 이끌 ‘왕실세’ 시선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의 매출비중은 10%대를 유지 중이다. 김 사장 취임 직전해인 2013년 1조298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액 대비 12.9%에 달하는 금액이다. 석유화학사업부는 김 사장 선임 후에도 줄곧 비슷한 실적을 유지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1조3610억원, 1조1412억원, 1조0745억원 등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14.4%, 11.7%, 10.6% 등의 매출비중을 보였다.
매출비중은 10%대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을 보면 평가가 달라진다. 석유화학사업의 영업이익은 대림산업 전체 영업이익 중 무려 40%대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고효율 사업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주요 제품으로는 각종 용기 및 절연재료 등에 사용되는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윤활류첨가제 및 연료청정제 등 다양한 화학제품 원료로 사용되는 폴리부텐(PB) 등이 있다. 특히 PB의 경우 세계시장점유율 22%를 차지하며 세계1위를 기록 중이며 두 제품 모두 수출효자종목들이다.
대림산업에서 생산된 HDPE의 내수·수출 비중은 50:50이다. 주요 수출국으로는 중국과 유럽지역이 대표적이다. 특히 중국시장의 경우 전체 생산량의 27%가 수출되는 곳이다. 생산량의 94%가 수출되는 PB의 경우 전체 생산량의 23%가 중국에서 소비된다. 중국에서 장기간 근무한 바 있는 김재율 사장의 존재감이 앞으로 더욱 빛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림산업은 향후 석유화학사업의 비중을 키운다는 복안이다. 실제 금년 말이나 내년 상반기 중으로 대규모 인수합병이 발표될 수도 있다는 후문이다. 투자은행업계서도 대림산업이 당분간 석유화학에 집중하며 사업체질개선을 노릴 것으로 전망하는 추세다. 건설명가 변화의 중심에 김 사장이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대림산업의 주력사업인 건설사업이 다소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점은 김 사장의 그룹 내 존재감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감을 싣고 있다. 이는 대림산업 안팎에서 김 사장을 두고 ‘차기 실세’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특히 얼마 전에는 시공을 맡은 경기도 평택 국제대표가 붕괴되는 사건까지 발생해 대림산업의 건설사업은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신대리 현장에서 60m의 상판 4개가 붕괴됐다. 현재 당국이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인 가운데 해당 건설의 시공을 대림산업이 맡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건설명가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상황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조사결과 대림산업의 무리한 시공에 따른 붕괴로 밝혀질 경우 재건축 수주현장에선 물론이고 각종 국가발주 사업에서도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다”면서 “이와 대조적으로 석유화학사업은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커 향후 김재율 사장의 경영적 판단에 따라 대림산업 전체가 좌지우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도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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